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31 (토) 경북 봉화에 백두산 호랑이가 산다
숨 쉬는 공기의 맛이 달랐다. 보다 낭만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도는 바람에서 달콤한 향기가 났다. 경상북도 내륙 깊숙이 자리한 봉화군. 백두대간 청정한 계곡을 달리는 기차가 있고, 백두산호랑이를 만날 수 있으며, 항일 독립운동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도시. 춘양목 내음 그윽한 봉화에서의 1박 2일은 즐거웠다. 그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단 한 번의 포효로 하늘을 나는 까치와 까마귀까지 숨죽이게 만드는 거대한 짐승. 사방 1천 리 밀림을 통치하는 호랑이는 예부터 '신령스러운 동물'로 불렸다. 바로 이 호랑이를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만났다. 백두대간이란 북쪽 백두산에서부터 남쪽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긴 산줄기를 지칭한다. '한국 생태계의 보물창고'로도 불리는 이 공간의 한가운데 조성된 것이 바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총면적이 5천179㏊로 아시아 수목원 중 가장 크다.
수목원은 돌과 고산식물을 조화롭게 배치한 '암석원'과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만병초원', 백두대간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꼼꼼하게 관찰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높은 '백두대간 자생식물원'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갖춰 남녀노소 모두의 관심을 받는다. 지하 46m 터널 속엔 야생 식물종자 저장시설도 마련했다. 기후 변화와 자연 재해로부터 산림생물의 다양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다.
약용식물원과 수변생태원, 야생화 언덕과 무지개정원 등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지만, 이 수목원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으는 곳은 누가 뭐래도 '호랑이 숲'이다. 당당한 자태를 드러내는 백두산호랑이 2마리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흔하게 다가오는 기회가 아니다. 수목원 입구를 출발해 5분쯤 트램(Tram)을 타고 돌틈정원에서 내려 숲길을 800여m 올라가면 형형한 눈빛에 검은 줄무늬가 인상적인 백두산호랑이들이 방문자를 반긴다.
땡볕이 내리쬐는 오르막길을 20분이나 걸어갈 때는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좁은 동물원 우리 속이 아닌 널찍한 풀밭을 유유히 오가는 230kg의 '진짜 백두산호랑이'를 지척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힘겨움과 더위는 어느새 잊게 된다.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모습조차 '품격 있는 황제'와 닮았다. 흔들리는 꼬리의 움직임까지 기품이 넘쳤다. 지구 위에 존재하는 호랑이 중 몸집이 가장 큰 백두산호랑이는 흥미롭게도 아이들보다 40~50대 어른들이 더 좋아했다. 아마도 할머니의 옛 이야기 속에 가장 자주 등장하던 친숙한 동물이어서가 아닐까.
기차는 '낭만'과 '향수'를 부르는 교통수단이다. 철길을 따라 눈부시게 나타났다가 아스라이 사라지는 풍광은 저마다 지나온 먼 과거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경북 봉화군 분천역과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사이를 오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도 마찬가지. 맑고 깨끗한 계곡을 따라 질주하는 이 기차의 별칭은 'V-train'. 영어 대문자 V는 계곡의 형상과 닮았다. 무더운 여름에 추운 겨울을 상상하게 해주는 봉화군 산타마을. 분천역 앞에 자리한 그곳에서 세상 가장 유명한 사슴 '루돌프'와 사진을 찍은 아이들은 산타클로스의 안내에 따라 분천역 플랫폼에 모여들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서였다. 누구랄 것 없이 입가엔 웃음이 가득 매달렸다.
산타클로스의 옷처럼 새빨간 열차는 아기자기한 장식을 더해 철암까지 달리는 1시간 남짓의 시간을 지겹지 않게 해준다. 중간중간 친절한 안내 방송은 물론이고,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땐 흥겨운 음악과 객차 천장에서 빛나는 야광 장식이 꼬마 손님들의 탄성을 부른다. 잠시 정차하는 승부역에선 고소하게 삶은 옥수수와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먹고. 분천역이 아이들의 '행복 공간'이라면, 철암역은 나이 지긋한 관광객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다.
역 지척에 위치한 철암탄광역사촌은 1970~1980년대 탄광마을을 고스란히 재현해 '가난했지만 따스함을 잃지 않고 살았던' 과거 모습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당시 사람들이 드나들던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갤러리와 박물관으로 꾸민 게 소박해서 더 눈길을 끌었다. 철암에서 분천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을 보내는 데 최적의 장소이기에 망설임 없이 추천한다. 지난 2013년 운행을 시작한 개방형 관광열차인 '백두대간 협곡열차'의 인기는 겨울만이 아닌 여름에도 높았다. 활짝 연 차창으로 들어온 시원한 바람이 달아오른 얼굴을 매만져 주는 색다른 기차여행이었다.
