많은 사람들이 음악치료란 단어를들으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음악으로 무슨 치료를 하나"하는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약국에서 아픈 부위별로 서로 다른 약을사는 것처럼 머리아플때는 무슨 음악, 살이 빠지고 싶을때는 또 무슨 음악 하는 식으로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렇지만 어느 특정 음악이 아픈 부위를 낫게 해 줄수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음악이 어떻게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가? 과연그것이 정말 가능할까?
이에 대한 대답은 그간의 실제 경험을 통해 본 결과 일단은 "예스"라고대답할 수 있다. 물론 그 효과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수 있지만.
이글을 읽는 분들의 대부분이 음악치료에 대해 처음접해본다는 가정 아래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음악치료의 전반에 관한 실제 사례를 통해음악치료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음악은일상생활 어디에서든 우리와 함께 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소리도 음악의 한 부분으로 '쿵쿵' 혹은'두근두근'대는 우리몸속의 심장 박동소리, '꼬로록'혹은 '꾸루룩'음식이 장에서 움직이는 소리,낮고 걸직한 혹은 높고 고운 목소리. '쿵쿵쿵' 혹은 '통통통' 걸어다니는 소리 등 모든 소리들이음악과 연결되어질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고 자라면서 각종 소리에 반응하고 표현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좋아하는 소리나 음악의 종류도 다양하다.음악치료란 간단히 말해서 각기 특성에 알맞는 음악이나 소리를 매개물로 하여 치료적인 관계를 형성한다.그리고 환자의 바람직한 행동변화와 성장발달을 도모하여 자아실현을 시키고, 음악리듬의 힘을 활용하여마음의 질서를 찾게 해주고, 음악적 경험을 통하여 만족감, 안식, 감수성 등을 기를수 있도록도와준다.
즉 비언어적 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연령과 증상, 인종에 관계없이건강회복에 도움을 주고 다른 여러 치료양식과 결합하여 치료효과를 제고시킬수 있는 아주 유용한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멀리 생각할것도 없이 여러분들 중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우울하거나 어두울때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경우를 느꼈을 것이다.
이 또한 음악이 심리적 안정에 대해 갖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일것이다.
이번호에서는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적인 예를 들어 음악이 갖는 치료적 기능에 대해알아보고자 한다.
자폐아동인 어느 한 아이가 있었다. 이아이는 치료실에 들어오면항상 벽을 두드리며 돌아다니고, 양손을 돌리거나 침을 뱉고 바닥에 누워 응얼거린다.
이곳에 오기전 유아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과의 대인 관계가 전혀 형성되어있지 못하였으며혼자 외톨이가 되어 줄곧 유사한 행동을 보여왔다고 한다. 아이가 유아원에서 잘 놀고 있으리라생각하고 있던 엄마는 미처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다른 아이들과는 전혀 어울리지못하고 혼자 동떨어져서 녹음기 옆에서 테이프만 듣고 있던 아이를 발견하고는 놀라 이 아이를 데려온것이었다.
이 아동을 '아빠하고 나하고', '과수원길'을 좋아했는데, 알고보니그간 2년동안 유아원을 다니면서 내내 녹음기옆에서 이 노래들만 하루 종일 듣고 있었다고 하였다.또한 이 아동은 다른 노래를 하면 귀를 막고 솔를 지르면서 바닥에서 바둥거리곤 하였다. 이 아이가연구소에 도착한 처음에는 여러종류의 타악기를 늘어놓고 어떤 악기에 반응하는지 알아보았다.
'아빠하고 나하고'를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악기 오리엔테이션을하였는데 윈드벨을 잠깐 소리내어 보고는 '아'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때 아동의 소리에 맞추어 같이 '아빠하고 나하고' 멜로디에 소리를 같이 내주면서 치료사는 아이와마주앉아 눈맞춤과 신체 접촉을 시도하였다. 치료사와 환자간의 교감형성이 시작된 것이다.
잠시후 이 아동은 치료사가 자기 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소리를 길게 혹은 짧게 하는 등 여러 형태의 소리를 내었다.
