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7월에는 달팽이 여행이 없었다. 그러다 끼리가 산을 좋아하고 자주 자고 온다기에 아이들과 산에서 하룻밤 자는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니 좋다고 한다. 텐트를 많이 들고 갈 수 없기에 인원은 6명정도로 하기로 하고 계획잡은 일정이 산에서 하룻밤이다.
여자 3명 남자 3명 프로그램은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산에서 자고 오는거다.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계획을 세우는데 어떤때는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좋다. 여유있게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놀고...때로는 여행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맞추어 허둥지둥 하다보면 뭘 했는지 기억이 없다. 그래서 그냥 산에서 자는 경험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떠났다.
토요일 아침 끼리(달팽이여행 인솔자,,아이들은 코끼리의 준말 끼리라고 부르고 난 꿈의 풀어쓴 말 꾸미라 부른다) 와 함께 밥을 미리 하고 장을 보고 이것 저것 쌌다. 아이들이 이만큼 먹겠어요..충분합니다. 아니 더 사자..ㅋㅋ 이렇게 조금씩 방울토마토, 양갱, 돼지불고기, 오리고기, 김치 등등을 샀다. 그리고 출발..
끼리의 짐이 장난이 아니다. 괜찮은지 물으니 늘 이렇게 매고 산을 다닌단다. 그리고 오늘은 1시간 30분만 걸으면 된단다. 대단..내 짐도 만만찮다. 아이들 식량이 들어있어서 꽤 무게가 나간다. 신불간 간헐재 올라가는 길..자연휴양림 상단쪽에서 걸어올라간다.
자 이제 출발 재현이는 벌써부터 멋진 지팡이 하나를 구해서 등산 시작...ㅎㅎ
올라가다 천주교 박해받은 동굴도 구경하고 쉬엄쉬엄 올라간다. 막대로 장난치며 올라가다보면 힘들지만 재미있다.
항상 걷다보면 아이들이 묻는다. 얼마 남았어요. 그래서 산에서 하는 거짓말을 이야기 해 주었다. 산에서 늘 올라갈 때 얼마 남았냐고 물으면 다 왔다고 이야기 한다고..왜냐하면 희망을 가지고 조금씩 가다보면 금방인데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더 힘들기 때문에 차근 차근 올라갈 것을 알려줄려고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하니 또 묻는다. 몇분 남았어요..그러면 난 이야기 해준다. 10분..ㅋ
재현이랑 민서는 힘이 나는지 먼저 달려가면서 앞장서 간다. 선두가 보이지 않는다. 길이 하나밖에 없어서 걱정안한다. 늘 줄서서 또는 함께 가야한다고 하지만 자유롭게 가는 것이 제일 재미있고 잘 간다. 이날 한번도 자~~출발..빨리 가자는 이야기를 안했다. 아이들 스스로 판단하고 출발해야할 때 난 먼저 갈께...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ㅎㅎ
정상에 도착..2시간 정도 걸린듯 하다. 간헐재 휴게소 있는 곳은 나중에 사람들이 많아서 시끄럽다고 하여 10분정도 올라가는 곳에서 텐트를 쳤다. 끼리가 텐트를 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돕고 있다. 제일 좋은 텐트는 여자들 숙소..보기에도 멋져보인다. 뒤에 정인이가 빼꼽히 쳐다보는 모습이 귀엽다...
텐트 완성..총 3개의 텐트를 치고 나서 주위 사진도 찍고 구름속에 둘러싸여 산이 더 멋있어 보인다. 아래쪽에 사람들이 모여든 텐트. 밑에 보다 위가 훨씬 좋다. 밑은 좀 시끄럽다. ㅋ
주위를 돌아보며 사진도 찍고 쉬고 있다.
민서랑 정윤이 그리고 중간은 늘 사진을 찍으면 브이자를 날리는 재영이다.
신나게 사진도 찍고..멋진 상 정상을 돌아보고 있는 중..
뒤의 개구장이들도 같이 함께~~
정윤이는 이번 달팽이 여행에 처음이다. 차분하고 사진찍기를 참 좋아해서 올라가는 중간 중간 많이 찍는다.
