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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한 뒤 갑자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자고 일어나도 잔 것 같지 않고 몸이 개운하지 않으면 일단 수맥을 의심해 보세요.” 수맥전문가 황영희(44`여`
사진)씨의 조언이다.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는 보이지 않는 여성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분야가 여전히 많다. 그 중 하나가 수맥이다. 그녀가 수맥탐사봉(엘로드)을 들고 수맥탐사에 나서면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 한다.
“수맥탐사가라고 하면 흔히 나이 많은 남자를 떠올리게 됩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가 수맥탐사봉을 들고 다니면 많은 사람들이 정신 나간 것으로 오해 했습니다.”
황씨가 수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릴적 겪었던 남다른 경험 때문이다. “유난히 병치레를 많이 했습니다. 물먹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고통스러웠고 늘 어지러웠습니다. 기운이 없고 맥이 빠져 정상적인 공부가 불가능했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도 특이한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학창시절 체육시간에는 늘 교실을 지키는 아이였다고 했다.
어렵게 고교를 졸업한 뒤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황씨는 결국 요양을 위해 지리산 근처 암자로 들어갔다. 절에 가자마자 그녀는 그동안 자지 못했던 잠을 한꺼번에 보충하듯 1주일 동안 시체처럼 누워 잠만 잤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생활하니까 아픈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몸이 좋지 않았던 것은 수맥 때문이었습니다. 어릴적 제가 기거하던 방이 우물을 메운 터 위에 있었습니다.”
황씨는 암자에서 오랫동안 기와 수맥에 대해 공부한 스님을 만나면서 수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스님을 따라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수맥에 대한 지식을 익혔다. 그러다 수맥파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수맥파 차단에 좋다는 10여가지 광물을 모아 곱게 깬 뒤 요밑에 넣고 잠을 잤는데 혈액순환이 잘되고 손발저림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절에서 내려온 뒤 본격적으로 수맥 공부를 하면서 수맥파 차단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각고의 노력 끝에 1997년 건축자재용 수맥파차단제를 개발했다. 2000년에는 (주)네오파워웰빙을 설립, 전국 건설현장에 ‘푸라나칸’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푸라나칸’은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로 ‘인체의 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건축용 부직포 위에 수맥파차단물질을 발라 만든 것이다. 2004년 8월 발명특허를 획득했으며 2005, 2006년 연이어 특허청장상을 받았다.
때 마침 건축현장에 웰빙 개념이 도입되면서 ‘푸라나칸’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지금까지 전국의 아파트 50만호에 적용됐다. 빌딩`주택`병원`학교`공장 등을 짓는데도 납품했다. 현재 고정적으로 거래하는 대형 건설업체만 12곳에 이른다.
“수맥파는 뇌파를 교란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 아픈 증상이 대표적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몸은 대부분 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물과 물은 서로 공명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 몸이 수맥에 영향을 받는 이유입니다. 수맥파는 극저주파로 350m까지 수직상승한다고 합니다. 고층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도 아파트 지하에 흐르는 수맥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황씨는 “수맥을 탐지하는 탐사봉은 전도성이 좋은 금, 은 또는 동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일반인들도 수맥탐사봉만 있으면 수맥을 찾아낼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했다. “수맥을 정확히 찾아내기 위해서는 기감이 발달해야 합니다. 훈련을 통해 수맥 탐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뇌파를 안정시키는 명상 등이 도움이 됩니다. 수행자들이 수맥탐사를 잘하는 이유입니다.”
그녀는 전문가 도움을 받지 않고 난화분과 애완용 강아지를 이용하면 가정에서도 쉽게 수맥을 탐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개는 수맥이 흐르는 곳에서는 본능적으로 잠을 자지 않는다고 한다. 개를 안방 침대 위에 올려 놓았는데 잠을 잘 자면 수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난도 수맥이 지나가는 곳에 두면 잎이 누렇고 변해서 시들해진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3월부터 대구한의대 평생교육원에서 ‘수맥상담학 최고지도자과정’ 강사로 나선다. 건설경기 침체로 사업이 한가한 요즘 그녀는 수맥 상담을 위해 사무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현재 수맥은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실생활에도 많이 응용되고 있습니다. 수맥은 더 이상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 선조들이 실천해 온 생활과학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수맥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