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 가지 설법 속에 큰 비밀을 감추어놓았다’는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의 뜻에서 나타나듯이, 미륵불(彌勒佛)의 하생은 석가여래의 설법 가운데 ‘비밀(秘密)’ 그 자체였으며, 그 비밀의 내용 중에는 극락(極樂)이 열리는 시기와, 극락의 문을 여는 열쇠에 대한 것도 숨겨져 있다. 성경에서도 “주(主) 하느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자라” 하였고, 또 “주(主)의 날이 밤에 도적과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앎이라” 하여 하느님이 오시는 시기는 비밀이라 하였듯이, 미륵불이 하생하시는 그 시기 또한 석가여래의 설법 속에 비밀로서 감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밀은 때가 되면 풀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푸는 열쇠는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감추어둔 바로 그 비밀 속에 있는 것이므로, 미륵불의 하생시기에 대한 답도 역시 「팔만대장경」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경전의 내용 속에 나타난 미륵불의 하생시기는, 다음에서 보듯이 여러 가지 설이 거론되고 있다.
「증일아함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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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겁(3,000년)설 |
「현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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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7,600만 년설 |
「미륵하생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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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억 년설 |
「잡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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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억7,000만 년설 |
「정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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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억600만 년설 |
「미륵래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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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60만 년설 |
「현겁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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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人壽) 8만4,000세설 |
그러나 이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실은 ‘말법시대(末法時代)’를 당하여 중생이 극도의 고난에 빠질 때, 미륵보살이 하생하여 부처가 되어 중생을 구제한다는 것이다. 즉, 미륵불(彌勒佛)은 말법의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중생을 구제하여 청정하고 복락이 넘치는 미륵용화세상을 열어주는 부처이고, 또한 미완성의 세계를 완성시키는 법을 설법하러 오시는 부처이므로, 실제적인 미륵 하생의 시기를 알아보려면 석가모니가 설법한 ‘말법시기’가 언제인가를 살펴보면 그 시기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대방등대집경」 제55권 월장분 분포염부제품(分布閻浮提品)에 기록된 석가모니의 예언에 의하면, 다섯 500년이 지나면 말법(末法)에 이르러 인류는 진멸지경(盡滅地境)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我之正法 熾然在世 乃至一切諸天人等 亦能顯現平等正法 아지정법 치연재세 내지일체제천인등 역능현현평등정법 於我滅後五百年中 諸比丘等 猶於我法解脫堅固 어아멸후오백년중 제비구등 유어아법해탈견고 次五百年 我之正法 禪定三昧得住堅固 차오백년 아지정법 선정삼매득주견고 次五百年 讀誦多聞得住堅固 차오백년 독송다문득주견고 次五百年 於我法中多造塔寺得住堅固 차오백년 어아법중다조탑사득주견고 次五百年 於我法中鬪諍言頌白法隱沒損減堅固了 차오백년 어아법중투쟁언송백법은몰손감견고료
