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2012년 3월 8일 제가 실습하는쪔나움 성당에서 큰 행사가 있었어요.
이 곳에서는 그 날의 행사를 '찬 품 '이라고 부르지요.
('찬'- 스님들에게 사용하는 용어로 '먹는다'는 뜻/'품'- '지역'을 뜻함)
이제 곡식들을 수확하는 기간이 끝나서
모든 열매에 대한 추수감사제를 드리는 예식이랍니다.
원래는 스님들이 마을마다 돌아다니면서 예식을 주관하는데
쪔나움까지는 스님들이 바빠서 올 수가 없었대요.
그래서 8년전부터 이 곳 쪔나움 성당에서
그 불교예식을 가톨릭으로 토착화해서
해마다 이 마을의 큰 축제로 이어져 오고 있답니다.
전체 예식은 추수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동네를 돌면서
올 한해의 평화와 새로 시작하는 한 해의 농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축복을 빌어주며 서로 물을 뿌려주는 순으로 이어졌어요.
우선 시작으로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추수 감사 미사를 드렸어요. 이렇게 열매들을 봉헌했답니다.

밧덤벙 교구의 키케주교님과 사제들 또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온 예수회 손님 사제들, 영국에서 온 밧덤벙 교구 후원자들 등 많은 분들이 함께 하셨어요.

미사 가운데는 복음 낭독과 함께 농부가 씨를 뿌리는 퍼포먼스도 있었답니다.

미사가 끝난 후 쪔나움 성당안에 지어진 새 건물 축복식이 있었는데요, 이 건물은 유치원 아이들이 식당으로 사용할 목적과 큰 행사에 손님을 맞이할 강당으로 지어졌어요.
대구대교구에서 해외선교지에 보내는 도움의 손길에 큰 힘을 입었답니다.
이렇게 경운기같은 차를 타고 (이 곳에선 '꼬윤'이라고 불러요) 동네를 돌아요. 음악도 크게 틀어 신나게 춤을 추면서 다닌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그러면서도 모두 기뻐하며 이 예식이 이루어집니다.
모두들 물에 흠뻑 젖습니다. 마치 세례를 떠올리게 하지요.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기쁘게 이 축제를 즐기는 아름다운 사제들과 함께
연신 싱글벙글 좋아라 하는 아이들의 예쁜 미소와 함께
이 날 모든 순간을 함께 한 이레네 수녀님과 저는 이 날과 사람들의 풍경 그리고 신성한 예식에 임하는 더 신성한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감동이 얼마나 컸는지 모른답니다.
이 날 온 몸이 물에 푹 젖도록 그토록 물세례를 많이 받았으니
올 한 해 저희 캄보디아 공동체도 하느님의 축복으로 당신 뜻 안에 모든 일이 평화로이 잘 이루어져 갈 수 있겠지요?
그리 믿어보며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또 살아가겠습니다.
^^
참, 이 아이들과 청소년들, 어른들은 예식이 다 끝나고 본당에 돌아와서도 한참동안 마당에서 춤을 추었어요.
이들과 더 잘 어울리기 위해선 햇빛에 지치더라도 방긋 웃으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체력과
캄보디아 전통음악에 맞추어 몸을 자연스럽게 흔들수 있는 춤실력을 키워야겠구나 싶기도 해요. ^^
-프랑소와즈 수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