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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주의보, 비 뚫고 행진한 장애인들
장애인권리 7법, 탈시설권리실현 3법 요구
국민의힘·조국당·민주당 면담요청서 제출
폭염·폭우 오간 6회 전동행진… 3명 연행
서기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폭우 속에서 우비를 입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 하민지
행진하는 활동가들. 사진 하민지
서울시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2일 오전 10시, 우비와 우산으로 무장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활동가들이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판 T4 농성장’ 앞에 집결했다. 여의도 일대를 행진하며 국민의힘·조국혁신당·더불어민주당에 면담요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폭우 속에서 약 2시간 동안 행진하며 각 정당의 당사에 방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면담요청서에는 장애인권리 7법(△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교통약자법 전부개정 △권리중심공공일자리특별법 제정 △발달장애인법 전부개정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특수교육법 전부개정)과 탈시설권리실현 3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장애인수용시설폐쇄법 제정 △시설수용 피해생존자 보상법 제정) 관련 내용이 들어있다. 전장연은 각 정당을 향해 1년 이내에 해당 법안을 입법하라고 요구 중이다.
활동가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면담요청서를 전달하려 하고 있다. 오른쪽에 “권리 위반 경고”라고 적힌 피켓이 보인다. 사진 하민지
면담요청서를 제출하면서 ‘권리 위반 경고’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전장연은 “귀 당은 7대 장애인 권리 입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탈시설 권리 실현 3대 입법 제·개정에 있어 미온적인 점에 대해 경고한다”며 “장애인 권리(관련 법안)를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켜라”라고 요구했다.
첫째 날 폭염과 둘째 날 폭우를 오간 1박 2일 전동행진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마무리됐다. 전장연은 마지막 결의대회를 열고 1년 내 해당 법안 입법을 위해 다이인 행동, 포체투지 등의 투쟁을 이어갈 거라고 밝혔다.
양영희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부회장이 행진 중이다. 사진 하민지
한편 이번 전동행진 투쟁에서 장애인 활동가 3명이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3명 중 전장연 활동가 2명은 1일 오후 6시 40분경, 마포대교 행진 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연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연행된 장애인 활동가들은 현장에서 폭력이나 위협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 평화적인 시위 방식을 유지했으나 단지 경찰의 과도한 행진 방해와 물리력 행사에 대해 정당한 항의를 했을 뿐”이라며 “전장연에 대한 조작적인 표적 연행”이라고 규탄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서울역 대합실에서 포체투지를 하고 있다. 사진 전장연
2일 오전에는 대구시에서 온 중증장애인 활동가 1명이 연행됐다. 그는 다이인 행동이 벌어지는 동안 21일 차 포체투지에 참여하고 있었다. 언어장애가 있는 그는 가쁜 호흡 등으로 말하는 도중 침이 튀었고, 침을 맞은 경찰은 공무집행방해라며 그를 연행했다고 전해진다.
전장연은 다시 성명을 내고 “정부 말을 듣지 않고 까부는 놈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칼질”이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후 오후 12시 마포경찰서 앞에서, 오후 1시 30분 서울역 대합실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된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기자회견을 끝내고 포체투지를 다시 진행하기도 했다. 오후 3시 기준, 전장연은 아직 석방된 활동가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