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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0 (월) 15:03 경향게임스 |
[게임 스쿠프] '금기게임' 인기폭발 | |
그리스 신화에서 모든 신들의 신인 제우스가 판도라에게 ‘절대 열지 말라는’ 말과 함께 건내준 상자가 ‘판도라의 상자’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자 죄악과 재앙이 튀어나와 세상에는 희망만이 남았다는 이 그리스의 신화는 후세에 절대 건드려서는 안될 ‘금기’ 즉 ‘불문율(不問慄)’로 통용된다. '금기 게임 가이드 라인 변화해야' VS '불법 게임물 단속 강화' 금기가 깨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넘어서서는 안된다는 가이드 라인이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 문화계 뿐만 아니라 종교계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금기들이 깨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온라인상에 불어닥친 ‘엽기문화’는 이런 추세를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엔 게임계에도 이런 금기가 무시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의 금기는 폭력, 섹스, 전쟁, 종교 등의 묘사다. 그중에서도 과도한 폭력의 묘사나 선정적인 화면은 국내에 유통되는 게임들이 가장 피해야할 금기다. 남, 북 분단이라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건들이는 것도 금기다.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한다거나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묘사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종교적인 금기도 있다. 종교에 대한 모독이나 일반적인 선과 악의 개념과 대치되는 발상이 그렇다. 금기 깨지는 추세 게임업계의 금기게임 바람이 불고 있다. 금기게임이라하여 사회적으로 국내 유통이 허락되지 않은 게임들이 온라인 유통을 통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론 ‘그랜드시프트오토(Grand Theft Auto)’시리즈, ‘포스탈’ 시리즈, ‘스테이트 오브 이머전’, ‘감금’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GTA’시리즈는 금기게임 중 국내 게이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게임으로 이 게임의 주인공은 보스의 명령을 받아서 조직의 더러운 뒷일을 손보는 초보 깡패로 등장한다. 사람들의 잠재적 폭력성을 게임을 통해 해소한다는 컨셉을 내세운 게임이다. 현실적인 폭력을 게임으로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길을 가다 마음에 안드는 행인을 만나면 그냥(?) 때릴수도 있으며 신호등을 무시하고 반대로 차를 몰고 갈수도 있다. 횡단보도는 물론이고 인도로 차를 몰 수도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도 싸울 수 있다. 이쯤되면 금기를 다뤘다기 보다 반 사회적인 게임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GTA’ 시리즈의 대표작 ‘GTA3’ 와 ‘GTA 바이스시티’는 무려 2천만장 이상이 팔렸다. 과도한 폭력, 살인 등의 요소로 미국 이외 국가에서는 대부분 수입금지 판정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인기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금기시되고 있는 부분을 제외한 게임의 완성도면에서는 대다수의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국내 유통사 조이온이 PC판 수입신청을 했지만 보류판정을 받았고 비디오게임용(PS2) 역시 보류판정으로 사실상 정상적인 방법으론 국내 수입이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GTA’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고 소리소문없이 몰래 유통되고 있다. 비슷한 류의 게임으론 자이캣 인터렉티브에서 제작한 레이싱게임인 ‘카마게돈 3 TDR 2000’을 들 수 있다. 이 게임도 살인이 자연스럽게 노출된 게임의 하나다. ‘카마게돈’ 시리즈는 항상 아무런 이유 없이 지나가는 행인을 자동차로 들이받는 극단적인 폭력을 통해 살인을 일삼는 게임이다. 물론 이 게임도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진 않았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선 꼭 해봐야할 추천 게임중에 하나다. ‘GTA’시리즈와 ‘카마게돈’시리즈 말고도 최근엔 ‘스테이트 오브 이머전’, ‘포스탈’ 시리즈, ‘데드 투 라이츠’도 게임매니아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선정성 내용도 많아 폭력적인 소재외에도 성에 대한 일탈을 다룬 게임들도 있다. 성을 소재로 한 금기게임들은 대다수 일본 성인용 게임들로 최근엔 지하철 성추행, 강간 등 자극적인 내용을 다룬 게임들이 대거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왠만한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인터렉티브 플레이 VR’, ‘감금’, ‘미행’ 등의 게임은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다. 