나의 정법이 세간에 왕성하고, 모든 하늘 사람 등도 역시 바른 법을 능히 나타낼 것이며, 내가 사라진 뒤 500년까지는 그래도 모든 비구들이 나의 법에 있어서 해탈로서 견고하려니와, 다음 500년 동안은 나의 바른 법에 선정 삼매만이 견고하게 머물 것이고, 그 다음 500년 동안은 나의 법이 불경을 많이 읽고 많이 들음으로써 견고하게 머물 것이고, 그 다음 500년 동안은 나의 법에 있어서 탑이나 절을 많이 세움으로써 견고히 머물 것이고, 또 그 다음 500년 동안은 나의 법에 있어서 힘싸움과 말다툼이 일어나 깨끗한 법은 없어지고 견고한 것이 줄어 없어지게 되리라.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석가모니불이 열반에 든 후 오오백년(五五百年), 즉 2,500년이 되면 말법이 된다. 말법시대에는 석가모니불이 내놓은 가르침의 영향력과 감화력이 급격히 쇠퇴하고, 또한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실천력 또한 쇠퇴하게 된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정치·사회·역사적인 여러 상황의 변동에 따라 불법(佛法)이 멸해가는 때이다. 「대집경」 제56권 법멸진품(法滅盡品)에 의하면, 이 말법의 때가 되면 모든 법이 멸하게 되고, 중생들은 진멸지경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我今當不久 涅槃滅無餘 限滿百年後 佛法漸隱沒 아금당불구 열반멸무여 한만백년후 불법점은몰
나 이제 머지않아 남김 없는 열반에 들고, *가득 찬 백 년에 이르면 불법은 점차 무너져 숨어버리리라. 惡龍惡夜叉 羅刹鳩槃茶 入國奪精氣 及食其肉血 악룡악야차 나찰구반다 입국탈정기 급식기육혈
악한 용, 악한 야차(도깨비), 나찰(속질귀速疾鬼), 구반다(정기를 빨아먹는 귀신)들이 국토에 들어와 정기를 뺏고 피와 살을 먹을 것이며,
惡王婆羅門 毘舍首陀等 共護國城邑 及以諸村落 악왕바라문 비사수타등 공호국성읍 급이제촌락 악한 왕과 바라문(제사장, 승려), 비사(서민), 수타(노예) 따위가 나라의 도시와 촌락을 장악하고,
宮舍國園林 惡鬼遍充滿 常奪彼精氣 궁사국원림 악귀편충만 상탈피정기 男女等皆瞋 復令心變惡 互共相鬪諍 남녀등개진 부령심변악 호공상투쟁
나라의 궁전과 원림에는 나쁜 귀신들이 가득히 충만하여, 항상 그 정기를 빼앗으니, 모든 남녀는 성내고 미워하며, 다시 마음을 나쁘게 변화시켜 서로가 투쟁하기를 일삼을 것이다.
彼等鬪諍故 피등투쟁고 菩薩行斷絶 其國水枯
非時風雨起 飢饉極儉短 보살행단절 기국수고학 비시풍우기 기근극검단 乏少資生具 果苗不成熟 地味衆生味 法味及精氣 핍소자생구 과묘불성숙 지미중생미 법미급정기 一切皆損減 興動諸兵仗 互共相劫奪 일체개손감 흥동제병장 호공상겁탈
그들이 투쟁하는 연고로 보시(덕화)가 끊어지고, 그 나라의 물은 마르고, 때 아닌 바람과 비가 일어날 것이며, 흉년과 질병이 거듭되고, 생활 물자가 모자라고, 곡식이 성숙되지 않고, 땅과 중생의 정기가 줄어들며, 바른 법의 맛과 정기가 남김없이 사라지고, 곳곳마다 전쟁이 일어나 서로 겁탈하기를 일삼으리라.
실로 암울하고 참담한 지경에 처한 중생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우리나라의 구한말 시대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도 일치하고, 세계사적으로 보아도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 쟁탈이 한창 일어나던 시기에 전 세계의 창생들이 고난을 받던 역사적 사실과도 일치하고 있다.
위의 내용들로 볼 때 미륵(彌勒)의 하생시기는, 말법시대가 닥치는 ‘불멸(佛滅) 2,500년 후’부터의 어느 시기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런데 만일 중생들이 극도의 고난을 당하는 시기인 ‘불멸 2,500년 후’로부터 5억7,600만 년이나, 혹은 56억7,000만 년이 지난 이후에 인류를 구하기 위해 미륵이 하생한다면, 결과적으로 몇 억 년 내지 몇 십억 년 동안 인류는 계속적으로 고난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렇게 아득한 시간이 흐른 후에 미륵이 하생한다면 그때에는 벌써 인류가 모두 진멸한 후가 될 터인데, 그때서 미륵이 하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5억7,600만 년이나 56억7,000만 년이라는 것은 사실성이 없는 가상적인 연도에 불과한 것이다. 이 사실에 대하여 이종익(李鍾益) 씨가 펴낸 「미륵성전」(경서원, 1985, 재판)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도솔천의 하루는 *인세 400년에 해당하고, 도솔천의 한 달(30일)은 1만2,000년이 되고, 도솔천의 일 년(12달)은 14만4,000년이 된다. 도솔천 사람의 수명은 4,000세라고 하니 계산하면 인간 수명으로는 5억7,600만 세가 된다.
