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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 한인 극단 '하누리'의 "미라클" 무대, Historic Theatre, The Cultch]
캐나다에서 한국어 연극을 볼 수 있다고? 그렇다. 한국어로 하는 연극 공연을 볼 수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는 한국인 연극단체 "하누리"가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다. 극단 하누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2년간 무대에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10월 2일과 3일 이틀 동안 밴쿠버에 있는 역사적인 극장, 더 컬치(Historic Theatre, The Cultch)에서 총 3회 공연했다. 이른바 '팬데믹 극복과 행복한 일상생활 회복을 위한 특별한 공연'을 마련하여 캐나다 서부지역의 한인들을 초대한 것이다.
하누리는 1989년 9월 창단한 캐나다의 가장 오래된 한인 연극단체다. "하누리"는 "한 울타리"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팜플렛에 소개된 지난 공연 작품들, 사진 출처: ‘미라클’ 프로그램]
'하누리'는 1989년 창립공연 강태기 모노드라마 '돈'을 시작으로 2019년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만리향'까지 총 17회의 정기 공연과 다양한 연극 워크숍 및 초청 공연을 준비하여 이곳 캐나다 한인 동포의 향수병을 달랬다. 이번에 올려진 작품 '미라클'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단체가 신입 단원들과 꾸준히 연기 워크숍을 하면서 준비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소춘 씨는 하누리 극단의 1999년 "춘향전"과 2017년 "뽕짝" 등을 연출했다. 사진: 통신원]
[한인회관에서 연습실을 제공하여 총연습 중인 하누리 극단, '김희동' 역의 김경일 씨와 '이하늬' 역의 최샛별 씨, 사진: 통신원]
[한인회관에서 총연습 중인 하누리 극단, '미저리' 역의 김한솔 씨와 '슈렉' 역의 김호중 씨, 사진: 통신원]
['공공칠' 역의 윤명주 씨, 극단 하누리의 대표 배우인 윤명주 씨는 2009년 캐나다에 이민하고 같은 해 하누리에 입단해서 "논두렁 연가", "오동리 소방서", "뽕짝", "웰컴 투 동막골", "오 마이 슈퍼맨" 등에 주, 조연으로 출연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공연 "황어 장터", 30주년 기념공연 "만리향"에서는 연출을 맡았고, 올해 "미라클"의 조연출을 맡았다. 극단 하누리를 이끌어 가는 주역이다. 사진: 통신원]
[2011년 극단 하누리 제11회 정기공연 "짬뽕"의 한 장면, 사진 출처: 하누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dC3KkrOWiW/]
[2013년 극단 하누리 제13회 정기공연 "논두렁 연가"의 한 장면, 사진 출처: 하누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dC6BAiO0_F]
2019년 하누리 극단은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이때 무대에 올린 작품은 '만리향'이었다. 2014년 서울연극제에서 4개 부문(대상, 연출상, 신인연기상, 희곡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저마다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의 얼굴도 보기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가족 이야기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으로써 극단 '하누리'가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캐나다 밴쿠버 이민자들의 삶의 애환으로 녹여냈다. 이민자,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한인 교민들에게 '만리향'을 통해서 보여준 가족의 의미, 그리움을 되새겨 주는 기회가 되었다. 이 공연에서 큰아들역과 연출을 겸했던 윤명주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녹록지 않은 이민자로 살면서도 연극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항상 공연하면서 모두 다들 힘들고, 문화생활이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달려가기만 합니다. 지금 만리향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처럼 자기 생활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에요. 하누리 극단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단원들이 힘든 생활을 이겨내고 와서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매년이 힘들고, 힘든 과정이지만 같이 힘든 상황에서 극장을 찾아오는 한인들과 같은 동질감으로 재미를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인용 발췌: 연극 '만리향' 밴쿠버 한인들의 자화상, joinsmediacanada.com 중앙일보 2019년 9월 12일 자
['하누리' 극단 30주년 공연 '만리향' 공연 성료를 알리는 밴쿠버 조선일보 포토뉴스 2019년 10월 4일 자, 이미지 출처: https://www.vanchosun.com/news/main/frame.php?main=photo&boardId=18&bdId=66640&sns=fb&fbclid=IwAR20ltzHQEabpUPRO6_B7ui-bYN5LQ6OFTg66n7najx68U4492pfjJfbcok]
[좌측부터 '미라클'의 조연출 황도연 씨, 연기자 최샛별 씨, 윤명주 씨, 격려금을 전달하기 위해 연습실을 찾은 하누리의 원로 배우 조규남 님, 연기자 김경일 씨, 연출자 이소춘 씨, 연기자 김호중 씨가 총연습에 화이팅하면서 엄지척! 사진: 통신원]
하누리 극단에 인터뷰 요청을 해서 배우 김민정 씨와 김경일 씨가 답변해주었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캐나다 이민하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민 11년 차, 현재 밴쿠버에서 ECE(Early Childhood Educator)로 근무하고 있는 김민정입니다.
