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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는 타이거 우즈,박세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이미지훈련을 한다고 들었다. 좋은 경기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훈련효과가 있다는 뜻일 게다.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2시간이 넘도록 세계적인 선수들의 모습을 관찰하면 자세교정에서 오르막 내리막 달리기,코너워크,스퍼트 요령,심지어는 물통집기 등 배울 게 많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번에는 30일 오후 9시20분에 시작되는 제9회 파리세계육상선수권 남자마라톤 관전포인트를 전하고 싶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게자헹 아베라(25)는 유연한 동작과 레이스 운영을 눈여겨 보면 좋다. 최고기록이 이봉주(2시간7분20)보다 뒤진 2시간7분54초이면서도 올림픽(2000시드니) 세계선수권(2001에드먼턴) 등 큰 대회에서 강한 것을 보면 영리하게 뛰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아베라는 아프리카 선수답지 않게 좀처럼 앞서나가지 않는다. 막판 승부처라고 판단한 후에야 스퍼트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아베라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발디니(32·2시간7분29초)도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폼을 가지고 있다. 국내동호인들이 참고로 하기에는 체형상 아프리카선수들보다 발디니가 더 나을 듯싶다. 하프마라톤과 짧은 거리 훈련을 많이해 특히 순간스피드가 일품이다.
올해 로테르담 우승자 윌리엄 키플라갓(31·2시간6분50초) 등 5명이 출전하는 케냐선수들은 모두 우승후보라 할 수 있다. 5명이 출전하다 보니 한두 명 정도를 자체 페이스메이커로 활용하면서 타국선수를 견제할 가능성이 높아 가장 신경이 쓰인다.
전문가들은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남자마라톤이 가장 우승자를 점치기 힘들다고 한다. 그만큼 쟁쟁한 선수 및 복병이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다크호스 2명을 소개하고 싶은데 바로 탄자니아의 삼손 라마다니(21·2시간8분01초)와 홈코스의 드리스 엘 이메르(29·2시간6분48초)다.
삼손은 올해 벳푸마라톤 우승자로 상승세가 놀라운 선수다. 우리 삼성팀에 탄자니아 대표인 존 나다사야가 있는데 나다사야를 통해 들은 바로는 현재 우승을 장담하고 있다고 한다. 모로코 출신의 이메르도 프랑스가 유럽기록 보유자인 베노아 제트(2시간6분36초)를 제쳐 놓고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다.
/파리에서,삼성전자 육상단 감독<매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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