역시 브이자를 날리는 맨발의 재영..칠부바지를 거의 하의실종 바지로 만들어 버리며 유행에 민감한 그러면서 늘 운동을 즐겨하는 친구다. 한참 멋부리는 나이니 당연하다. 늘 동생 재현이랑 같이 오는데 역시 이날도 재영이랑 싸운다..ㅋㅋ 싸우다 놀고 놀다 또 싸우고 형제 자매는 참 많이들 싸운다. 보이지 않는 자존심이 늘 싸우게 만드는가보다.
산 사나이 끼리랑 함께~~재영이가 찍어준다. 끼리가 DSLR을 가져오니 아이들이 서로 달라며 찍는다. 끼리도 아이들을 참 좋아해서 비싼 사진기도 막 내어준다. 여자들 텐트가 참 비싼데도 그냥 아이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는걸 보면 멋진 친구다. 나보고 장비자랑 많이 하는 사람들.. 과연 남을 위해서 저런 텐트를 내어줄까요? 라며 이야기한다. 새벽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노란색 텐트보고 다들 한마디씩 하고 사진도 찍기도 하는 걸 보면 비싸긴 비싼가보다. 끼리는 겨울철 산에서 자기위해 큰 맘먹고 구입했다한다.
개구장이 재현이..ㅎㅎ 재현이는 여기저기 참 잘 돌아다닌다. 막내라서 그런지 정이 많고 사람들을 잘 따른다. 때로는 지나치게 달라붙는 느낌..ㅋㅋ 내가 막내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살기위한 생존전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위로 형들이나 누나들 때문에 막내이다 보니 외면받는다는 생각때문에 늘 무엇인가 튈려고 하기때문에 그 불안감을 씻기위해 사람들이 옆에 있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편안함을 느끼는 성격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여행가다보면 이것 저것 많이 묻는다. 대답도 하고 장난도 하면서 지냈다. ㅎ
동주랑 정인.
잠시 쉬면서 여자들 텐트에 누워있으니 아이들이 와서 함께 눕는다. ㅋ
끼리랑 내가 자는 텐트가 인디언 텐트처럼 조금 넓으니 아이들이 들어와서 게임하자고 한다. 마피아 게임 그리고 삼육구, 공공칠빵. 쇼크 게임 등등 참 많이도 했다. 아이들과 여행가다보면 이런 놀이들이 참 없어졌다고 느껴진다. 게임에 거의 환장한다. ㅎㅎ 여러사람들이 어울려하는 게임들은 사회성과 창의성을 많이 키워주는데 이런 것들이 컴퓨터와 학원에 사라져 버렸다. 게임의 규칙도 바꾸고 왜 자신이 자꾸 틀리는지 생각도 하게 해주는 게임이 이제 놀러갈때만 존재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산에 와서 즐겁게 하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밖에서 끼리가 사진을 찍어준다. 역시 브리자를 날리는 민서..ㅎㅎ
활짝 웃는 정윤이..
재현이랑 정인..
다시 물도 길러오고 5시부터 아이들이 밥먹자고 난리다. ㅋ 6시쯤 되자 미리 해온 도시락 밥을 펼치고 김치도 펼치고 주메뉴 돼지 불고기랑 오리고기를 굽는다. 끼리랑 내가 정신없이 고기를 구우니 정신없이 먹는다. 밥도 얼마나 잘 먹는지..별 반찬이 필요없다. 우다닥..그러다보니 사진이 없다..ㅎㅎ
밥을 넉넉히 사오자고 했는데 거의 딱 맞게 먹은듯하다. 그래도 참 잘 먹어서 좋다. 산에서 뭘 먹어도 맛있지 않을까..ㅎㅎ
밥먹고 나서 다시 쉬자고 하니 아이들 텐트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다시 인디언텐트로 들어온다. 끼리가 옆에서 자고 있음에도 삼삼오오 모여 게임 시작..ㅋㅋ 다시 1시간쯤 게임하다 아이들끼리 모여 무서운 이야기를 한다. 정인이가 나오며 귀신이야기는 들을때는 재미있는데 막상 잘려고 하면 머리속에 상상이 되어서 잠을 못잔다며 나온다. ㅎㅎ
그래도 아이들 귀신이야기가 재미있는가보다.