Q: 극단 하누리와의 인연과 이민 생활 속에 연극 활동을 통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코비드가 잠잠해질 무렵 막연하게 품었던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면서 하누리 극단을 찾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밤늦게까지 연습하며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민 생활, 연극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공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마음을 다하는 가운데 끈끈한 정이 생겼고, 공연을 마치고 나니 형용할 수 없는 울컥함이 있습니다. 적응하고 정착하기 바쁜 삶을 잠시 내려놓고 부캐(다른 자아)로 살며 다시 본캐로 살아갈 힘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Q: 이번 '미라클' 공연의 취지 및 의미와 함께 캐나다 교민들에게 한 편의 연극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요?
이번 '미라클' 공연은 당연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주변에 있는 작은 기적들을 느끼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정기 공연을 올렸던 하누리가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을 올리기 어려웠는데, 신입 단원들의 열정과 워크숍부터 미라클호 선장으로 이끌어주신 이소춘 연출님, 그리고 정상일 대표님을 비롯한 기존 단원 선배님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여러 어려움 가운데 기적처럼 공연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 극단의 공연을 통해 교민 여러분의 향수를 달래고 배우들, 제작팀의 열정이 객석에 전달되어 관객 여러분의 삶에 힘을 실어 드리는 것이 하누리의 작은 바람입니다.
Q: 하누리 극단의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소개 바랍니다.
우리 극단 하누리는 지금까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요즘은 저작권 문제가 까다로워지면서 저희같이 해외에서 비영리 단체가 작품을 받아다 공연을 올리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직접 작품을 써서 올리는 그런 작업도 시도해 볼 예정입니다. 20주년 작품으로 공동창작 '생일'을 올린 적이 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다시 한번 시도해 볼 계획이 있습니다. 또한 '미라클' 작품에 참여한 신입 단원들과 같이 신입 단원 유입에 힘써 워크숍 공연으로 여러 가지 시도해보지 않은 작품들도 올려 보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애교' 역의 김민정 씨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듣는 한국 사투리여선지 정감 있었다. 극의 마지막 즈음에 담백한 목소리로 노래, '엄마'를 들려줬는데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듬뿍 담긴 가사를 들으며 눈물이 났다. 사진: 통신원]
['송애교' 역의 김민정 씨와 '김희동'역의 김경일 씨는 멋진 호흡으로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 주었다. 두 중진 배우들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 통신원]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캐나다 이민하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요?
저는 김경일입니다. 캐나다에 이민 온 지는 5년 되었으며 계기는 와이프 유학차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Q: 극단 하누리와의 인연과 이민 생활 속에 연극 활동을 통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2018년도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연기를 배우게 되었고, 2019년 "만리향" 공연에 배우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해보고 싶었지만 해보지 못했던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번 '미라클' 공연의 취지 및 의미와 함께 캐나다 교민들에게 한 편의 연극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요?
미라클을 처음 접했을 때 무거운 주제지만 코믹 요소가 많은 것이 좋았고, 관객분들이 많이 웃으시길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교민 여러분들이 한 편의 연극 공연을 보고 웃음과 감동을 얻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지만, 나아가서는 한국의 연극과 공연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하누리 극단의 정성 또한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하누리 극단의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소개 바랍니다.
