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당시 중산간 마을 가운데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던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에 4.3위령탑이 세워졌다.
조천읍 와흘리(이장 천창수)는 26일 오전 11시 와흘리 운동장 동쪽에서 4.3위령탑 제막식을 갖고 당시 공권력에 의해 학살된 135명의 원혼을 달랬다.
학살터로 알려진 고평동과 수기동 '물터진골'은 지난 2001년 도내 처음으로 설치된 '잃어버린 마을 표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으로 주민들은 58년만에 비로소 원혼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위령탑과 135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를 세웠다.
와흘리는 1948년 4.3당시 3개 마을 중 고평동.수기동 주민 모두를 포함해 본동 일부 주민 등 135명이 공권력에 학살되면서 전소돼 마을 자체가 사라진 곳.
이후 1954년 다시 마을 주민들이 재건해 현재 본동을 중심으로 상동, 고평동, 초록동, 전원동을 합해 310가구에 주민 7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날 4.3위령탑 제막식에는 김태환 지사, 김우남 국회의원, 김영훈 제주시장을 비롯 김행담.김완근 도의원, 김두연 제주4.3사건희생유족회장,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천창수 와흘리장은 제막사를 통해 '이제 제주 4.3이 억울한 역사에서 벗어나 영령들의 명예가 하나 하나 회복되고 있다"며 "고난과 역경 질곡의 세월을 묵묵히 살아오시면서 근대화를 이룩하신 우리 마을의 기둥이시자 등불"이라고 원혼들의 넋을 달랬다.
김영훈 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공권력에 의해 어처구니없이 희생 당한 역사가 제주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늦게나마 위령탑이 세워져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을 추도하며 삼가 명복을 기원하다"고 말했다.
천창수 와흘리장은 "4.3위령비가 세워진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희생자 2명의 이름을 넣어달라고 해서 추가로 두 원혼의 이름을 넣기로 할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많았다"며 "당시 중산간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던 곳이었지만 반세기가 훨씬 넘은 후에야 억울한 한을 달래게 됐다"며 의미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