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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정성서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호수
마지막으로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가슴 설레며 당신을 기다렸던 그 길을...
도시에서 사업을 하는 루오 유셍은 평생을 한 곳에서 교사로 지내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전통 장례를 고집하는 어머니의 부탁에 고심하다 부모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회상하는데. 처음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잠 못 이루던 수많은 밤, 그와 우연이라도 마주치게 된다면하는 바람으로 시간을 보내던 그 시절. 머리핀을 찾으러 며칠을 자신이 뛰어갔던 그 길을 찾아다니던 그녀는 흙 속에서 반짝이는 머리핀을 발견하는데. 눈발 흩날리는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은 '죽은 자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와 함께 눈물이 핑 돌만큼 아름다운 여운을 선사한다.
▶2000년 제50회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흑백의 색채 속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사랑이야기
사회와 체제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부여잡고 치열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투쟁하던 이의 가슴에 녹아 깃들어 있는 사랑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서 그 하나의 대답을 찾는다. 장이모우 감독은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에 이르기 까지 '오래된 화폭의 형상을 빌어 영상으로 펼쳐 놓은 사회 비판적 문제작'으로 유명하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그는 이 영화들을 통해 중국적 정서와 색채를 탁월하게 표현하며 치열하게 사회적 문제를 제기했었다. 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에서 그는 빠르게 변화해 가는 중국의 현실에 대비하여 충분히 아름다웠던 예전의 전통과 지순한 사랑, 그리고 인간의 가치에 대한 메세지를 아름다운 음악과 수려한 화면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마디로 치열하게 세상을 향해 몸부림치던 감독에게 사랑은 여전히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투영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저 유명한 유물철학자의 한사람이 '사물은 모두 변화한다'라 했던 명제를 꺼내지 않더라도, 세상과 역사의 흐름은 사람의 관(觀)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우리는 장이모우 감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위 세 작품 이후 <귀주 이야기>, <인생>, <상하이 트라이어드> 등을 내놓으며 세상과 융화 혹은 타협을 시도했는지도 모른다. 또한 1999년 베니스영화제 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책상서랍속의 동화>에서 보여 주었듯, 그는 이제 인간과 세상을 감싸안으려는 시각을 그의 관점의 중심에 두고 있지 않나 한다. 그리고 이제 이 작품에서 그는 첫사랑과도 같은 순수하기 끝없는 사랑을 자기 세계관의 중심에 놓음으로써 세상의 흐름에 고요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는 여전히 세상의 급변 속에 우리가 놓지 말아야 할 절대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흑백화면과 컬러화면의 절묘한 대조를 통해 영상의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으나, 그가 이전의 작품에 주무기로 사용했던 색채적 기교와는 완전히 차별적이다. 슬프지만 따듯함이 묻어난다.
여주인공 자오 디 역을 맡은 장쯔이(章子怡)는 우리에게 2000년 <와호장룡>을 통해 낯익은 배우다. 하지만, 이 작품이 그녀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관객들은 믿기 어려울 것이다. 샛별처럼 빛나는 연기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내 마음의 풍금>에서 돋보였던 전도연을 연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2000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이라서가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함께 메말라가는 우리의 정서에 사랑의 지순함을 일깨워 주는 수작이라는 이유로 적극 추천한다. <지코>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섬세한 터치에 분명 이 작품을 쓴 작가는 여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구성 하나하나가 아기자기 하면서 여성의 손길처럼 섬세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또 장쯔이가 이렇게나 아름다웠었나 감탄을 연발하게 하는 작품이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속에 드러난 장쯔이의 모습은 많은 다른 많은 작품들 보다 빛나게하는 작품입니다.
'딸기맛농약'님 영화를 고르는 센스가 정~말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