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 산행기
청정사랑 크낙
보름이상 여름 감기에 시달리다.
월요일. 공림사-도명산
화,수요일. 보살사-낙가산
목요일 양성산-작두산
금요일 상봉재-것대산-상당산성을 예비산행하고
작심하여 별러온 산행
약으로 치료 못한 알레르기성 비염(축농증) 완전히 떨구고
가뿐한 몸매 깔끔한 산꾼으로 되살아나.
방태산(芳台山-꽃다워 별난 산) 가자
07:05 출발
아쿠아슈즈 유행
새 신발들 자랑할 만하다
바람 솔솔 망사신발 현대판 삼베짚신이니까.
오랜만에 오신 형수님 부부 외국여행 다녀오셨는지
태극마크 산행유니폼
새로 만난 부부, 커플, 유니폼삼총사 반가운 인사는 잠깐
다들 벼르는 모양인지 침묵의 버스
한참을 눈감고 왔건만
고속 리무진인지 완행 시골버스인지
줄지은 휴양 가족 승용차들
가다서다 서다 기어가다.
08:50 문막 휴게소는 이미 주차장
홍천 IC 빠져나와 차량은 더 정체
인제로 가는 길목마다 내린천 강변마다 피서객이 넘쳐난다.
펜션마다 휴양림 숙소마다 삼겹살 굽고
늦잠 깬 한량들 슬리퍼 질질 끌며 산책을 한다.
이제야 경제가 살아나는가보다
주차장 지나 매봉령 휴양림 매표소까지
간신히 좁은 길 - 속세의 터럭을 떨구고
지루하고 지리한 초반
11시40분 돼서야 산행 시작.
적가리골 따라
어제 온 비 덕에
물줄기는 더 굵고 우렁차고
옥비취 빛은 잃었으되 은백색 비단결
곳곳이 출렁다리
장난기 발동 힘주어 출렁 출렁
간이 외나무다리
흔들흔들 기우뚱 기우뚱 실룩실룩
어려서 평균대며, 철봉, 철로 위 걷던 실력 다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곱게만 온상에서 큰
방글방실 방씨댁 종가집 외 종손
어제 먹은 술김에 첨벙
그 담부턴 여기 첨벙 저기 첨벙
아쿠아 신발 신었다고 마음 놓고 첨벙
새 신발 시험삼아 자랑삼아 찰방찰방
배를 잡고 웃고나니
세리머니에 화답 설탕에 저민 과실이며
사모님 숨결 담긴 수박화채가 벌써 나오고
한번 더 첨벙
해맑은 산꾼 해병대 첨병
찰박찰박 철벅철벅 정글 수색대원 같구나.
그 사이 선두는 공터지나 매봉령 앞으로!
능선 양편에 이골물 저골물
다 품에 안고 내리 쏟으며 불어대는
웅장한 적가리골 계곡수 부대 행진 교향곡 소리
장쾌한 폭포수들 열병 분열 사열 받으며
호쾌한 산사나이와 선녀들
통쾌한 산꾼들
흔쾌한 산오름에 큰 호흡
유쾌한 미소 나눈다.
쾌적한 산등성엔
크낙새 한쌍
쾌청한 사랑가 나누고
크고 작은 산새들 따라
키득키득 한여름을 즐긴다.
크낙이는 일주일 단련된 몸
쾌유(快癒)란 걸 아는지 모르는지
큰 곰바위 지나
키다리 烏喜鳥 성큼성큼 숨고르기
칵칵퀙퀙 어제 잘 못 먹은 가시
키욱키욱 통째로 걸렸구나.
통쾌, 장쾌, 흔쾌 놀이는 어디가고
가쁜 숨 몰아 쉬며
매봉령 앞에 두고
‘선두 나오세요! 시간도 한시 반 다되어 가고 힘들어 합니다.’
‘네 밥 먹을 자릴 찾겠습니다.’
13:30 점심시간
30% 50% 세일 전단지 깔고
바겐세일 폭탄세일 먹거리가 배낭에서 막 쏟아져 나온다.
운무에 미리와 덜덜떠는 너우리님 선두서시랴
무전기에 최신형최고급디지털카메라에 맛좋은 모충동 김밥까정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까부터 ‘덕! 덕! Duck! ’소리 나더니만
옹골차니님 오리 훈제 & 선술집 ‘아줌마표 쏘오스’
범띠 형님들 {복분자+매실+오디+더덕+산삼뿌리털+....}& 복분자 엑기스
늘 표주박 조롱박컵 달고 다니시는 멋쟁이 젠틀이 성님 사모님표 스페셜럭셔리보양주
거기에다 오랜만에 오셨다는 멋쟁이 산선녀님
여기가 어디라고 문어발에 살살 녹는 장아치, 꽷 잎
어쩐지 수준이 있어 보이시더니만.
산해진미요 진수성찬에 구름 속 천계 천국의 정찬
내 눈은 빛나네 젓가락이 멈춰지네
열린 입 못 다무네
더 맛있는 거 - 왕고추는 나눠먹기 칼로 베어 5등분,
고추 두 개 급하게 수입
또 감추고 숨겨오던 비장의 비법 오롯이
직산 손수 담근 봉촌거택 앞마당표
된장, 상추, 고소한 해꽷님 장아찌
크낙이는 어머님 잃은 후 십년을 구경도 맛도 못 봤다네.
복분자에 실은 안주 한잔 들어가시더니
된장 색깔론 - 색깔따라 건강지수 판단 기준이 된다나 어쩐다나
배낭을 다비우고 뱃속은 진미로 꽉
가슴엔 산정을 푸근히 담고
매봉령으로 출발
선두는 매봉령 돌아 임도로 접어들고
임도 길가에 ‘용담’을 비롯한 고산 야생화들이 우릴 반기고
구룡덕봉 지나 갈전곡봉, 구봉령으로
야생화 군락지 조성한 능선을 지나
함초로히 여름비에 우거진 들풀
산꾼들 옷자락 붙들며 반색 한다
방태산 주억봉(1444M) 다다르니
구름 걷힌 산꼭지 늠름한 자태
설악산 굽이굽이
울근불근 산에 산넘어
호쾌한 산세준령들 펼쳐지고
산너울님 고성능 카메라는 작품을 담네
워낙 늦은 산행 서둘러 하산
지당골로 내려오는 걸음 걸음이 진흙에 미끄럼틀 같다.
엉금엄금 살금살금 가파른 내리막
한 시간여 내려오니 반가운 물소리
알탕 반탕 통알탕이 그립구나
가리왕산표 어은골, 대야산표 용추계곡, 석룡산표 오무락조무락계곡
통알탕이 생각난다.
에라이 그냥이야 갈 수 없지
방태산표 지당골 알탕 맛을 보고 가야지
벌써 몇몇은 아쿠아 신발 신은채로
시원해서 덜덜 추워서 달달
크낙이는 양깃털 세탁이라도 해야지
냉동실이 이와 같을꼬
1분은 커녕 10초도 못 담그고
오그락 조그락 덜그럭 달그락
날아갈듯 뛰는 걸음
저절로 춤사위 가쁜한 발놀림
‘선두 나오세요
후미는 알탕 마치고 바로 날아갑니다. ‘
‘선두 다 도착 했습니다.’
방태산행 휘날레
이폭포 저폭포 합친 이단 폭포수
쾌남선녀들만 남아서
나이야가라 폭포수에 나이 줄이기
연예인 포즈 연애인 마냥
갖은 폼 가지가지 제스처로
이 여름 한껏 젊음의 순간을
장쾌한 폭포음에 담고
유쾌한 여름 산행의 대미를 카메라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