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금
김 혜0씨, 명상원에서 자원봉사자를 할까, 게스트 하우스 해볼까
궁리도 많이 해보았다고.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돌아가다.
윤 원장 - 명상은 안 하고 사연만 안고 가시나요?
사정은 그쪽 사정인데 무심코 변죽.
캠프예약율 저조.
-이번 캠프엔 얼마나 모이나요?
-올 사람은 오고 오지 않을 사람은 안 오겠죠.
봉 거사, 산디야 사이좋게 뙤약볕 아래서 잡초 제거하는 모습.
윤숙이로부터 전화, 반갑게 통화하다.
외로운 여자 늑대 몇 사람을 대동하고 셔틀 버스편으로 오겠다고.
한 번 얘기해 보고 한 번 올린 게시판 글을 보았지만 누이동생같다.
캠프 참석을 겸해 며칠 전에 예약한 아주머니들 오시다.
나다브라마 명상이 끝난 후 붓다홀의 음향이 미비해 소감을 물었더니,
"아휴. 음악만 듣는 것으로도.."
말수는 적은 대신 진지하기가 법을 찾아 다니는 순결한 비구니들 같다.
태백산에 있던 민우 커다란 배낭 한짐을 지고 오다.
함께 양동에 갔다가 가벼운 교통 사고.
그것도 "난 사고 같은 거 안 내"라는 말 하고 나서 몇 초 되지 않아.
다행히 정강이 부분이 살짝 긁힌 정도.
민우, 산야신도 '신나이' 회원도 아니면서 '신나이' 회원 할인 건에 대해 집요한 관심.
한마디로 종기부종세(從氣不從勢) 원칙이지만 종세부종기(從勢不從氣)라면 상황 끝이라는
취지로 답변.
이 경호씨 두달 만에 도착,
"내 집에 온 것 같네"
아예 사무실 한 자리를 차지하며 이 얘기 저 얘기.
민우와도 오랜 친구처럼 포옹 정을 나누다.
<우리 것은 굉장한 것이여>공연을 위해 원 진주와 남자 친구 밤중에 도착.
민우가 사들고 온 막걸리를 놓고 환영식을 벌일 즈음
라자 부부 역시 막걸리를 싸들고 명상원에 찾아오다.
어젯밤의 호기를 놓친 라자 친구 장 사장 적시에 나타나다.
한편에선 비구니 아주머니 두 분이 꼭 붙어앉아 얘기를 경청하는데
샹깃, 민우, 경호씨 이외 화영까지 가세, 분위기 조정에 애를 써보았지만 진주까지 고개를
절레절레.
결국 라자, 장 사장, 진주 남자친구 등의 방성대란(放聲大亂) 전란터에서 하나둘씩 탈출.
남김없이 장외이민을 떠나다.
새삼 "21세기에는 교육이나 세대, 인종 간의 갭보다도 명상인과 비명상인,
내면과 무심의 세계를 찾아 가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의 갭이 훨씬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라는 오쇼 화상의 선견지명이 생각나는 날.
따르르- 따르르- 새벽녘까지 방성대란의 소총 소리 어지간하다.
8월 25일 토
민우, 경호씨 등 아침부터 빵 대신 밥 타령.
밥도 그렇고 전에 묵던 하얀 집도 장 사장 때문에 못 들어가고
왠지 인연이 끝났다는 듯 민우 오전에 돌아가다.
경호씨와 양동에 나가 음식을 사 먹다.
캠프 날인가 싶을 정도로 한산하고 차분한 분위기 오전 내내.
하나둘씩 모여드는 사람들,
셔틀 버스 서울에서 도착하고 윤숙, 차나, 홍삼표씨 ..반가운 얼굴들과 포옹.
앞전의 여름 캠프 기억이 새로운 듯 몇몇 신나이 회원들과도 재회의 기쁨.
여느 캠프에 비해 여자 참가자들이 세 배 가량 많다.
일부 예상과는 달리 참가자들 역시도 예약 인원 보다 세 배 이상.
공식 주류 취급 금지, 캠프 화이어 취소 등이 겹쳐서인지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아쉬티 방 배정과 손님 맞이에 어려움 호소.
새삼 영수, 광환 등등 초기 자봉들의 활약상이 벌써 황금시대의 추억이나 되듯 아물아물.
쿤달리니 시간 - 초보자에 여성들이 많아서인지 다소 소극적.
식단 재편성 소식을 들은 참가자들 의견이 분분하다.
오리엔테이션을 겸함 피라미드 시간 중의 윤 원장.
명상원 내의 남자를 조심하라는 얘기를 해서
사람들이 해석을 놓고 아리송한 표정.
저녁 식사후 낮부터 취한 라자 난데없이 숲속에서 괴성에 괴성
득음 연습이라도 하는가 싶더니 차츰차츰 명상원 장내로.
막무가내, 낮술에 취해 있다.
풍류 한마당 시간.
