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나는 오연병(五軟病 )이었다
밤 파도처럼 스믈스믈 기어 단였다
무간 지옥이 그만 했으랴
날 죽여 주십시요 죽여서 다시 자궁에 넣어
아무리 거센 파도에도 까닥 않는 염으로 낳아 주십시요
악을 쓰고 기를 쓰고 쓸것 다 쓰다보니
어렵쇼 일어서서 걸었다 세상을 걸었다
삼만 칠천 피트 창공을 나르며 뱉는 이웃들의 침도 맞았다
아예 염끗 뱉으라고 오장 육부 내놓고 다였다
그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내 키와 같은 사람으로
술집에 들어가면 잔치의 시작이었다
길바닥에 꾸억꾸억 토하는 세상 썩는 냄새
독할수록 향기로웠다 살기위해 향기로 웠다
유효 한판의 길은 밤이 깊을 수록 열려있었다
열려 있어도 레온 불빛만 요란스럽게 굽이칠뿐
텅 빈 길일 때가 더 많았다
더러는 신을 향해
곧 겨울이 닥쳐올 가을 새처럼 슬피슬피 울었었다
눈보라만 몰아쳤었다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
캄캄한 세상 살아 남기위해서는
걸려든 먹이를 납죽 삼키는 시간이 백분에 일초라는
씬뱅이 보다 빨라야 한다
하여 사람들은 날 아라랑치기라 했었다
망을 보는 그녀도 있었다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어차피 부유(浮遊 ) 아니던가
그녀는 모든 남성들에게 싱싱한 살덩어리를 자랑하는
페미니스트가 꿈이었다
나는 꿈이 없다 현재만 있다
꿈이란 엄동을 코타르 증후군으로 살아보지 못한 자에게만 있는 것이다
내가 약물로 허물을 벗는 동안
그녀는 성형외과에서 수로부인과 견주고 싶어
신라로 날아 갔었다 아득히 먼 신라였다
우리는 가끔 불완전 변태로 던져진 울분을 쏟고 싶어
노숙자들 틈으로
불러도 불러도 먼산바라기
아비들을 찾아 갔었다
아버지잇
겨울이었다
푸념할 아비들이 없는 외로운 겨울이었다
우리는 참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얼떨결에 언 손을 잡았다
손님을 기다리는 긴긴 시간이
궁항에서 체온을 나누게 했었다
빈자의 둥지에 새가 울었다 오연병이었다
할아비처럼 아비처럼
진눈개비 질퍽한 거리에 새 한 마리 날고 있다
어미도 신라로 날고 있다
죽을 힘을 다해
첫댓글 반갑습니다 먼섬님 혹시 6행에 억을 쓰고는 악을 쓰고가 아닌지요 ? 만이 더우시죠 대구는 살인 더위 입니다 아무쪼록 더위에 건강 하소서
맞습니다 정정 하겠습니다
대물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자들 편에서 끼적거려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