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문명을 찾는 방법-카르다쇼프 척도
KISTI 과학향기 제1837호 2020년 08월 10일
관측 가능한 우주는 130억년 동안 존재해온 큰 공간입니다
200해 개 정도의 별들로 이루어진 최대 2조 개의 은하가 우리 고향 은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은하에만 해도 대략 400억개의 생명체 거주구역에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행성들의 수만 봤을 때, 저 너머에 다른 생명체가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만약 생명체가 발견되면,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을 180도 바꿔놓을 것입니다
이 넓은 곳이 죽어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관심을 바깥 쪽으로 돌릴 것이고,
우리의 쓸모없는 논쟁들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최고의 친구들이나 최악의 적들을 찾기 전에, 우리는 한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는걸까요?
♪
*안녕하신가...내 오랜 친구 어둠이여...*
우주가 그렇게 크고 오래되었다면, 우리는 문명들이 몇 십만 년 떨어져서 발생할 것이고,
각각 다른 방향과 속도로 자란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몇 십, 백, 천 광년 단위의 큰 거리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원시인에서부터 매우 발전된 문명까지를 모두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더 좋은 생각을 통해 탐색을 도울 수 있게 해주는 가상의 틀이 있어야 합니다.
지능이 있는 생물들이 따르는 보편적 규칙이 있을까요? 우리가 아는 문명의 크기는 하나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만을 기준으로 한 잘못된 가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낫죠.
우린 인간들이 도구를 만들 정신과 손만 가지고 시작했고, 호기심이 많았고, 경쟁적이고 자원에 대한 욕심이 많았으며, 그리고 팽창주의자들 이었단 것을 알고 있어요.
이런 특징들이 더 많을수록 우리 조상들은 문명 만들기 게임에서 더 유리했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은 좋긴 하지만, 그 길은 관개 시스템이나 화약, 도시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고향 행성을 지배할 수 있는 외계 문명들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꽤 합리적인 가정입니다.
그리고 외계 문명들도 물리 법칙을 따라야 한다면, 발전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단위가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이죠.
인류 문명의 발전은 우리가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추출했고, 일을 하기 위해 그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 가능하게 만들었는지를 보면 정확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근육으로 시작했습니다.
불을 조종하는 법을 배우기 전까진 말이죠.
그리고 우리는 물과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의 기계가 발전하고 물질에 대한 지식이 확장되면서 우리는 땅에서 파낸 죽은 식물에서 나온
집중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에너지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우리 문명의 능력도 늘어났습니다.
1800년과 2015년 사이에 인구는 일곱배로 증가했고, 인류는 25배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과정이 먼 미래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실에 기반해,
니콜라이 카르다쇼프는 원시인부터 은하들을 통치하는 신까지 문명을 분류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카르다쇼프 척도입니다.
에너지 사용량으로 문명의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이죠.
척도는 시간이 지나며 확장되고 개선되었지만, 일반적으로 문명을 4가지 단계로 분류합니다.
1단계 문명은
자신의 행성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문명은
별과 항성계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3단계 문명은
그들의 은하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4단계 문명은
여러 은하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들은 점차 확장되며 구분됩니다.
이것은 개미 군집을 인간 대도시와 비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미들에게 우리는 너무 복잡하고 강력한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따라서 척도를 더 유용하게 하기 위해서, 하위항목들이 필요합니다.
스펙트럼의 작은 쪽 끝에는 0단계에서 1단계까지의 문명들이 있습니다.
수렵과 채집하는 모든 것들부터 우리가 향후 100년간 이룰만한 일들입니다.
이런 문명들은 우리 은하에 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주로 전파를 적극적으로 내보내지 않는 문명들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항성까지의 거리만큼 가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알파 센타우리 항성계죠.
하지만 우린 이들이 존재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비록 그들이 우리처럼 라디오파를 내보낸다고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주의 크기로 보면, 인류는 사실상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신호는 놀랍게도 200광년까지 뻗어나갈 수 있지만, 이는 우리 은하의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다른 외계 문명이 듣고 있었다 해도, 수 광년을 날아간 후에는 잡음으로 부식되어
지능적인 종족이 보낸 것이라고 식별하기 불가능해집니다.
현재, 인류는 0.75 단계 정도의 문명입니다.
우리는 이 행성을 바꿨습니다.
우리는 거대한 구조물들을 만들어냈고, 산을 채굴하고 찢어놓았으며, 열대우림을 없애고 늪의 물을 뺴냈죠.
우리는 강과 호수를 만들고, 대기의 구성 요소와 온도를 바꿨습니다.
