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한알 생의 번뇌 염주두알 사의번뇌
백팔염주 마디마다 님의 모습 담겼으니
낭랑한 목탁소리 님에게 드리올제
풍경소리 허공에 울려 퍼지네
산사에 홀로앉아 백팔번뇌 잊으려고
두손모아 합장하고 두눈을 꼭감아도
속세에 묻힌정을 어디에서 풀겠는가
달빛만이 서러웁게 나를 감싸네
어허 허어허어 허허어
어허 허어허어 허허어
구름가듯 세월가듯 천년겁이
흘러가면 너도가고 나도가려만
님에 뜻을 알길없어 이리저리
헤메이다 이밤도 지새는구나
어허 허어허어 허허어
어허 허어허어 허허어
구름가듯 세월가듯 천년겁이
흘러가면 너도가고 나도가려만
님에 뜻을 알길없어 이리저리
헤메이다 이밤도 지새는구나 <<최현군 , 백팔번뇌 >>
얼굴이 시컴했다.
마음은 쓰리고 아팠다.
하수들에게 능욕을 당하다니…
지난번에도 구로동 대전에서 IMF 위기에 몰려
만세 부르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고자
긴금자금을 방출해서 구제금융의 치욕은 벗어 났건만
이번에 또 당하다니…
그것도 강남마희들 앞에서…
이번에는 얄미운 대순검을 반드시 일격을 가해
명예회복도 하고 기도 완전 꺽으려 했는데..
냉면검 회장의 강제 팀 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1조 영웅호색(英雄好色)..야무검,필선검, 그리고
강남 최고 미녀들로 편성,
제2조 중수승천(中手昇天).통풍검,대순검,낭주검,냉면검으로 편성하여
오늘의 경기는 진행됨을 양지 하시게.. “
냉면검의 개회선언이 선포되었다.
할 수 없이 다시 일대일로 맞 대결한 필선검..
최근 들어 무공이 급 상승하여 촌남12검문의 골프지존의
자리를
거의 굳혀 가고 있는 형세였다.
하물며 중수조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며 욱일승천(旭日昇天) 중인
통풍검도 있었다.
일죽의 골프장인 진양밸리는 평탄하지 아니했고
야무검이 죽을 둥 살둥 발버둥 쳐 봤지만
버디는 나오지 않고
트리플이 터져 나오면서
결과는 참담했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촌남12 검문의 수도권 랭킹은
2강 3중 3약으로
확정됐네 “
냉면검 회장의 냉엄한 결과발표와 랭킹발표 선언이 떨어졌다.
“필선검과 통풍검이 2강
新 중수조로 내려 온 야무검과 대순검, 낭주검이 3중
냉면검과 독두검, 쌍살검이 3약 이네”
신 중수조로 다운 그레이드된 야무검은 마음이 우울했다.
한때 촌남12 검문의 최강자인 은수검과 필적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중수로 전락하다니…
이러다가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고 있는 대순검과 낭주검에도 당하는 것 아닌지…
왠지 불안한 기운이 엄습하고 있었다.
조국을 아작냈던 윤석렬의 마음이 이러할 까?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는 전설이 실감나고 있었다.
‘너무 복수심이 불타 올라 이성을 좀 상실한게 아닐까 ?’
‘맑은 가을 하늘이 왜 이리 내 눈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게 보이지..
내 마음 속 검은 멍울과 같은 색깔로 느껴 진다. ‘
“이러다 어깨병신 냉면검마저 중수조로 올라 오면 그 때는 아이언을 버리고
아예 입산하여 염주알이나 굴리며 살리라..”
쓰린 마음을 달래려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참에
냉면검이 이틀 후 화요일에 10월 막수회 개최를 전언해
왔다..
“ 그래. 그렇다.
골프 공에게 받은 상처는 당구 공으로 보듬어 주자.
골프보다 당구야 말로 진정한 박대박 1:1 매치의 전율을
느낄 수 있지.
毒은 毒으로 치유한다.
그래 毒하게 친다.
나는 독사(毒蛇)가
된다..
지난번 낙지대전 대패의 전철만 되풀이 말자.
나와 냉면검이 호기롭게 낙지집에서 한방 쏜 후
두사람도 무참하게 밟혀 낙지 탕탕이가 되지 않았던가 ?
오늘은 독두검의 주효가 준비되어 있으니
공 치는 데에 만 집중하면 되겠지..”
갑자기 냉면검이 소리쳤다.
