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夏)나라 걸왕은 악독하고 탐욕스러웠으나 남다른 힘과 지략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걸왕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마침내 하나라를 멸망케 만든 여인이 바로 매희이다. 매희는 걸왕이 정복한 오랑캐의 유시씨국(有施氏國)에서 진상품으로 바쳐진 여인인데 걸왕은 그녀를 보자마자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매희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보석과 상아로 장식한 요대(瑤臺)라는 궁전을 짓고 옥으로 만든 침대에서 밤마다 일락에 빠졌다.
걸왕은 그녀의 소망에 따라 전국에서 선발한 3000명의 미소녀들에게 오색 찬란한 옷을 입혀 날마다 무악을 베풀기도 했다.
또 무악에 싫증이 난 매희의 요구에 따라 궁정 한 모퉁이에 큰못을 판 다음 바닥에 새하얀 모래를 깔고 향기로운 미주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못 둘레에는 고기로 동산을 쌓고 포육으로 숲을 만들었다. - 주지육림(酒池肉林)
걸왕과 매희는 그 못에 호화선을 띄우고, 못 둘레에서 춤을 추던 3,000명의 미소녀들이 신호의 북이 울리면 일제히 못의 미주를 마시고 숲의 포육을 탐식하는 광경을 구경하며 희희낙낙 즐겼다.
또한 걸왕에게 충성스런 마음으로 나라를 바로 잡으라고 호소하는 충신들은 모두 죽음을 당하거나 쫓겨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