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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말이라고 손님이 늘었습니다. 어제는 눈 기다리느라 없는 손자 환갑을 쇘는데 새벽 4시부터 눈발이 조금 날리다가 말았는지 기상해 보니 "에게게" 수준입니다. 파수꾼만 아침을 기다리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침에 1+1돌솥밥을 먹는 것이 소확행 그 이상입니다. 식당이 집 앞이라 패딩 하나만 걸치면 되는데 속이 없든 말든 셀카 용 선글라스를 끼고 갑니다. 어쩌면 집 밥은 내게 신 같은 존재입니다. 먹을 때마다 감격하고 감사합니다. 집밥, 이까지 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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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잔고가 기 백만 원 만 있어도 어깨 뽕이 들어가는데 천만 원, 수십억대 잔고가 있으면 키다리 아저씨가 될 것입니다. 담배가 떨어져서 사러 나가는 동안 식후 연초를 낯선 놈으로 한 모금 했더니 염병, 퉤퉤할 맛입니다. 이제 하다 하다 내가 담배랑 내외하는 모양입니다. 집에 들어와서 화이트보드에 같은 문장을 일주일째 쓰면서 어쩌면 영어 습득의 비결도 담배처럼 루틴을 만드는 것이 키워드 일수 있을 것이라는 발칙한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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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 19회>입니다. "필요 없다고 하세요! 동학쟁이와 같이 다니면 괜한 의심만 당합니다(송자인이 행수에게)" "객주님! 손님 왔는디요!" "왔네! 왔어! 나가봐라!(행수)" 웬걸, 불청객이 먼저 왔습니다. "여기는 웬일이십니까... 미안하지만 다른 곳에서 머무르세요!(자인)" "다 생각이 있으니 방 좀 내주세요!...이해는 합니다(오니)" "덕기 성! 와따 겁나게 반갑소!(이강)" "천우협이라고 낭인 패거리들이 와 있다... 니 동생이 천우협 왕초다 왕초!(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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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행수 말이 인연이 참 질기다던데 두 분을 보니 실감 나네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려오신 겁니까?(자인)" "인연이라는 게 역시 질깁니다(오니)" "지금 꼬락서니가 뭐냐! 그려 기왕에 이리 된 거 니 잇속이나 챙겨 나처럼 이용만 당하고 쫓겨나지 말고...(이강)" " 정 할일이 없으시면 날 좀 도와주십시오... 전주에 머무는 동안 호의를 맡아주시라는 겁니다(이현이 이강에게)" "나주 목사 민종열이 행태가 도를 넘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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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사께서 도와주셔야겠소!... 전하께 파직을 주청하고 나주 군사들에 대해서 해산령을 내려 주시오!... 고맙소!(전봉준이 관찰사에게)" "백이현이가 돌아왔습니다. 도채비 말이어라" "뭔 생각으로 이러는 거냐!(강)" "잠자코 따라오세요!(오니)" "부끄러운 줄 알 거라! 나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이냐! 이노우에 카오르 일본 공사의 뜻을 전하러 왔습니다... 독대를 원합니다(오니)" "다들 나가있게(전봉준)" "눈치채면 어쩔 수 없지라우 죽여야지(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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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아쉬워서 내게 왔더냐!(전봉준)" "아무리 강한 자도 등 뒤는 항상 불안하죠(오니)" "마음속에서야 이미 수차례 거병을 했다...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할 만큼 무모하지는 않아!... 자네가 보기에 우리가 일본을 이길 가능성은? ... 매국노가 된 소감이 어떤가?(전봉준)" "실컷 들떠 있습니다... 일본도 외세에 문명... 저는 관심 없습니다(오니)" "이전에 ... 강도의 낫은 사람을 베지... 일본은 농부이겠는가, 사람이겠는가? 어디 내 함 지켜봄세(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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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것인지 조용한척하는 것인지 돌아보면 알겠죠(이현이 이강에게)"나주 목사를 파직한다는 방이 붙었습니다. "어찌 됐건 전봉준 만 좋아졌군요(오니)" "백가네가 뭔 염치로 장터에 나왔냐믄서 사람을 이리 팬대!(이화)" "마님! 지허고 장터 나갑시다(유월)" " 자! 겁나게 질기고 값싼 짚신 팔아여!(유월)" "요놈을 백가네라 생각하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밟아불랑게..(백가 처)" 대박입니다. "이화야! 오늘 쌀밥 먹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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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짚신 우들한테 파시오!" 한편 송자인이추가로 탄약을 운반하겠다는 로비를 합니다. "이제 오실 필요 없습니다... 내일 한양으로 가니까요... 그리고 오늘 고맙습니다(도채비)" "이전에 내가 다시 도채비로 만나면 죽는다고 말했지... (강)" '말씀 꼭 기억하겠습니다(현)" "시장통에 짚신이 씨가 말랐버렸어(홍가가 오니에게)" "다께다상 수하랑께 아시것지만...아시는 분이 여각에 묵으면 어쩝니까.(송봉길이 오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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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짚신이 많이 팔리나 해서요(오니)" "거상 되겠소!