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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와 소득부담 줄여야, 농촌이 산다” | ||||||
지역 농축산물 지역에서 소비…건강한 농촌의 지름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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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중심으로 농산물 가공·판매 건강한 원칙 통한 생산으로 판로 확대 농촌에서 소농·가족농들이 하는 고민은 농산물 판로에 있다. 급변하는 농산물 가격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는 농가소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과 흙살림 등이 하고 있는 제철꾸러미가 있다. 농산물을 소포장해 정해진 날짜에 소비자들에게 발송하는 방법은 소농들의 농산물 판매와 운영과정에서 협동 정신이 묻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완주농협을 시작으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거나 정기적 장터를 열기도 한다. 이미 성주에서는 참살이공동체가 참외농가들을 중심으로 생산 및 포장, 유통 등 공동생산·판로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고, 춘천농민한우는 소를 키우는 농가들이 모여 식당을 개업해 유통비와 마진을 줄여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서 결성된 ‘제터먹이협동조합’은 지역의 먹거리 고민과 농업순환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결성된 협동조합이다. 농촌의 생산자들과 지역의 소비자들은 제터먹이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농촌이 활력을 되찾고, 소농을 중심으로 생산된 농산물의 가공과 판매를 통해 소득안정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천안, 서천, 홍성, 부여에서 산란계 농장을 경영하는 ‘도농더하기’는 소농들을 중심으로 공동판매와 생산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축산계열화의 확대와 대기업의 유통망 독점으로 소농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지만,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NON GMO·자급사료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명래 기자> 아산 제터먹이협동조합 기업화되고 있는 농업 현실에서 고령농과 소농은 농산물 판로와 적은 소득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일부 소농들은 농산물을 제값에 팔고, 안심하고 농사짓기 위해 ‘협동’과 ‘연대’로 어려움에 맞서고 있다. 충남 아산시 음봉면 농민들은 안전한 지역 먹거리 구축과 농촌회생이라는 두 가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하면서 이를 통해 농가 소득을 보전하고, 공동체를 살리는 실험을 행동으로 옮겼다.
지난해 3월 뜻을 같이 하는 음봉면 농민들과 지역 사람들이 ‘아산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제터먹이협동조합)’을 출범했다. 소농과 고령농, 마을단위의 공동체를 살리는 협동조합을 면단위부터 실행하고자 한 것이다. 제터먹이협동조합은 최소한 아산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가공 판매하고, 이들이 로컬푸드 매장과 급식을 통해 아산지역에서 소비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계약재배나 농산물 가공을 늘려 안정적인 소득원을 창출시키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콩나물 콩이 대표적이다. 제터먹이협동조합은 음봉면의 콩을 원재료로 한 콩나물 생산계획을 세워 지난해 2월 생산자를 조직하고,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의 콩나물 공장을 임대했다. 가을에는 전량 수매하겠다는 조건을 걸고 원하는 농민들에게 종자를 나눠줬다. 이 지역에서는 그동안 텃밭이나 논두렁에 일반 콩을 심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제터먹이협동조합이 콩나물 콩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제터먹이협동조합은 몇 가지 원칙을 내걸었다. ▲음봉면에서 재배 할 것 ▲콩 농사는 2,000평 이하로 할 것 ▲농약이 검출되지 않아야 할 것 ▲1년에 두 차례 있는 생산자 교육에 반드시 참석 할 것. 이렇게 네 가지 원칙을 세워 생산 농가를 조직했다. 이 원칙을 기본으로 지난해 콩나물 콩 가격을 최저 6,000원으로 정하고 가을에 수매하기로 했다. 지난해 콩 시세는 1kg당 3,000원에서 4,000원대였지만 제터먹이협동조합은 약속대로 전량 수매해 농민들에게 시중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들였다. 장명진 제터먹이협동조합 부이사장은 “소농들이 농촌에서 살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결국 소농이 무너지면 농업이 무너지는 것이다. 음봉면 조합원들과 콩 수매가를 결정할 때 최저가격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것은 판로에 대한 부담과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가을,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콩은 올해 생산되는 제터먹이협동조합 콩나물의 원료 콩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도 콩나물 콩을 약정해 최저가격을 보장해주고 가을이면 협동조합에서 전량 수매한다. 제터먹이협동조합이 콩나물 콩을 수매하면서 마을 곳곳 빈터에도 콩나물 콩을 심고 있다. 장 부이사장은 “지난해부터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콩으로 콩나물을 기르는 데 성공했고 메주콩도 심도록 해서 이 원료로 가공식품을 만들 계획이다. 콩에 우리가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추장, 된장 등을 만들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게 콩이고, GMO를 원료로 한 장류들이 난립한 시장에서 콩의 생산기반을 시작으로 우리 먹거리를 지키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제터먹이협동조합이 올해 중점을 두는 부분은 마을공동체를 통해 마을 사업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미 마을 이장들을 만나 1차 조사를 마쳤고, 마을 특징을 파악했다. 이효희 제터먹이협동조합 상무이사는 “음봉면이라도, 고령화된 농촌에서 남아있는 사람들이라도 ‘우리의 삶을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결하고자 한다. 마을 공동체가 활발해지고 농민 소득이 보장되는 건강한 농촌을 만드는 것이 남아있는 사람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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