만약 진보가 계속되고, 우리가 행성을 거주 불가능하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수백 년 안에
완전한 1 단계 문명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1단계에 도달한 문명들은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어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직도 궁금하고, 경쟁적이고, 탐욕스러우며, 팽창주의자들일 것이기 때문이죠.
2단계 문명으로 나아가는 합리적 단계는 다른 행성들을 수정하고 채굴하려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주 전초기지로 시작할 수도 있고, 고향 행성의 기반시설과 산업의 변화, 식민지 건설이나
결국 다른 행성의 대기, 자전 속도나 위치를 바꿔 테라포밍하는 것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명이 자라면서 더 많은 물건들과 공간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에너지 소비량도 함께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한 시점에서 그들은 하위 2단계 문명이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목표에 도전할 것입니다.
다이슨 스웜을 만들어서 별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죠.
이 거대한 구조물이 완성되면,
에너지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얻게되어 원하는대로 고향 항성계를 조작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그들이 아직도 궁금하고, 경쟁적이고, 탐욕스러우며, 팽창주의자들이라면,
그리고 그들의 항성계를 완벽하게 조작할 수 있고 우주적 기반시설과 위치, 별의 에너지도 조종하게 된다면,
다음 개척지는 몇 광년 떨어진 다른 별들입니다.
2단계 문명에게 다른 태양계까지의 거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명왕성까지의 거리 정도로 느껴질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도달할 수는 있지만, 막대한 시간, 재주, 자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것이 그들의 3단계를 향한 변화를 불러옵니다.
이 단계부터는
우리보다 너무 앞서 있어서 어떤 도전이 우릴 기다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상상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들이 먼 거리와 수 천년에 달하는 이동시간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몇 광년 씩 떨어진 식민지와 연락하고 문화적, 생물학적 공통점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완전히 다른 2단계 문명으로 길라질까요?
다른 종으로 갈라질 수도 있을것입니다.
별 사이에 치명적인 문제들이 있을까요?
그래서 문명이 3단계에 가까워 질수록 그 문명이 어떨지 상상하기도 점점 어려워집니다.
어쩌면 새로운 물리법칙을 발견하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이해하고 조종하며,
빛보다 빠르게 여행할 방법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들의 동기, 기술이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이 개미가 되는것입니다.
은하의 대도시를 이해하려고 하는 개미 말이죠.
고위 2단계 문명은
인간이 이야기하기엔 너무 원시적이라고 간주할지도 모릅니다.
3단계 문명은
우리를 개미굴의 박테리아 정도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생사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그들이 좋은 신이기를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척도의 등급이 여기서 끝날 필요는 없습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4단계나 5단계의 문명이 존재할 수 있고,
그들의 영향력이 은하단이나 초은하단까지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 천개의 은하와 수 조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구조물이죠.
궁극적으로, 오메가 단계 문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문명입니다.
우주 여러개일 수도 있고요.
오메가 단계 문명은 우리 우주의 창조주일 수도 있습니다.
이해를 벗어난 이유로 행동하죠.
그냥 심심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분류에 결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사고실험은 우리에게 벌써 흥미로운 사실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주적 문명을 건설하는 종들의 특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어느정도 맞다면,
우리은하에는 3단계 이상의 문명이 없다는 것은 꽤 확실합니다.
그들의 영향력은 모든 분야를 포괄할 것이고, 우리보다 한참 뛰어난 기술력을 놓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은하계는 그들의 활동으로 번쩍거렸어야 합니다.
수천 개의 항성계에서요.
우리는 그들의 제국 곳곳에 있는 유물이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3단계 문명이 과거에 존재했었고, 불가사의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해도,
우리는 적어도 그 문명의 잔해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관찰했을때,
과학자들은 착취당한 별, 썩어가는 거대구조물, 은하간 전쟁의 상처를 찾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저 밖에 없고, 있었던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지만 안심되기도 합니다.
은하계는 우리와 우리같은 문명들에게 열려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찾기에 가망이 있는 문명들은
1.5단계에서 2.5단계 사이에 있는 문명들일 것입니다.
그들과 그들의 동기를 이해하기에 너무 발전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첫번째 거대구조물 건설을 끝냈을 수도 있고,
별 사이로 물건을 운송하는 방법을 찾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양의 정보를 우주로 흘려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사고던 고의던 간에요.
그들도 별들을 바라보며 다른 이들을 찾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완전히 잘못 짚었을 수도 있습니다.
2단계 문명이 되는 것은 밖으로 확장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기엔 아직 잘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아직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우린 이제 겨우 시작했죠.
우리가 우호적인 외계인을 만나서 그들에게 우주의 규칙을 알려달라고 하기 전까지.
우린 스스로 알아내는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