(송봉길)" 남원 관아입니다. 손병희가 단식 투쟁을 했고 김계주가 졌습니다. "한 술 뜨고 따라와!(김개주가 손병희에게)" 금일부터 집 강소는 의병을 지원하는 일을 하겠소!(유월)" "집강 어른 저기 누가 오는데요!... 장군님 오신다!" 연합의 결과가 희망차 보입니다. "동생이 그 꼴로 나타났는디 의외로 괜찮은 것 같아서(송자인이 이강에게)" "송 객주! 그간 이녁을 오해했던 거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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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많이 상했을 것 같은디 한데 패부러...근디, 아까 나까무라하고는 어찌되부럿는가(강이 자인에게)" "전봉준이 거병을 준비하면서 겉으로는 기만책을 쓴 것입니다... 미행을 당한 겁니까?(오니와 홍가)" "전봉준이 거병을 획책했고 있습니다(오니가 행수에게)" '백이현이 거병을 눈치챘다고요!(자인이 행수에게)" "이현아! 이리 와서 이것 좀 봐야 것는디(홍가)" 염병, 짚신 더미를 들켰으니 큰일이 아닙니까? "송 객주도 한 편이었고만(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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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기도 쉽지 않고 죽여서도 큰일 날 것이여!(이강)" 탕! 탕! "저기다! 쫓고 쫓는 추격전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 손으로 방아쇠나 당기겠습니까?... 죽여!!(현)" 이강이 방아쇠를 못 당기는 걸 보니 형제는 형제 같습니다. '니들이 어째 다케다 수하들을 죽이려고 하는 거야 말을 하라고!... 자인아!(송 봉길)" "나는 잘못한 것도 없고... 우리 딸 자랑스럽다고 한마디만 혀!(딸이 아비에게)" "도체비가 거병을 눈치채고..." "놈이 전주를 빠져나가면 안 돼!(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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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수색하시게(이강이 별동대에게)" "미안해! 내가 옹졸했었어... 북쪽도 거병하기로 했어!(해승)" "고맙소! 참말로 고맙소(이강)" "김개남 접주의 답을 가져왔습니다" "포고문을 작성하시오!(전봉준)" "장인어른! 일본하고 전쟁이 터진답니다... 전봉준이가 삼례에서 거병을 한답니다(사위가 백가에게)" "유월이 맞아?(백가 처)" "싸게사게 가더라고" "북쪽이 거병할 줄 몰랐네요... 어쩌튼 양반들도 군사를 일으켜 싸우면 됩니다(황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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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긴 하지만 전하의 밀지가 전봉준에게 있답니다(사또가 황진사에게)" "이번 상대는 녹두가 아니라 일본이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일이다... 양반이라면 가야 하는 것이고... 내가 없는 동안 신변의 위험이 느껴지면 집강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라... 너를 지켜줄 곳이라곤 거기밖에 없는 것 같구나... 내 이렇게 한심하고 참담한 인간이니라!(황진사)" "지금 거병이라 하셨소! 이번 봉기의 구호는 척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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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준이 과인의 명을 거역하지 않았구려... 이제 희망이 생겼어요(고종)" "일본이 어찌 나오겠는가?(이규태)" 어쩌긴 군사를 보해 쓸어버리겠지"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는 거야... 전봉준을 만나러 간 자는 어찌 됐나" "연락 두절입니다(다케다)" "해서 전봉준이 계속 걸립니다... 거병의 의지가 전혀 없는 건지 직접 확인하고 싶습니다... 오니... (다케다)" 전주 여각입니다. "자인이 살릴 방도나 만들어 와(봉길이 행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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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현은 아직 추포하지 못한 겁니까? 일단 지금까지 모아놓은 물자를 삼례로 옮겨야겠습니다(자인)" "아부진 좀 어뗘?(강)" "할말이란 게 뭔대...며칠 뒤면 삼레로 갈 텐디... 지게 들고 마중이나 나와(자인)" "그러고보면 참 신기한 일이여!...(뭐가) 이제 삼례에서도 보잖어! 송객주! 우들이 이길 수 있것는가? (글쎄, 이기길 바래야겠지) 이녁은 죽는 것이 무섭지 않아! 무서워 무서워서 죽을 지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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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레에서 만나면 말이여! 그때부터 쭉 나랑 함께 가게...딴 길로 새들 말고 나랑 같이 가자고(무슨 뜻이야!) 이녁 혼자 무서워하지 말란 말이여! 죽지도 말고(이강)" "잠깐만...손 좀 줘봐! 거병에 동참하고 나서 기분이 참 묘했었어! 어느새 그들에게 내 운명을 맡기고 있더라고...너와 내가 서로 다르다고 했던 그 세상도 어쩌면 하나인지도 모르겠다..(자인)" 멜로 분위기 좋습니다. 미스터선싸인에서 아쉬웠던 키스 씬 가는 건가요? (삼례에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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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에서 키스까지 녹두꽃 시나리오 작가 리스펙트! 전주여각입니다. "형님! 지들 출행갔다 올게여! 탄약 잘 챙겨 드시라우(최행수/자인)" 앗! 실루엣이 불길합니다. "출행나간담서 어째 다시 왔어? 누구여!(송봉길)" "제게 짚신에 대해 알려준 걸 보면 어르신은 아직 따님의 배신을 모르신 거죠...딸내미를 살리는 방법이 있는데...배신...이번엔 전봉준입니다(오니가 송봉길에게)"
2.