원진주, 노래하고 북치고, 고개 까딱이고 혼자 다 하느라 힘에 부치기도 할텐데
최선을 다해 열창.
춘향가 중의 사랑가 일부를 즉석에서 교습해 주기도.
청중들, 노래 배우는 것보다는 듣는 것이 훨씬 좋다며 잔인하게 앵콜앵콜.
파키스탄 사람 라자도 알고나 하는지 주정 피느라 하는지 박자 감각없이 앵콜앵콜.
춘향가에 남한산성, 심청가 중의 심청이 팔려가는 날, 흥부가 중의 비단타령,
쑥대머리..... 진도 아리랑, 뱃놀이 등은 후렴을 합창하며 함께 하기도.
어쩌다가 라디오나 통해 듣다가 전문 "선생님"의 코앞에서 들으니
모든 것이 새롭고 감명 깊은 듯 청중들의 열기가 높아가다.
지방 분, 여자분, 연세 많은 분들에게 특히 인기.
공연이 끝나고 원진주 선생과의 친견 요청 쇄도하다.
달마홀에서 벌어지는 댄스 파티.
술이 없어서인가, 음악이 강력해선가 몇몇 사람들은 입구에서 기웃기웃.
윤숙등은 헤드뱅잉을 하며 열광적인 춤.
일지를 읽고는 나름대로 이번 캠프 분위기를 짐작한 다마크
들어오기 전에 술을 사가지고 올까말까 했다고.
다마크의 자비로 양동 읍내로 맥주 몇병 사러 갔다 왔더니
라자 그새 깽판을 치는 불상사.
봉 거사와 샹깃이 진압에 성공 불을 끄긴 했으나 캠프 역사상 처음 있는 해프닝.
샹깃, 강경 대응 자제를 신신당부. 별 문제 없이 넘어가다.
자유 시간 중의 식당과 찻집 역시 차분한 분위기. 한다고 명상 축제의 축제 두 자가
온전히 달아다나, 다마크의 주도로 하나둘씩 모이고 이곳저곳 대화의 장.
슬그머니 내려온 윤 원장을 다마크, 덥썩 붙잡아 놓고 한 잔 두 잔 권커니 들거니.
제 페이스대로 이리 끌고 저리 틀고, 치켜세웠다가는 살짝살짝 벌침을 놓기도.
윤 원장 꼼짝없이 말려들고 참가자들도 하나둘씩 합석, 취흥이 도도해지며 웃음꽃 얘기꽃이
활짝.
눈덩이처럼 불어난 판에서 벗어나니 다시 윤숙, 다마크 합세 늦도록 얘기 나누다.
윤숙, 생활로 돌아와 마음 붙힐 곳이 없어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하고 있다는
형숙의 소식 전해주다.
다마크로부턴 리한 얘기 전해 듣다.
신나이 캠프시 일지에 비친 자신의 모습들이 다소 자신의 본심과는 맞지 않게 액면 그대로
만 표현된 데 대해 썩 수긍하진 않았다고. 니르비에겐 고마움의 표시로 맥주 한 잔
사고 싶어하더라는 얘기도.
윤숙의 인생 역정 만만치 않다.
만만치 않은 것은 스스로가 강하기 때문 아닌가?
사막을 걸어가는 낙타는 그 자체로 이미 축복 받은 존재,
많은 얘기 듣다.
다마크, 윤숙- 새벽 끝까지 가자는 분위기, 샹깃 가세하다.
떠났다가는 다시 돌아오고 떠났다가는 다시 돌아오는 샹깃.
지금 이 순간이 전부다를 굳세게 주장하는 다마크와 윤숙.
겨우겨우 무사히 캠프 첫날을 넘기다.
8월 26일 일
새벽 다이나믹 시간 -
이 한 프로그램 하게 된 것만으로 본전은 다 뽑았다는 말씀이 있기도.
역시나 강력한 명상법.
니르비 아침에 다시 오다.
미스틱 로즈 시간 -
경험자들이 별로 없음에도 대단한 에너지장.
결국엔 모두들 웃고 울고, 점점 커져가고,,,,,,,
할수록 더욱 좋았다는 분, 자기 내면에 들어 있는 슬픔의 정체,
분노의 가면, 억압의 멍울을 알고 깜짝 놀랐다는 분,
막혀 있던 그 부분이 시원하게 뚫렸다는 분....
미니이긴 하지만 오쇼의 삼대 명상치료법으로서의 명불허전 역할을 톡톡히 하다.
특히 분위기를 띄운 몇 분의 참여도는 상이라도 주고 싶을 정도로 빛나는 활약을 하다.
처음 선보인 동굴 명상 참가자들도 진지.
윤 원장, 명상 상담이 많았다고. 프로그램 시작 전에 사족이 길었지 않나 하는 참가자들의
소감이 있기도.
숙뜸 요법, 윤원장 적극적인 홍보로 호응도 높다.