밤 10시 산에서 먹는 즐거움 중 라면을 뺄 수 없지. 튀긴 라면 대신 생라면 4개를 사서 햄도 넣고 오뎅도 넣어서 먹었다. 재영이가 자다가 라면먹자니 휙 나와서 먹는다. 정신없이 라면을 먹고 한모금 국물을 먹고서야 아이들이 자기 텐트로 들어간다.
가만 있다보니 코고는 소리에 잠꼬대소리가 들려온다. 피곤했겠지..침낭 으로 들어가 잘도 잔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새벽 5시에 재현이랑 민서가 깨운다. 일출보러가자고..안돼..지금 구름이 너무 많아서 일출은 볼 수 없으니 다시 자~~그래도 아이들이 왔다갔다한다. 5시 30분쯤 라면국물에 남은 햄과 오뎅을 넣고 요리한 것을 다시 데워주니 또 정신없이 명숟갈 먹는다. ㅋ
끼리표 맛있는 아침..누룽지에다 닭가슴살 통조림에 물을 넣고 끓이니 죽이 된다. 아침먹기에 딱이다. 소금 간을 하지 않아서 싱겁지만 그래도 멋진 아침 식사다. 역시 6시에 정신없이 아침을 먹는다.
짐 정리하고 텐트 정리하고 다시 짐을 꾸리니 8시 30분..
남은 음식물은 끼리 물통에 넣고 모든 쓰레기는 배낭에 넣었다. 우리가 산에서 있었던 흔적은 몇번의 화장실을 제외하곤 없다. 산에 돌아다니다 보면 음식물 찌꺼기는 짐승이 먹는다며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귤껍질은 산짐승의 불임의 원이이 되고 쥐가 많이 발생해서 산정상에도 가끔 뱀이 나타나는 등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단다. 먹었던 것은 다시 모두 가져오는게 제일 중요하다.
내려오면서 모두 기념사진~~
내 배낭속에 쓰레기가 가득 가득..ㅎㅎ
내려오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는 정윤이
이제 목욕탕으로 직행. 산에서 사실 씻지도 못했다. 대부분 잘 안씻는단다. 그래서 신불산 등억온천에 10시에 도착..몇시간 목욕할까 물으니 여자아이들이 2시간이라고 한다. 남자아이들이 헉..하면서 30분이면 되는데라고 한다. 결국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오기.
과연 여자아이들은 몇시간 하고 나올까? ㅎㅎ 1시간 30분쯤 지나니 모두들 나온다.
언양 두울원에서 비빔밥과 칼국수를 먹고 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목욕까지 했으니 다들 배가 고팠으리라..
잘 먹는다..그렇게 산에서 하룻밤을 지새로 시내로 들어오니 엄청 덥다. 시원한 산이 다시 그립다. 정인이를 구영리에 내려주기전에 생협에 가서 간단히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집으로 모두들 태워주고 일정이 끝났다.
아이들이 8월달에는 어디갈거냐고 묻는다. 아쉽지만 8월은 꾸미가 해외에 아이들과 여행일정이 잡혀있어요..네팔갑니다.
다들 9월에 봐..
다들 피곤한지 차에서 정신없이 잔다. 하긴 나도 집에와서 잠만 잤는데..ㅋ
산에서 멋진 풍경과 텐트에서 하룻밤은 즐거운 추억으로 아이들에게 살아가는데 힘이 되기를 기원하며...
첫댓글 산정상에서 자는 느낌 어떤건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재영이 재현이는 여전히 말싸움을 하고 있었네요. 저의 기대대로 ㅎㅎ
재현이는 막내기질이 완연한 아이지요. 다른 집보다 하나 더 많은 형제인데 큰소리도 잘치고 누나들에게 대들기도 잘하구.
그래도 엄마가 고함 빽 지르면 입다물고 기죽지요. 자석처럼 맘에 드는 사람은 착 달라붙어 치대기를 좋아하지요. 불편을 호소해도 금방 또 달라붙고~~
아마 여친이 생기는 나이가 되면 덜 그럴 것 같기도 하구. 엄마인 저도 귀찮을 때가 한두번이 아님~~
그래도 달팽이 여행을 한번 두번 세번을 하면서 살아있는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 좋아요.
꾸미와 끼리 고생하셨어요.
달팽이!! 재미있었어요!! ^^ 다음에 또갈께요! 저는 초록색+검은색 안경을 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