일본 성인용 게임은 18세이상 판정을 받아 정식으로 출시된 것도 있다. 엘프사의 ‘동급생’ 시리즈와 F&C의 ‘피아캐롯’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예. 하지만 ‘동급생’ 시리즈와 ‘피아캐롯’ 시리즈는 문제가 되는 장면은 삭제조치하거나 시나리오를 변경시켜 국내에 출시됐다. 종교적인 금기게임들도 대거 국내에 상륙했다. 종교적인 문제로 국내에 출시가 금지됐던 대표적인 게임은 ‘던전키퍼’ 시리즈. 이 게임은 주인공이 악마가 돼 지옥을 침략한 인간과 천사들로부터 지옥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화제가 됐다. 종교적인 금기게임으론 가장 널리 알려진 게임이다. 플레이스테이션2용 게임 ‘블랙매트릭스’는 기독교의 사상을 정반대로 해석한 게임이다. 하얀 날개를 가진 천사는 노예이며 비천한 자로검은 날개를 가진 악마는 주인이고 고귀한 자로 묘사된다. 특히 선과 악의 개념이 완전히 반대로 그려진다. 7개의 미덕은 분노, 질투, 게으름, 폭식, 강욕, 교만, 욕정이며 7개의 대죄는 자유, 정의, 인권, 약자, 우정, 평등, 사랑이다. X박스용 게임 ‘격투초인’도 종교적인 이유로 금기게임으로 분류됐다. 이 게임은 특정 종교를 비하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져 있어 발매 후 다시 전량 회수되는 사태를 겪었다. 그러나 이들 게임도 입소문을 타고 국내 게이머들에게 소개됐다. 각 나라마다의 독특한 상황과 문화가 금기게임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남과 북의 긴장상태가 금기게임의 잣대로 작용한다. 한반도를 전쟁지대로 묘사하거나 남과 북의 긴장상태가 소재가 된 게임이 그렇다. 대표적인 게임으론 ‘팔콘 4.0’을 들 수 있다. 현재 정식으로 출시된 이 게임은 1999년 출시됐으나 2001년까지 한반도를 전쟁터로 묘사한다는 이유로 출시를 금지당했다. 그러나 국내 출시가 금지당했던 시절부터 이 게임은 약 5만여명의 동호인을 보유할 만치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히든 앤 데인저러스’ 등이 남, 북 대치상황을 그렸다는 이유로 수입 금지처분을 받았다. 종교적 금기를 깨기도 최근들어 국내에 정식수입허가를 받지 않은 금기게임들이 대거 게이머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접 주문이 가능해졌기 때문. 국내에 정식출시가 안된 게임도 해외쇼핑몰을 이용하면 쉽게 게임을 구입할 수 있다. 일본의 성인용 게임 또한 개인이 일본에서 구매하거나 또는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퍼지고 있다. 이렇게 들어온 금기게임들은 불법복제품으로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다. 비디오게임기의 보급이 확산된 것도 금기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이 늘어난 이유다. ‘GTA’시리즈, ‘격투초인’ 등은 비디오게임기용 타이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평론가 박상우씨는 “국내에 출시되지 못한 게임들만을 전문적으로 찾는 게임매니아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금기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점차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금기게임들이 담고 있는 폭력, 살인, 성 묘사의 수위가 일정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조명현 위원장은 “사회적 금기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며 “인터넷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불법게임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Side Story ] 세계 각국의 대표적 금기게임들
■ 일본
또한 미니게임으로 배를 직접 조종해 북한의 대포동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벗어난다는 것도 북한의 군사도발위험을 상기시켜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 네덜란드 발매금지 운동을 촉발시킨 동성애자 대상의 한 현지 신문 편집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불쾌한 심정”이라며 “네덜란드에는 성적기호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있는 만큼 발매중지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검찰당국에 탄원서를 내는 한편,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로비를 펼치기도. 한편 런닝위드시저의 사장은 이에 대해 “결단코 동성애자를 차별한 것이 아니다”며 “단순한 게임으로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 이스라엘
익명으로 표시한 23세의 이 개발자는 해당 게임 사이트에 “자폭테러를 찬성하는 것이 아닌 풍자”라며 보다 고도의 게임으로 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이 게임의 조회수는 75만회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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