“야무검! 나하고 먼저 시작하세! “
냉면검의 1차 대결 지명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무슨 약점 잡혔나 ? 초반 기선제압의 대상으로 나를
지목하다니…
기분은 그렇지만 최강 낭주검과의 1차전 보다는 낫겠지..
살살쳐서 힘을 비축하고 적당히 이기고 낭주검과의 결승전에서 전력질주 해야지..’
하지만 요즘 한참 기세에 오른 냉면검에게 맥없이 당하고 말았다.
“아! 계획이 틀려지는데..”
2차전은 승자 대 패자 대결 원칙에 따라 독두검을 물리친 낭주검과의 대결..
하지만 역시나 1차전으로 후유증으로 힘 한번 못쓰고 완패..
2패 후 거의 막장에 몰린 야무검은 한숨이 나왔다.
‘마지막 독두검과의 대결에서
전력을 다한다.’
“하-악—“
당구장 내에서 야무검의 비명이 터지고 있었다.
독두검의 쫑과 후룩 신공이 야무검의 혼을 빼고 있었다.
“아니 옆 다이 애들 왜 이리 신경 쓰이게 하냐 ? “
야무검이 계속적으로 예민하게 주변 환경에 반응하고 있었다.
독두검은 작년 종로에서의 10월의 마지막 날 충격 이후
혈마를 스파링 파트너로 삼아
불철주야 무공을 연마한 후
기량이 진일보하여 괄목상대가 되어 있었다.
옛날의 만년 문포에서 거의 벗어나 냉면검을 위협하고 있었다.
비록 정신적으로 극복하지 못 한 낭주검을 아직은 넘지 못하기는 하지만..
독두검이 오늘도 비록 시간 승이긴 하지만
1차전에서 냉면검을 제압하고
2차전에서 낭주검에 지고 말았지만
3차전에서 야무검을 가볍게 요리하고 있었다.
냉면검은 낭주검에게는 자신감이 있었다.
옛날에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낭주검에 한 수 접혔으나
최근 등산공으로 심신을 단련하여 낭주검에 대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야무검 3패
독두검,낭주검,냉면검
각 2승1패..공동1위
“막동아! 술 따라라 !”
갑자기 막동이로 내 몰린 야무검은 강남 바닥이 너무 싫었다.
“자, 막동아! 술
한잔, 성이 줄 테니 받아라. “
독두검이 내려주는 하사주에 야무검이 공순히 손을 내밀었다.
“예, 성님들 고맙습니다.”
천하에 이런 치욕도 존재하는 구나.
한달 동안 막동이로 살아야 한다니..
전임 막동이 냉면검이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여 1주 빠른
월례회를 했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X팔, 골프에서
깨지고 중수되고
당구에서 막동이 되고 ..’
더 이상 속세에서 머물고 싶지 않았다.
절에 들어가 염주나 굴리면서 살고 싶은 마음 뿐이였다.
‘염주 한알 생에 번뇌, 염주 두알 사의 번뇌…’
‘어허 허어허어 허허어…’
지금 야무검의 심정은 오직 한가지…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자
였다.
인생이 이렇게 고뇌에 찰 줄이야…
“어이 ! 신 막동이 ! 쓸데
없는 강상구 36 강 보지 말고, 최근 추세인
야매당구 쫑프로의 신공을 연성하시게나..”
“괜히 이론만 밝고 실전에는 형편없는 강상구를 따라하면 백전백패 한다네…”
낭주검의 나지막이 속삭였다..
“예..”
“하! 이런 말이나 들으면서 술을 받아 마셔야 한다니..”
야무검이 얼굴은 고독감에 쩔어 있었다.
냉면검도 한마디 거들었다.
“마이크 타이슨이 그랬어..누구나 시합 전에는 계획이 있지 !
한데 말이야 한방 터지고 나면 계획이고 뭐고 말짱 황이야..”.
“이기고 봐야지…그렇치 않은가 야무검 !”
‘으윽 ! 오늘 따라 이렇게 평촌검 유프로가 보고 싶냐 ? ‘
‘같은 동네 살면서 애증이 교차했는데…’
‘고독한 순간에 별의별 것이 다 생각나는 구나..’
불과 작년 이 맘때 막수철인삼종경기에서 우승하여
엘비스 프레슬리의 now & over 부르면서 깝치며
즐겁게 놀았는데..’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 오르겠지…”
야무검의 마지막 담배 한대의 연기 속에서
그날도 새로운 날을 잉태하고 사라지고 있었다.
첫댓글 당구는 그렇다치고 어찌 야무검이 중수조에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