오후 늦게 찾아간 봉화읍 해저리(海底里). 고즈넉한 풍경 속에 해가 지고 있었다. 붉은 석양이 만회고택(晩悔古宅) 뒤편으로 사라지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요민속자료 제169호인 만회고택은 1690년 춘양목으로 지어진 기와집이다. 조선시대 높은 벼슬에 오른 이들이 많이 나온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한국 독립운동사의 '주목할 만한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이 집에서 일어났으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집의 주인은 심산 김창숙(1879~1962)과 의성 김씨 혈족이었다. 양심적인 교육자이자 독립운동에 열정을 바쳤던 심산은 만회고택 명월루(明月樓)에서 <파리장서>(巴里藏書·1919년 김창숙을 포함한 유림들이 파리 평화회의에 보낸 독립탄원서)의 초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운 좋게도 바로 이 명월루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현재 고택을 지키고 있는 만회의 후손 김시원 씨는 "17명의 독립유공자가 배출된 마을에서 생활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명월루를 포함한 집 곳곳에 여전히 살아있는 선조들의 우국충정을 잊지 않았다"는 말을 들려줬다. 바람이 자유롭게 오가는 시원한 명월루. 잠을 청하려 누웠다. 휘영청 밝은 달이 산과 들, 동네의 크고 작은 고택들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심산이 <파리장서>를 쓰던 그날 밤도 분명 달은 환했으리라.
봉화군은 100개가 넘는 정자(亭子)를 가진 지역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경치가 수려하다는 이야기다. 곳곳에 자리 잡은 정자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준다. 봉화읍 닭실마을의 청암정(靑巖亭)은 조선 중기의 학자 충재 권벌(1478~1548)이 1526년에 세웠다. 푸른 이끼가 낀 커다란 거북 모양의 바위 위에 올라선 미려한 정자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마당에서 정자로 건너가는 좁은 돌다리 또한 운치가 있다. 안내해준 사람의 설명에 따르면 정자를 둘러싼 연못엔 가끔 수달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연꽃이 피는 시기면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는 도암정(陶巖亭)은 봉화읍 거촌리에 위치해 있다. 앞면 3칸·옆면 2칸의 양식으로 만들어졌고, 팔작지붕에 홑처마다. 단출하지만 전통적인 멋스러움이 은은하게 스며 있다. 조선 효종 시기의 문신 황파 김종걸(1628~1708)이 선비들과 더불어 시를 읊고, 세상사를 논하던 도암정은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54호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봉화군엔 한수정, 뇌풍정, 사미정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정자가 있다.
춘양목(春陽木) 또한 봉화의 자랑거리 중 하나. 춘양면과 소천면 일대 높은 산에서 자라는 소나무인 춘양목은 색깔이 곱고, 어떤 나무보다 단단해 고급 건축재와 가구 재료로 사용된다. "나이테가 보통의 소나무보다 훨씬 조밀하고,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뒤틀림이 없으며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수십 년간 나무를 만져온 봉화목재 정진혁 대표의 설명. 특유의 향기 역시 가공된 상태에서 수십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니, '소나무계의 명품'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백두대간수목원 입구
백두대간수목원 '인기 스타' 백두산호랑이
분천역과 철암역을 오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출발하는 분천역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에 둘러보기 좋은 철암역 탄광역사촌
심산 김창숙이 <파리 장서> 초안을 쓴 만회고택 명월루
봉화읍 닭실마을 청암정
봉화읍 거촌리 도암정(陶巖亭)
나이테가 보통 소나무보다 훨씬 조밀한 춘양목 단면
전북지방경찰청장 친형 장롱속… 현금 3억 중 절반 증발
최근 조용식 전북지방경찰청장의 친형이 집에 보관하던 현금 3억원 가운데 절반인 1억 5000만원이 감쪽같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억원이라는 큰돈을 현금으로 집에 보관했다는 점, 돈의 출처와 용처가 불분명한 점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면서 지난 7월 부임한 조 청장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익산경찰서는 지난 8월 23일 조용식 청장의 친형 조모(72)씨의 아내로부터 아파트 장롱 속 가방에 보관하던 3억원 중 절반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가방에 있던 돈은 모두 오만원권 다발이었다고 확인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주거 중인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대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파트 인테리어 시공 비용으로 3억원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시공 비용을 현금으로 치르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자금 출처와 용처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하고 있다. 피해자 조씨의 아파트가 50평형대라고 해도 인테리어 비용이 8000만원,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해도 1억원을 넘지 않는다는 게 지역 인테리어 업자들의 주장이다.
또 수천만 원의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받는 사례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방에 든 현금 3억원 중 절반만 사라진 점 역시 의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절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건 발생 전에 아파트를 드나든 인물 10여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조용식 청장도 친형의 집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 굉장히 난감해하고 있다”며 “청장의 개인적인 가족사라 해줄 말이 없다”고 말했다.
8월 마지막날… 벌초 후 향록(香祿)에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는 날.....
06:20 안개가 자욱한 소나무터에.....
06:25 조부모 묘소 벌초.....
08:25 예초기 고장으로 단구동 한라기계공구에.....
기름이 새는 예초기 호스 교환......
09:00 마지골 광터에......
09:05 부친 묘소 벌초......
10:20 벌초를 마치고 당뒤로......
11:40 제천 맛집 향록에......
동굴식당으로 소문이 난 향록.....
물이 흐르는 동굴에 괴목과 수석으로 꾸민 향록.....
바닥에 깊은 우물이 보이고......
대추나무 괴목......
능이한방오리백숙......
야외의 바위틈으로도 물이 흐르고......
*****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