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겨울방학 계획표 짜기
“이번 방학엔 교과서에 나온 유적지를 찾아가 봐야지.” “박물관엘 가볼까?” “방학 땐 공부하는 게 최고지.” 학생들마다 겨울방학 계획도 가지각색이다. 목표와 취향에 따라 개성 있는 계획을 세운 학생들을 만나보자.
♤ 초등학교 저학년 문화지수를 높일래요
정종원(녹번초)군은 한 달에 두 번 국립중앙박물관에 간다. 우리 역사의 흐름을 이론수업과 전시관 관람으로 익히고 역사관련 영어단어를 익히는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이현아(녹번동)씨는 “갈수록 '문화지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종원이가 문화를 제대로 즐기고 우리역사를 외국 사람에게도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해서 박물관과 체험관 등을 다니는 것은 물론 역사여행도 다닌다.”고 말했다. 각종 박물관과 체험관 사이트에 가입해 꼬박꼬박 메일을 체크하고 박물관에서 하는 수업이나 체험프로그램을 꼭 챙긴다. 그는 “유물을 단순히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요즘 박물관에서는 손으로 직접 만지고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학에도 정군은 박물관은 물론 각종 체험관 등을 찾아다닐 계획이다. 5학년 1학기부터는 ‘하나 된 겨레’라는 단원을 통해 처음 역사를 배우므로 미리 우리 역사를 시대 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고려관과 고조선관, 통일신라관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시대 흐름을 파악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정군은 지난 두 달간 구석기와 신석기관을 둘러보며 선사시대 문화를 완전히 익혔다. 마리이야기 조경이 과장은 “박물관에서는 한 번
에 너무 많은 걸 보려 하지 말고 당일 볼 시대나 테마를 정해야 한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을 돌며 전체적인 역사를 파악하고 나면 관심 있는 시대를 정해 유적지를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군은 광진구 쪽에 있는 고구려대장간 마을에서 고구려 역사를, 부여와 공주에서 백제 역사를, 경주여행을 하며 신라역사를 체험했다. 이번 방학에는 강화도를 찾아 고려의 역사를 자세히 공부할 계획도 세웠다. 얼마 전 서점에 가서 고려 관련 역사책을 한 권 사서 읽고 있다는 이씨는 “역사여행을 가기 전에 인터넷 검색으로 목적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와 책을 함께 읽으며 배경지식도 어느 정도 알고 가야 좋다”고 조언했다.
강화도에서 강화역사관과 고려궁지에 있는 외규장각 등을 둘러보면 고려의 전쟁사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이씨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을 종원이가 무척 보고 싶어 한다”며 “고인돌을 보고난 뒤에는 광성보와 초지진, 덕진진으로 가서 진과 보의 차이점을 직접 확인하고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흔적도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체험학습을 하고 난 뒤에는 보고서나 일기를 써서 생생한 느낌을 기록해야 한다. 정군은 방학 중 다녀온 박물관이나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 입장권 등을 오려 붙이고 옆에 간단한 느낌을 적은 보고서를 모아 파일을 만들 예정이다.
♤ 초등학교 고학년 공부에 올인할래요!
김유빈(양전초)군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공부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공부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중학생이 되기 전 미리 대비를 해두겠다는 것이다. 양전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5∼6학년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업량이 가장 많은 시기”라며 “방학을 이용해 하루 1시간쯤 정해진 시간에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체적인 과목별 학습계획은 방학 전에 미리 세우고 하루 공부계획은 전날 밤에 세운다. 계획표는 방향을 잡아주기 위한 도구지, 족쇄가 돼선 안 된다.
새 학기 교과서나 참고서의 목차를 훑어보는 것은 겨울방학 공부의 기본이다. 국어를 좋아하는 김군은 교과서 맨 뒤에 있는 수록 저작물 목록을 참고해 독서리스트를 만들었다. 6학년이 되면 주관식 문항이 많아지고 지문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책을 읽으며 어휘력과 독해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수학이 취약한 김군은 선행학습보다 배운 것을 복습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부계획을 세웠다. 앞부분을 확실히 알지 못하면 다음 단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어의 기초를 다져놓는 것도 김군이 겨울방학 동안 할 일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문법부터 파고드는 것은 금물이다. 초등학교 영어는 흥미와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수준에 맞는 영어 교재나 교과서, 테이프를 선택해 미리 읽어보고 예습하는 것이 좋으며 영어를 듣고 따라 말하는 연습을 하고, 영어소설이나 잡지 등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문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