하누리 극단은 앞으로도 계속 정기 공연을 통해 교민 여러분들을 찾아뵐 계획이며 뮤지컬, 악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아이돌 가수였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김희동' 역의 김경일 씨, 한글 학교 교사로 또한 배우로 활약하는 선생님 모습이 멋있어요! 사진: 통신원]
역사적인 극장, 더 컬치(Historic Theatre, The Cultch)는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거주지 경사진 언덕 꼭대기에 아랑곳이 자리 잡은 극장이었다. 한때 버려졌던 교회를 개조하여 지역의 국보로 발전했다고 자랑한다. 무대를 보니 규모나 분위기가 홍대 입구의 창무예술원, 포스트 극장을 연상하게 했고, 관객 의자의 붉은 빛과 유럽풍 조각의 팔걸이가 멋스러웠다.
[밴쿠버 Historic Theatre, The Cultch에 설렘을 안고 도착해 공연을 기다리는 교민들, 사진: 통신원]
단풍잎이 노랗게 어설프게 물든 거리에 주차하고 들어서니, 삼삼오오 한인 관객들이 저마다 상기되어 입장하고 있었다.
[하누리의 기획 홍보를 담당하는 심원예 씨, 30주년 기념공연 '만리향'에서 주인공 어머니역을 연기했던 연기자 김상희 씨, 하누리의 창단 단원이자 30년 넘도록 한결같이 배우와 스태프로 봉사하는 정훈희 씨, 사진: 통신원]
하누리의 창단 단원이자 30년 넘도록 한결같이 배우와 스태프로 봉사하는 정훈희 씨에게 짧은 인터뷰 요청을 했다. 1990년 캐나다 이민 인생을 시작한 정훈희 씨는 같은 해 하누리 극단에 입단해서 1회 정기공연 "무녀도"에 출연했다.
Q: 어떻게 연극 무대에 도전하실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한국에 계실 때 연극 경험이 있으셨나요?
제가 무용을 했습니다. '무녀도' 공연에 악기를 다뤄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당시 하누리 대표님과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어서 출연 제안을 받았고, 캐나다 오자마자 연극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우연히 무대를 섰는데 무대 위에서 대사하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데 매력을 느꼈습니다.
Q: 하누리 극단의 어떤 작품에 출연하셨나요?
제가 참여하지 않은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예요. 모든 작품에 카메오라도 출연했어요. 지난 작품 '만리향'에서는 악기 연주로 참여했고, '오 마이 슈퍼맨'에서는 '매드걸'이었고, '웰컴 투 동막골'에서는 '동구', 아역으로 나왔습니다.
[2015년 하누리 제14회 정기공연 '웰컴 투 동막골' 의 '동구'로 출연한 정훈희 씨(중앙 기립), 사진 출처: 하누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dEWWLfvmz1]
[2015년 하누리 제14회 정기공연 '웰컴 투 동막골' 6.25 참전 캐나다 용사와 부인이 초대되어 단체 사진 촬영에 함께했다. 사진 출처: 하누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dEWWLfvmz1]
Q: 공연 연습을 얼마나 하나요?
늘 열악한 환경이에요. 저희가 전용 연습장이 없기 때문에 공연을 앞두고 장소 섭외도 어렵습니다. 거의 매일 연습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한인회에서 장소 협찬을 해주셔서 연습이 용이했습니다.
Q: 신입 단원들을 찾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광고를 보고 찾아옵니다. 젊은 친구들이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Q: 캐나다에서 연극으로 한인들을 위한 무대를 만드는 데 보람과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그럼요, 자기만족도 있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사실 이곳에서 연극을 보기 힘들잖아요. 우리 하누리 극단이 있어서 동포들에게 문화생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후배들이 많이 유입돼서 하누리의 명맥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통신원은 캐나다에서 태어난 둘째 딸과 함께 일요일 낮 공연을 관람했다. 캐나다에서 한국어로 하는 연극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서 설레었고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 주인공 '김희동'으로 출연한 연기자 김경일 씨가 딸의 한국어학교 선생님이셨다. 응원도 하고 연극도 관람하는 일석이조의 시간!
