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회인야구에서도 나무배트를 사용한다면?
안녕하십니까? 서울 강동 연고 레드삭스 박정준 감독입니다. http://redsox.ba.ro
수 년전부터 써오던 사회인야구칼럼도 한 해에 한 두번 정도밖에 쓰지 못하네요.
항상 말씀드리지만, 전문 선수출신이 아닌 사회인야구를 10년차 경험하는 아마추어의 눈높이에서 쓴 글이오니 견해가 다르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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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 팀, 리그의 다수 창단 및 사회인야구인 증가 -사회인야구는 2000년에 접어들면서 중, 고교 선수출신들이 많이 영입되면서 양적,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순수 아마추어와 선수출신의 실력 격차로 인한 팀 전력(성적)의 차이, 주전급 경쟁에서의 괴리감, 타고투저의 불균형 등 여러 가지로 심사숙고 해보게 되는 부분이 생겨나게 된다.
투수의 경우는 대개 리그에서 만 40세가 넘으면 제한이 풀려 투구를 할 수도 있지만, 타자의 경우에는 제한이 없다. 짧은 경력의 아마추어 투수가 고교, 대학 혹은 실업의 경력이 있는 선수를 상대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알루미늄배트를 사용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극심한 타고투저의 상황에서는 2시간 정도의 리그경기에서 5회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1경기 평균 10득점 이상이 빈번한 사회인야구 3부 정도의 수준에서, 투수는 혹사당하고 수비수는 장시간 수비에 지칠 수 밖에 없다.
10년 넘게 지속된 이러한 사회인야구의 흐름을 이제는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아마추어들도 야구강습을 통해서 실력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야구인들은 주중 훈련이나 꾸준한 연습보다는 일요일에 한번 몇 시간 뛰는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사회인야구의 과제 중의 한 가지는 나무배트 사용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감독인 레드삭스가 속해 있는 P리그의 경우, 2007년 플레이오프부터 나무배트를 사용했고, 2008년 시즌부터는 전 경기, 전선수가 나무배트를 사용하고 있다. 알루미늄배트를 사용할 때와 달라진 점을 정리해본다.
1. 리그경기 2시간 내에 평균 6이닝을 소화한다.
알루미늄배트보다 비거리가 휠씬 짧고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안타를 치기 어려운 나무배트를 사용하면 타자들의 범타율이 높고 타구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 실책이 줄기 때문에 이닝이 빠르게 진행된다. 보통 2시간에 4이닝(양팀 10득점 이상시)이 평균인데, 6이닝을 채울수 있고 7이닝도 무난하게 소화할 때도 많다. 리그입장이나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더 좋을 것이다.
2. 투수의 혹사 방지와 수비수의 부상 방지
투수에게는 투구수가 줄게 되니 같은 이닝이라도 체력 소모와 어깨에 무리가 덜 가게 되고, 타구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아 수비수들이 강습타구에 맞거나 불규칙 바운드에 의한 타박상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요즘에는 비선출이라도 100미터 펜스를 쉽게 넘기는 파워와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알루미늄배트의 무시무시한 총알타구는 항상 염려가 된다.
아울러 좁은 학교 운동장이나 펜스시설이 취약한 장소에서의 타구에 의한 기물파손도 줄어든다.
3. 타격 능력 향상
나무배트 사용을 대비하여 강습도 꾸준히 받아본 경험에 의하면, 확실히 나무배트 타격시 타격능력이 향상된다. 힘과 스피드로만 휘두르던 스윙에서 많이 정교해지고, 폼 교정 등의 타격 이론과 실전을 배울 수 있는 경험도 된다. 고교, 대학 때 잘 나가던 선수들이 프로에 와서 나무배트에 적응을 못해 사라져가는 경우를 흔히 보아 왔다. 지금은 중, 고교도 나무배트를 쓰듯이 우리 사회인야구도 나무배트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4. 나무배트 비용의 충당
대개 나무배트 쓰다가 부러지면 그것을 어떻게 감당 할까하는 의문을 갖는다. P리그의 경우에는 합성수지가 내장된 BAUM(바움)배트 - 싯가 20여만원 - 을 몇 자루 공용으로 사용하게 한다. 그리고 개인배트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올 시즌 6개월동안 30여팀이 뛰고 있지만 공용배트는 한 자루 밖에 부러지지 않았다. 물론 합성수지 제품이라 견고한 점도 있지만, 알루미늄배트에 비하면 팀 공용으로 구입해도 그리 비싸지 않다.
또한, 개인들이 구입하는 나무배트는 대략 4 ~ 5만원 선이다.. 프로선수용의 경우 10만원 이상이지만, MAX 3000 ~ 5000번급은 7만원 정도로 한달에 4회 기준 10번 정도의 타석에 들어선다고 해도 부러지는 횟수는 극히 적다. 그것은 투수가 던지는 볼의 구위와 강도, 타자의 힘을 물리적으로 비교해도 그리 나무배트가 쉽게 부러질 정도의 파워는 아니기 때문이다.
5. 운동장 활용 극대화와 야구용품 활성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무배트를 사용하게 되면 타구의 비거리가 최소한 10미터이상 줄어들게 된다. 대다수의 리그가 야구부 운동장을 임대하여 리그를 운영하고 있고, 야구장의 수도 한정되어 사회인팀들은 평균 1경기에 20여만의 경기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위험도와 기물파손의 우려가 적은 나무배트를 사용한다면 규격이 조금 작은 운동장에서도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현재도 중학교 운동장의 경우에는 턱없이 짧은 구장이 많다.
전국에 사회인야구팀의 수는 초중고, 대학, 실업, 프로야구팀보다 훨씬 숫자가 많고 인원도 많다. 대략 천여개 팀에 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회인야구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나무배트를 생산하고 소비된다면 야구용품 시장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언젠가는 본인의 칼럼처럼 사회인야구도 나무배트가 상용화 될 것이고 실력과 수준, 여건도 향상 될 것임을 믿는다.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레드삭스 박정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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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대야구 애정이 철철 넘치는 너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애정으로 말하자면 호진형님의 애정도 대~단하시지요^^
나무배트가 제대로 맞으면 더 멀리간답니다..실제로 외야펑고를 쳐보면 알수있는데 알펑고뱃보다 나무펑고뱃이 더 멀리갑니다 '단 제대로 맞았을때요^^'
네...맞습니다. 나무배트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죠....무엇보다도 숙련되지 않은 아마추어 수비수들을 보호하고 리그경기 이닝을 더 오래 해보자는 의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