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타이 오승환과 윤석민, 올해 자존심대결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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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지난 해 11월29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1아시아 시리즈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 8회말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오승환은 26일 KIA 윤석민과 똑같은 3억8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마쳐 올해 새로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세이브왕 오승환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 MVP를 받았고, 윤석민은 투수 4관왕을 차지하며 오승환을 제치고 정규시즌 MVP와 골든골러브를 안았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 | 똑같아졌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인 삼성 오승환(30)이 정규시즌 MVP인 KIA 윤석민(26)과 같은 3억8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마무리했다. 두 MVP는 올시즌 같은 지점에서 새로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오승환은 26일 지난 해 연봉 2억4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 오른 3억8000만원에 2012년 연봉 계약을 마쳤다. 1승 47세이브 방어율 0.63에 역대 최소 경기 200세이브와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 등 구원부문 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데 대한 보상이다. 그는 "성적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올해도 지난 해와 같이 마무리 투수로서 역할을 잘 해서 팀이 승리하는데 핵심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MVP와 골든글러브 경쟁에서 연거푸 윤석민에게 밀렸지만 연봉에서는 윤석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프로 신인때를 제외하곤 줄곧 앞서던 연봉에서 윤석민과 같아졌다는 것은 어찌보면 오승환에겐 자존심의 상처일 수도 있다. 어쨌든 2005년 같은 해 입단해 연봉 2000만원에서 출발한 두 투수는 서로 다른 항로를 돌고돌아 결국 다시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됐다. ◇오승환이 앞서간 연봉 레이스 단국대를 졸업한 오승환은 입단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10승-16세이브-11홀드로 한국프로야구 처음이자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고, 삼성 우승의 주역으로 한국시리즈 MVP에도 올랐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윤석민도 첫해 3승4패 7세이브로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오승환에는 비교 열세였다. 오승환은 2년째부터 최고 소방수 자리를 꿰차 3년 연속 세이브왕에 올랐다. 연봉은 입단 3년째 1억3000만원으로 억대를 돌파했고, 4년만에 2억대(2억2000만원)로 올라섰다. 윤석민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꾸준히 성장해 입단 4년째인 2008년 억대(1억1000만원) 연봉에 진입했다. 그래도 당시 오승환 연봉의 절반에 불과했다. 6년째인 2010년 2억대(2억2000만원) 선수로 올라서며 오승환(2억6000만원)과 격차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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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발 윤석민이 지난해 8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 ◇그러나 비슷한 행보 승승장구하던 두 선수는 지난해 나란히 연봉 삭감의 아픔을 겪었다. 오승환은 오른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2009년 2승2패 19세이브에 그치면서 2010년 연봉이 2억6000만원으로 동결됐고 그해 부상 후유증 탓에 재활에 매달리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 지난 해 연봉은 2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해 6년만에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며 화려하게 부활해 올 해 3억대 연봉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윤석민도 2008년 14승.방어율 2.33으로 다승 2위, 방어율 1위에 오른 뒤 잔부상에 시달리며 하락세로 돌아서 2010년 6승3패 3세이브에 그쳤다. 2억2000만원이던 연봉은 지난 해 1억9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오승환과 비슷한 좌절을 맛본 뒤 지난 해 다승.방어율.탈삼진.승률 등 4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연봉도 3억8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승부는 이제부터다 오승환과 윤석민은 이제 새로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과 KIA는 올 해 우승을 다툴 강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삼성은 2연패를 노린다. KIA는 2009년 이후 3년만에 정상 탈환을 꿈꾼다. 2005년 삼성 사령탑에 올라 신인 오승환을 키워내며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선동열 감독이 KIA 지휘봉을 새로 잡았다. 운명적인 대결 구도이다. 선 감독은 한국 최고 투수 윤석민을 앞세워 전 소속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윤석민은 우승 목표를 달성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