환절기의 날씨 탓에 성사 여부를 놓고 회의론이 비등했던 계곡 명상,
사까마 등 적극파를 선봉으로 삼아 이 사람 저 사람 화물차 뒷칸으로.
계곡엔 그늘이 없어 장소를 물색하다가 구불구불한 수초림과 개울을 종단,
다리 밑 자연 풀장으로 이동.
맥주병 신세임을 자탄하는 분들은 세차게 흐르는 물 소리를 들으며 그늘 밑에서 사색, 명상, 대화.
사까마, 나름대로 늘씬하게 빠진 몸매를 과시라도 하듯 훌훌 벗어던지며 팬티 차림으로 물
속으로 풍덩, 뒤를 이어 니르비, 차나, 샹깃 등등 풍덩풍덩.
왜 여길 진작에 몰랐을까 - 니르비 행복한 표정.
마침 친구들과 놀러온 복희 엄마의 두 아들, 수영에 능숙한 개구쟁이 친구로부터 수난을
당하자 구원에 나서더니 누가 어른이고 아이인지 모를 정도 함께 어울리는데 정말 얘들하고
잘 놀다.
정적주의자들 먼저 돌아가고 차나, 니르비, 사까마 등 차 시간에 구애됨 없이 한 동안 더 물놀이, 일광욕. 라자, 장 사장, 참가자 한 분도 뒤늦게 합류.
올여름 피서숙제를 마침내 풀었다는 소감도 나온 물놀이 시간.
다음 해엔 사전 준비를 좀더 많이 해야 할 듯.
간단한 나눔의 시간을 끝으로 판대역으로 몰려가는 참가자들.
나이 드신 분들이 더욱 많은 감명과 새로운 인식을 얻은 듯하다.
젊은 여자 한 분은
어제 원장님이 왜 남자 조심하라는 얘기 하셨어요?
윤 원장이 무슨 의도로 했는지 대강 짐작은 하겠지만.
아, 예. 미스틱 로즈라는 게 단순히 웃고 울고 하면서 스트레스나 푸는 게 아니고
새로운 에너지를 열어 주는데 보다 더 사랑하게 하는 것도 그런 거. 꼭 이런 사람 저런 사람만 사랑하는 게 아니고 사랑 자체의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에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도 사랑을 나눠주고 표현하게 되다 보니까, 그러다 보면 오해도 생기고 하니까 뭐.
아, 그런 거예요.
윤숙, 그래서인가 저래서인가 굳게 포옹을 나누며
오빠, 미국 안 갈지도 몰라, 그때 또 올께.
윤 원장 참가자 몇 분을 태우고 서울 가다.
길이 막히자 양평역에 차를 대고는 판대역 출발 열차에 합승, 돌아가는 참가자들과 재회.
자신의 남성됨을 발견했다, 명상에 참여한 후 목소리조차 그렇게 변해서 놀랐으며
자신감을 얻었다 등등의 미스틱 로즈 경험담, 명상 용어가 너무 생소하다,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바꿀 수 없느냐, 명상 중에 검은 빛을 보았는데 대관절 무엇인가 등등 많은 얘기.
사까마, 신나이 회원 두 분을 원주 터미널까지 바래다주다.
두 분 진심으로 감격해 하고, 홀로 떠나는 사까마의 뒷모습 어쩐지 쓸쓸.
이별의 순간이 뭉클하다.
물놀이 때 너무 열심히 놀아서 그런가 함께 간 니르비는 돌아오는 와중에 차멀미.
저녁, 명상원에 남아 있는 모든 사람, 화영, 복희 엄마, 아쉬티, 샹깃, 산디야, 봉거사, 차나, 니르비 등과 어울려 계정리로 회식.
샹깃, 오랜만에 모이는 전체 회식,
오늘 같은 자리는 처음이라며 가장 신나 하는 모습.
자기 지갑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인지 아줌마 하나 더요- 연속.
그간 산디야의 끝없는 대화벽을 능히 감당하고 있는 봉 거사를 두고
신이 내린 은총이라 했더니
봉 거사와 산디야,
내는 너의 은총, 알아들었나요? 예. 봉 님은 나의 은총입니다-
깔깔.
아쉬티, 언필칭 주시 주시 하며 명상티를 내니 이름을 아예 주시티로 바꾸자는 농담.
격의없이 먹고 마시고 웃는 가운데 니르비 배 아프다 하고 명상원으로 돌아오다.
차나, 니르비, 샹깃 등과 다시 찻집에 모이다.
차나, 인빠 에너지가 변했다며 나름대로 추리를 하곤 약간의 시샘.
샹기트, 차나의 명상원관(觀)에 불만이 있는 듯 한 바탕 설전.
하다가도 사명감이라도 느낀 듯 숙소로 돌아가는 니르비 등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베풀다.
새벽 바람은 차가워도, 어딘가엔 축축한 슬픔이 남아 있긴 해도 늘 따뜻하기만 한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