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길 에콰도르
■방송일정
기 획 : 김 민 PD
방송일시 : 2011년 10월 24일(월) ~ 2011년 10월 27일(목)
담당피디 : 탁재형 (김진혁 공작소) / 담당작가 : 박희경
출연자: 김한민 작가
■기획의도
안데스 고원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에콰도르는
한정된 국토 내에 놀라울만큼 다양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남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북부 잉카제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키토엔
인디오의 전통 문화와 식민지 시절의 아픔이 교차하고,
아마존으로 흘러드는 나포강은 하얀 물살을 내뿜으며 으르렁거리는가 하면
안데스의 산맥들은 위엄 있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굽어본다.
스페인 군대가 처음으로 상륙한 땅에서,
잉카의 마지막 황제 아타왈파의 슬픈 죽음을 바라봐야 했던 인디오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남미대륙의 축소판,
에콰도르로 떠나본다.
여행 큐레이터: 김한민
글/그림 작가
문화공간 ‘숨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전 페루 치끌라요 기술대학 교수
저서 : 그래픽 노블 <유리피데스에게>, <혜성을 닮은 방> <공간의 요정> 등
■ 구성내용
1. 꾸이아베노 정글탐험
안데스 산맥의 동쪽, 아마존 유역의 저지대는 에콰도르 사람들에게는 오리엔떼(동쪽)로 알려진 무성한 열대 우림으로 거의 통과하기 불가능한 지역이다. 아마존의 본류 자체는 에콰도르를 지나지 않지만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한 모든 강들은 아마존으로 흘러 드는데. 안데스와 대비를 이루는 거대한 열대우림의 자연과 정글의 인디오들을 만나보자.
외국 회사들이 아마존으로 석유를 채굴하러 오면서 생겨난 신도시 ‘라고 아그리오’에서 세시간을 달려 도착한 ‘꾸이아베노(cuyabeno)' 보호구역. 살아있는 시조새 ‘호아친’과 희귀한 나비떼, 올빼미원숭이 등 살아있는 자연을 만끽하고, 악마의 집이라는 별명을 가진 거대한 ‘세이보 나무’가 빚어내는 장관을 마주한다. 예로부터 커피와 유까를 재배해온 케츄아족의 마을 ‘샤야리’는, 최근 외국계 석유회사들에 대항해 생태 관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구안따’와 ‘타피르’ 등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존하고 마을과 정글을 지켜내려는 케츄아족 사람들과 함께, 생존을 위협받는 아마존 동물들의 내일을 생각해본다.
2. 구름의 놀이터, 바뇨스
지리학자이자 탐험가 훔볼트는, 에콰도르를 여행하는 것은 적도에서 남극까지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만큼 다양한 기후와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라는 것. 안데스 산맥에서도 화산이 가장 많은 나라 에콰도르. 그중에서도 바뇨스는 화산과 온천의 도시로 유명한 곳. 도시 이름부터가 ‘목욕탕’이라는 뜻이다. 인구 만 명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지만, 그 안엔 진기한 자연풍광과 더불어, 이 자연을 즐기는 수백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에콰도르에서 가장 높은 폭포 ‘아고얀’을 케이블카와 캐노피로 왕복해보고, 바뇨스의 유명한 주전부리, 사탕수수 엿 ‘멜꼬챠(melcocha)’의 맛도 느껴보자. ATV(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향한 곳은, 활화산 ‘퉁구라구아’가 보이는 전망대. 불의 목구멍을 뜻하는 ‘퉁구라구아’는, 지난 4월에도, 용암을 분출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던 곳이다. 18세기 말, 화산 폭발 당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그림과, ‘초레라 델라 비르헨 (성녀 폭포)’에서, 화산이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재앙을 면해온 지역민들의 굳건한 믿음을 엿본다.
마지막 목적지는, 모한다 산. 백두산의 천지처럼, 분화구에 만들어진 모한다 호수의 장관을 바라보며 푸야푸야 봉우리(4263m)로 향한다. ‘푸야’는 현지어로 구름을 뜻한다. 이름에 걸맞게 사시사철 구름에 휩싸여있는 푸야푸야 정상에서, 구름 속의 산책을 즐기며 그간의 여정을 돌아본다.
3. 안데스의 아프리카, 쵸따
1553년 스페인 정복시대, 아프리카에서 페루로 팔려나가던 흑인 노예선이 좌초되면서 탈출한 노예들은 에콰도르의 에스메랄다 해안에 정착했다. 예수회에 속했던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로, 또는 사금 채취를 위한 노예로, 다양한 경로로 이주해온 아프리카의 후손들은, 남미 곳곳에서 집단 공동체를 이루며 그들 고유의 문화와 전통, 풍습을 유지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인구 3~5퍼센트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주된 거주지 중 한 곳은 쵸따 계곡(Valle de Chota). 아프로 에콰토리아노라 불리는 이들의 독특한 문화는 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스까리야 마을은 진흙이라는 재료만 다를 뿐, 아프리카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흑인 형상의 가면과 조각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함께 가면을 빚고, 신나는 봄바 리듬에 맞춰 춤을 추다보면 이곳이 남미인지 아프리카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 또 쵸따 계곡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변을 일으킨 에콰도르의 첫 16강 진출 당시, 국가대표선수 5명이 이곳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까르푸엘라 마을에서, 자연을 닮은 건강한 아이들과 축구를 즐겨보자. 마지막으로 역시 흑인 비율이 높은, 이바라(Ibarra) 시의 설립기념 축제에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만남을 만끽해본다.
4. 두 정복자- 잉카와 스페인
잉카의 마지막 황제 아타왈파가 정복자 피사로에게 자신의 몸값으로 약속한 것은 방 안을 가득 채울 분량의 황금이었다. 그는 약속을 지켰지만 처참하게 교수형 당하고 말았다. 식민지 시절의 약탈금으로 찬란하게 치장한 교회가 즐비한 키토의 올드 타운에선 비극과 번영이 교차하던 식민지 시절의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키토의 상징, 높이 180미터의 파네시요 언덕에는, 용 또는 뱀을 짓밟고 있는 성모상이 있다. 묵시록의 악을 제압하는 성모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서구적 시각과 달리, 뱀을 신성시하고 숭배하는 잉카인들의 입장에서는, 스페인 정복자들에 대한 아픈 역사를 담은 것이기도 한데.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는, 민중화가 과야사민 미술관에서 역사 속 약자들의 아픔과 슬픈 역사를 돌아본다.
한편 에콰도르의 북쪽, 잉카피르카(ingapirca)는, 에콰도르에서도 가장 보존상태가 훌륭한 잉카 유적지다. 끼추아어로 ‘잉카의 벽(잉카의 중요한 요새)’을 뜻하는 잉카피르카. 인디오 까냐르 족을 물리친 잉카의 황제는 이곳에 북부 지역의 민족을 관리하고, 태양 숭배 신앙을 확대시키려는 목적으로 잉카피르카를 조성하고, 태양의 신전을 건설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원주민 까냐르 인들이 숭배했던 달과 집터가 고스란히 보존돼있는 잉카피르카. 두 개의 건축양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한때 이 땅을 지배했던 두 개의 세력, 스페인과 잉카는 인디오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들어보고, 남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역사속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모습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