여기서 1,000만을 억으로 계산하면 57억600만 년이라 할 것이며, 그외 56억7,000만이니 56억만 년이니 함은 전하여 기록할 적에 번역이 잘못된 것이거나, 기록에 착오된 숫자로 보인다. 요점은, 도솔천 사람의 수명이 하늘 시간으로 4,000년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하여 미륵의 하생시기를 57억 년, 혹은 5억7,600만 년 이후로 산정한 연대가 문제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를 적어놓은 경·론은 다 불멸후(佛滅後) 500년 이후에 편집된 경론으로서 ‘미륵보살이 현재 도솔천에 있다가 미래에 인간세상에 출현한다’는 부처님의 증언을 기초로 하여 엮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륵불의 출현 연대는 석가불이 직접 하신 말씀이 아니고, 후대 사람들이 도솔천에서의 수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더구나 ‘57억만 년설’은 「아함경」에 나오는 불설(佛說)과 가까운 ‘인수(人壽) 8만 세설’과는 천양지차가 있는 것으로서 ‘20증·감겁(二十增·減劫)’을 기준한 근본불교의 논설과 전혀 맞지 않는 가공적인 숫자이니, 이것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바이다. 그것은 부처님의 본의(本意)에 크게 어긋나는 말이기 때문이다.
위 글의 요지를 보자면, 5억7,600만 세설은 도솔천 사람의 수명 4,000세를 인간계 시간으로 계산한 것이며, 석가모니가 설법하기를 ‘아일다(阿逸多)가 이후 죽어 도솔천에 태어나 그곳에서 살다가 때가 되면 다시 인간세상에 하생한다고 하니, 후대인들은 그것을 미륵보살이 도솔천에서의 수명이 다한 후에 인세에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보아 미륵보살의 수명 4,000세가 다하는 시점을 인세 하생시기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즉 미륵보살의 천상 수명 4,000세를 인간계 시간으로 계산하여 5억7,600만 년으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륵의 하생시기를 적은 경전들은 모두 석가모니 당시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석가불이 입멸한 지 500년 후에 지어진 것이므로 그 신빙성은 더욱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을 통해 볼 때 석가불의 예언대로 정말 당래불(當來佛)이 있다면 몇 만 년, 몇 억 년, 혹은 몇 십억 년 후에 미륵이 하생한다는 설은 사실 신빙성이 없는 것이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해볼 때, 말법시대가 불멸 2,500년 후부터 닥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기 3,000년에 미륵이 하생한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관점 하에서 미륵의 하생시기는 ‘말법시대가 닥치는 2,500년에 가장 가까운 시기인 불멸 후 3,000년’이라는 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선지식품(善知識品)에는 미륵께서 오시는 때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彌勒菩薩 經三十劫 應當作佛 至眞等正覺 미륵보살 경삼십겁 응당작불 지진등정각
미륵보살은 30겁이 경과하면 응당 부처(佛)를 이룰 것이니, 지극히 참된 바른 깨달음을 이룰 것이니라.
또 「증일아함경」 팔난품(八難品)에서도 이것을 말하고 있다.
彌勒菩薩應 三十劫當成無上正眞等正覺 我以精進之力超越成佛 미륵보살응 삼십겁당성무상정진등정각 아이정진지력초월성불
미륵보살은 30겁 동안 정진하여 위없는 바르고 옳은 깨달음을 이룰 것이니라. 나도(석가불) 정진하는 힘이 뛰어나 부처를 이루었기 때문이니라.
위의 내용들을 보면, 미륵보살이 인세에 하생하여 부처가 되는 시기가 석가모니불로부터 ‘30겁’이 경과한 후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30겁의 시간적 경과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겁(劫)이란 범어로 칼파(Kalpa)로서 분별시분(分別時分), 분별시절(分別時節), 장시(長時), 대시(大時)로 번역된다. 인도에서는 겁(劫)이라는 것이 ‘범천(梵天)의 하루’를 뜻하는 말로 1주기(週期)라는 뜻이 있다. 그러므로 겁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돌아오는 1주기를 의미한다. 소겁(小劫), 대겁(大劫) 등으로 쓰일 때는 우주의 순환주기를 말하지만, 일상적 시간의 경과를 뜻할 때는 보통 사람의 일평생의 기간을 말한다. 즉,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살다가 다시 돌아가는 ‘100년 정도’의 기간을 1겁이라고 한다. 그것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구절이 「열반경」 수명품(壽命品)에 나오는데,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려고 누웠을 때 제자들이 질문한 내용에 나타나 있다.
何故不住一劫 半劫敎導我等 하고부주일겁 반겁교도아등
어찌하여 ‘1겁’도 머물지 않으시고 ‘반 겁’ 동안만 우리를 가르쳐 인도하십니까.
석가모니가 80세에 열반에 들었으니 1겁(100년)을 머물지 못했고, 49년간을 설법하였으니 반 겁 동안을 설법한 것이다. 그리고 「미륵상생경」의 내용 중에서도 석가불의 일생 동안을 일소겁(一小劫)이라고 표현한 내용이 나온다.