연말이라 손님이 늘었다. 눈을 기다리다 허탕을 친 새벽, “에-게-게” 수준의 눈발에도 하루는 시작된다. 파수꾼만 아침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돌솥밥 1+1, 패딩 하나 걸치고 선글라스 낀 채 집 앞 식당으로 가는 일상. 이 소소한 반복 앞에서 필자는 고백한다. 집밥은 신 같은 존재라고. 먹을 때마다 감격하고 감사하게 되는 것. 루틴이 경배가 되는 순간이다. 이 일상은 녹두꽃 19회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거병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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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병은 루틴이 무너질 때, 혹은 루틴을 지키기 위해 결단할 때 일어난다. 통장 잔고가 백만 원만 있어도 어깨에 뽕이 들어간다. 돈은 숫자이지만, 인간에게는 태도다. 담배도 그렇다. 낯선 담배 한 모금에 “퉤퉤”를 뱉으며, 이제는 담배와 내외하는 자신을 본다. 이 대목에서 나온 통찰이 예리하다. 언어 습득의 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루틴일지도 모른다. 거병도 마찬가지다. 사상보다 반복, 구호보다 생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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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에서 송자인이 선택한 ‘묵인’은 이미 하나의 거병이었다. 그리고 19회에서 그 묵인은 물성으로 바뀐다. 짚신이다. 유월과 백가 처가 짚신을 판다. 값싸고 질긴 짚신. 백가네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밟으라는 말. 이 장면은 이 드라마 전체에서 가장 위대한 장면 중 하나다. 이것은 상업도, 동정도 아니다. 생활로서의 항쟁이다. 전봉준은 여전히 말한다.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싸움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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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고문보다 먼저, 총성보다 먼저, 밥과 신발과 장터에서 거병은 시작됐다. 오니는 끊임없이 묻는다. “정말 거병할 생각이 없느냐?” 그는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의 세계에서 거병은 선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의 거병은 생활의 총합이다. 이강은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형제 앞에서 총은 들 수 없다. 이 장면은 나약함이 아니라 인간성의 잔존이다. 거병은 인간을 짐승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어디까지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를 시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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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가 아름다운 이유는 멜로 때문이다. “삼례에서 만나면 딴 길로 새지 말고 같이 가자.” 이 말은 연애 대사가 아니다. 운명을 혼자 짊어지지 말자는 동맹의 언어다. 송자인은 말한다. “어느새 그들에게 내 운명을 맡기고 있더라.” 이 말에서 우리는 거병의 본질을 본다. 거병은 용기가 아니라 위탁이다. 나 혼자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사람은 들고 일어난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적은 일본만이 아니다. 더 무서운 것은 배신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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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가 송봉길에게 던진 마지막 말, “딸내미를 살리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총보다 무서운 유혹이다. 거병을 무너뜨리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해석의 전복이다. 18회가 해석의 문제를 던졌다면, 19회는 답한다. 해석은 결국 결단이 된다. 그리고 그 결단은 대개, 돌솥밥을 먹고 짚신을 신고 루틴을 지키는 쪽에서 일어난다. 인생은 거창하지 않다. 거병은 언제나 소박하게 시작된다. 밥을 먹듯, 신발을 팔듯,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루틴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드는 날이 온다. 사람은 언제 거병하는가? 총을 들 때인가, 밥을 먹을 때인가?
2025.12.15.mon.악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