치료사도 같이 따라하면서 윈드벨을 만지자 아이는 슬그머니 윈드벨 앞쪽으로 와서 악기를 만지기시작하였다.
이렇게 치료사와 교감이 형성되자 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의 느낌을여러방식으로 바꾸어 주었다.
예를 들어 장조인 경우는 단조로 하여 음색을 바꾸고 템포도 빠르게하였다. 혹은 느리게 혹은 빨리하였다 하면서 각종의 변화를 주면서 치료사와의 음악적 대화를 시도하였다. 이 방식은 이런 아이들의 공통 유형인 어느 하나에 집착하는 부정적 행동으로부터 탈피하도록도와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 아동이 보이는 반응은 다양하였다. 우선 자기가 아는 곡임에도불구하고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동시에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내었다.그래서 얼굴을 찡그렸다 웃었다 하면서 치료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이런 배회행동을 줄이기 위해한번은 원래의 장조대로 또 한번은 다른 조로 느리게 하여 불안감을 점차 낮추도록 하였는데 시간이흐를수록 배회횟수가 적어지면서 악기가 높여있는 의자로 되돌아와서 앉았다. 그리고는 7번째 치료에즈음하여서는 치료사에게 '시작'또는 '그만'등 말을 하면서 자기 표현과 행동을 조절하기 시작하였다.
그 아동의 또 하나의 부정적인 행동은 침뱉기 였는데, 침을 뱉으려할때마다 리드혼(나팔의 종류)이나 하모니카를 입에 대어줌으로써 그런 행동을 억제시켰다. 동시에소리를 내어보게 함으로서 호흡조절을 연습시켜 발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좋아하는곡에 가사를 바꿔 불러주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말들을 익히게 하고 악기와의 접촉을 통해서 치료사와의상호관계를 점차 발전 시켰다.
치료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와요"등의말을 하게끔 호전되었고 간단한 대화가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위의 아동은 8개월이 지난 지금 유치원에서 또래와의 대인관계가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행동조절도 현저히 좋아져서 말의 수나 내용이 늘어가면서 좋아하는 악기나노래들이 폭넓게 늘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음악적 경험에 호기심을 나타내는 단계로까지 호전되었다.
음악치료에서 보여지는 음악의 힘은 위에서 든 사례에서 보듯이부정적인 행동으로부터의 탈피 및 변화 즉 자신감, 사회성, 대인관계, 운동력, 학습력, 정서발달등에 영향을 주며, 음악적 경험과 음악 요소들의 여러관계를 통하여 역동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수있다. 다시 말해서 음악을 도구로 한다는 것과 의도적인 목표아래 장애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일반인 모두에게 거부감 없이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매개로 하여 클라이언트(혹은 환자)가 필요로하는 부분들을 단계적으로 혹은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가면서 치료사는 클라이언트와 채널을 맞추고,이를 통해 상호간의 거리를 좁혀 음악 안에서 새로운 만남과 표현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수있다. 음악치료의 효과는 개개인마다 각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악기와의 탐색을 통해 자기 느낌을표현하거나, 노래를 통해 인지 향상을 도모하거나, 음악 역할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제고시키는등 각기 다른 치료기법이 적용될수 있다.
음악치료의 효과는 아픈사람에게 주사를 놓아서 금방 낫게하는 성질의치료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음악을 통하여 생각이나 내면상태의 감정표현을 유도해낼수 있고상징적 표현도구로 사용되어질수 있으므로 언어소통이 어려운 클라이언트들에게 의사소통의 아주 유용한대체 수단으로 사용되어질수 있다.
그러므로 특히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다가갈수 있는 매개체 라는데에 그 장점이 있다. 치료사는 클라이언트에게 수용과 관심, 그리고반영을 통하여 고립에서부터 탈출할수 있도록 도와주고 내재된 창조성을 발견하여 좀더 풍부한 정서를느낄수 있도록 그래서 세상과의 밝은 관계를 수립할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상과같이 다소 딱딱한 내용이지만 음악치료의 개요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달에는 많은 분들이 좀더쉽게 음악치료에 대해 이해할수 있도록 실제 상담이나 치료 사례를 통해 음악치료의 구체적인 방법에대해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