若我住世一小劫中 廣說一生 약아주세일소겁중 광설일생 補處菩薩報應 及十善果者 不能窮盡 보처보살보응 급십선과자 불능궁진 今爲汝等 略而解說 금위여등 약이해설
만약 내가 세상에 머무는 한 소겁 동안 일생을 ‘십선업의 결과를 이룬 자에게 미칠 보처보살의 응당한 보답’에 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할지라도 다하지 못하겠지만, 너희들을 위하여 간략하게 풀어서 설하리라.
여기서도 사람의 대체적인 일생 100여 년을 ‘일 소겁(一小劫)’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앞의 구절과 일치하고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30겁(三十劫)은 곧 3,000년을 말한다. 따라서 석가모니가 ‘미륵보살은 30겁이 경과하면 응당히 부처를 이룬다’고 한 뜻은 ‘미륵보살(彌勒菩薩)께서 불기 3,000년이 되는 시기에 지상에 강림하여 미륵불(彌勒佛)이 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반경」 2권 수명품(壽命品)에서도 미륵께서 오시는 시기를 기록해놓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佛如優曇華 値遇生信難 불여우담화 직우생신난
부처는 우담화와 같아서, 살아생전에 만나서 그를 믿기가 어렵다.
또한 「묘법연화경」 ‘묘장엄왕본사품’에도 이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佛難得値 如優曇跋羅華 又如一眼之龜 値浮木孔 불난득직 여우담바라화 우여일안지구 직부목공
부처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우담바라화를 보는 것과 같다. 또한 눈 하나 달린 거북이가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직접 만나는 것과 같다.
위에서 말한 부처는 곧 미륵불을 뜻한다. 따라서 이 말씀의 뜻은 우담바라는 3,000년에 한 번 피는 꽃으로서 살아생전에 그 꽃을 보기가 어렵듯이, 부처를 살아서 직접 만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말씀은 석가불 다음에 반드시 오시는 미륵불께서 ‘석가불 입멸 후 3,000년’이 경과하면 이 지상에 강림하신다는 것을 우담바라화에 비유하여 설법한 것이다. 현재 불교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불기(佛紀)는 태국과 미얀마 등지에서 쓰던 남방불기로서, 기원전 544년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북방불기를 실제로 사용해왔던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는 기원전 1026년(계축년)을 불기로 사용하였다. 또한 <대한불교조계종 종헌 제2장 5조>를 보더라도 ‘본종(本宗)은 석가모니불의 기원을 단기 1,307년으로 기산(起算)한다’라고 되어 있다. 논산군에 있는 ‘개태사 정문의 상량문’에 적혀 있는 불기(佛紀)를 보면 경신년(庚申年, 1980년)을 불기 3,007년이라고 적고 있다. 따라서 1972년이 불기 3,000년이 되는 해이므로, 오늘날은 이미 말법시대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말법시기에 반드시 오시기로 되어 있는 ‘미륵불’이 출현하시는 시기는 근세(近世)가 되는 것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고찰해보더라도 5,500년간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기가 바로 19세기 말엽(1800년대 말)이었던 것이다. 그때는 우리나라의 조선왕조 말기로서,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부패가 극에 달하여 백성들이 도탄(塗炭)에 빠져 있었고, 세계적으로는 서구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피비린내 나는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그리고 이때는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여 서민들의 반란이 가장 많았던 때였으며, 또한 각 나라 사이에 침략전쟁이 무수히 많았던 시기로서, 강자는 빼앗고 약자들은 이에 대항해 세력을 규합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그야말로 말세요, 말법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이때가 바로 불기 3,000년에 가까운 시점인 말법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20세기(1900년대)에 들어오면서 식민지 쟁탈전에 혈안이 되었던 서구 제국주의 세력들은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일어났던 제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스스로 무너져버렸고, 그 과정에서 전 세계의 식민지 국가들은 독립을 하여 각기 자주권을 회복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끝도 없이 곤두박질치던 역사가 급속도로 안정되어간 시점이 바로 19세기 말엽에서 20세기 초반으로서, 만약 그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지속되었더라면 인류는 결국 진멸(盡滅)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기에 분명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어떤 강한 힘’이 작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뒤의 상황을 미루어 볼때, 그것은 바로 ‘미륵(彌勒)의 하생(下生)’과 관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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