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전파를 타며 주목받고 있는 노래 [속사랑]은 전형적인 중년을 위한 노래이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회한, 그리고 그 아쉬움을 결국 속으로 삭혀야 하는 우리네 중년의 아픔이 감성적인 보이스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노래의 주인공인 신인가수 김우승은 50세를 향해가는 나이에 첫 앨범을 낸 늦깎이 신인가수이다. 근엄한 외모와 따스한 미소에서 전형적인 이 시대를 사는 한 사람의 중년이자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는, 현재 이름만 대면 알만한 중견 출판사의 대표로 있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화려한 무대를 동경하던 소년
물론 그 역시 한때는 화려한 무대를 동경하던 소년이었다.
중학교 1학년 무렵 밴드부에 입단하면서 음악계에 입문한 그는 일찍부터 노래와 연주에 재능을 뽐냈다. 음악인이 되고픈 마음에 음대에 입학하였고, 군 복무 시절에는 공군 군악대에서 스윙재즈 밴드의 트럼펫 주자 겸 가수로 활약하기도 한다.
하지만 - 그 시절 음악인들이 다 그랬듯이 - 그 역시, 부모님의 간곡한 만류와 집안 생계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에, 일찌감치 꿈을 버리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적지않은 세월이 지나고, 중년의 문턱을 넘어선 김우승씨는 어느새 중견 출판사의 대표이사가 되어 있었다.
현재 그의 회사에서 나오는 법률 서적들은 재경부, 국세청, 관세청 등 공공기관에 연구서적으로 납품되고 있다.
대표인 그는 세정업무 및 조세 행정에 대한 전문 법률서적을 출간한 모범 기업인으로 선정되어 지난 2005년 3월 3일 이헌재 재정 경제부 장관이 수여하는 표창장까지 수여받기도 하였다.
허나, 성공한 기업인이자 오피니언 리더로서 인생의 정점에 올랐음에도 김우승씨는 여전히 가슴 한 켠의 공허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제대 후 스윙재즈 밴드를 결성, 직장생활 틈틈이 연주 생활을 해오긴 했으나, 자신의 음악, 자신의 노래를 갖고픈 욕심은 쉬 가시질 않았던 탓이었다.
결국 '더 늦기 전에 한번 도전해보라'는 동생 (현 드라마 기획사의 대표)의 권유에 결심을 굳힌 그는 2005년 (사)가수분과위원회가 주최한 배호 가요제에 출전하게 되었고, 이 대회에서 배호의 '마지막 잎새'를 불러 대상을 거머쥐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였다.
그리고, 트로피와 더불어 가수 분과위원회의 회원증까지 얻은 김우승씨는 내친 김에 오랜 숙원이었던 가수의 꿈까지 한달음에 이루게 된다.
중년 남성의 숨겨진 감성을 담아
가수 김우승에게 제 2의 인생을 선사한 새 앨범 속엔,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버지로, 그리고 회사의 중견으로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이 땅의 중년 남성들이 가지는 깊은 서정과 회한을 담아내고 있다.
"...제 나이가 되어보세요. 기쁘다, 슬프다, 사랑한다...이런 감정 표현, 함부로 못하게 되요. 이젠 어른이라고 체면치레를 해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우리 중년들이 아무 감정없이 사는 건 아니죠.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후회나 회한도 사실 가슴 깊이 숨겨놓고 살 뿐이에요.
한번쯤 노래를 통해서 제 또래 중년들의 애달픈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마음놓고 표현 못하기에 더 애달픈 중년 특유의 서정은 타이틀곡 [속사랑]에 고스란이 드러난다.
타이틀곡 [속사랑]은 '전국 노래자랑' 악단의 베이스 주자로도 유명한 신재동 작곡, 이하영 작사의 경쾌한 고고 트로트 넘버.
오랜 시간이 지나 옛 여인과 해후하지만, 이미 다시 맺어지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 크기에, 이제 '마음 속으로만' 서로 사랑하자는 노랫말이 시린 슬픔을 전해주는 곡이다. 김우승의 힘에 넘치면서도 애절한 목소리가 곡의 회한을 한층 깊게한다.
이어지는 후속곡 [바보 바보 바보]는 지나간 사랑을 술잔에 떠올리며 회고하는 애절한 느낌의 트로트 발라드. 작곡가 이호섭 특유의 감각적인 발라드 선율이 단연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가벼운 폴카리듬 속에 추억을 담아낸 [추억여행], 복고적인 룸바리듬이 정겹게 다가오는 [사랑이란] 역시 '중년가수' 김우승 특유의 감성을 전하기 부족함없는 곡들.
한편, 이번 앨범의 녹음에 KBS의 간판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전속 악단이 참여하면서 눈길을 끈다. '전국 노래자랑' 악단의 노련하고 현장감있는 연주가 노래의 생기와 감칠맛을 한층 더하고 있다.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
늦은 나이에 새로 내딛은 가수의 길은 그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가수활동 때문에) 일이 방해되진 않느냐구요? 제가 가수데뷔했다니까, 저희 회사 책을 받아보시는 곳에선 오히려 각종 행사 때마다 저한테 일을 전부 맡기시네요 (웃음). 가수 데뷔하면서 졸지에 관세청, 특허청의 연예부장까지 맡게 되었답니다. 좀 바빠지긴 했어도 가수가 되면서 오히려 더 큰 기쁨과 더 큰 보람을 얻은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가수 김우승은 사실 이미 데뷔 전부터 사비로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구입, 노숙자들에게 나눠주는 거리 공연을 가지는가 하면, 남몰래 소록도 나환자 촌을 방문해 노래와 함께 성금을 기탁하는 온정을 베풀기도 했다.
이제 막 데뷔 신고식을 마친 늦깎이 신인가수이지만, '춥고 어두운 곳에 사랑을 전하는 것이 가수의 의무'라고 말하는 가수 김우승의 신념은 어떤 일류가수보다도 진지하고 뜨거웠다.
"...음악은 저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힘이 된 친구이자 동반자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가수의 길을 걸으면서 항상 제 노래가 모든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중년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노래 [속사랑], 많이 사랑해주십시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