이민살이하면서 어떤 단체에 수년간 참가하기 위해서는 생계와 일상생활 속에서 시간을 쪼개고 열정을 담아야 가능한 이야기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봉사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단체가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한인 극단 '하누리'의 "미라클"을 만든 이들, 이미지 출처: "미라클' 프로그램]
[배우들의 인사에 큰 박수로 화답하는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한인 교민 관객들, 사진: 통신원]
공연장을 나오면서 관객 몇 분을 붙들고 연극 소감을 물었다. 예종희 씨는 이민와서 처음으로 연극을 관람한다면서 공연 관람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민 생활의 MSG(Monosodium glutamate: 화학조미료), 레드불(Red Bull: 캐나다인들이 즐겨 마시는 에너지 음료 중 하나)이라고나 할까요? 이처럼 저렴하게 문화생활 하는 것이 축복 아니었나 생각합니다."라고 흥분어린 소회를 나누면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단체를 30년 이상을 지켜주신 분들의 노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고 말했다.
또 오랜만에 딸과 함께 연극 관람을 했다는 김윤미 씨는 "밴쿠버에서 한인들이 문화생활 하기 참 힘든데, 의미 있고 유쾌한 공연을 하누리에서 선보여 주셔서 공연 관계자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제작진에게 인사를 전했다.
유학을 위해 캐나다에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7학년 초등학생인 박시영 군은 주인공 '희동'이 사랑하는 '하늬' 앞에 나타나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슬프면서도 기뻤다고 하면서, 한국어로 연극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잠시나마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민 생활이 거의 30여 년이 된다는 송성분 씨는 우수에 젖은 감상평을 따로 전달해주었는데, 그 소회가 연극 속의 한 장면만큼이나 우수에 젖어 있었다.
"바다 건너 머나먼 땅 캐나다에 와서 살면서 우리말로 하는 연극을 감상한다는 것은 이민자들에게는 감동이고 설렘입니다. 여름을 아쉽게 보낸 듯한 기분으로, 소매 끝에 스며드는 가을 냄새를 맡게 되는 이른 시월의 밤에 고즈넉한 기분으로 들어간 소극장 안은 아늑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쪼개어 연습해 온 배우들과 연극을 감상하러 온 삼삼오오 짝지은 친구와 가족들이 무대와 관객으로 만나서 호흡을 함께 공유할 때, 나 또한 일상의 바쁨을 잠시 잊게 되었습니다. 웃기도 하고 가슴도 저며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침상에 누운 주인공은 영혼으로 만나는 그 주변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들에서 어쩌면 너무 익숙해서 지나쳐버린 순간들을 생각나게 해주었고, 어떤 이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코믹하게 펼쳐지는 대화, 그리고 아마추어지만 배우가 직접 부르는 노래들에서 느낄 수 있는 숨소리에서 감동이 진하게 전해왔고, 식물인간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호흡기를 떼야 하는 상황들에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생명의 존중이라는 단어에 주제의 의미 또한 부여되면서 생각을 각자 해보게 했던 것 같아요. "미라클"은 바로 너무 익숙해서 지나쳐버린 순간들이 바로 우리와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함께 만들어 가는 연극 미라클을 감상하는 그 자체가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이민 생활 속에 연극 한 편이 전해주는 여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누리가 끌고 가는 동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연극의 문턱은 무척이나 낮다. 왜냐하면 그 대상이 15살에서부터 100세까지 완전 초보도, 연극 무경험자도 괜찮기 때문이다. '인생에 단 한 번이라도 무대 위에 서서 관객들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일상의 단조로움을 떠나 신선한 변화가 필요한 사람'이라도 가능하다. 게다가 '하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는 사람'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신입 단원 모집 광고에서 발췌
'한 울타리'에 사는 여러분! 우리 '하누리'의 연극에 놀러 오세요!
[1989년~2022년 현재형 캐나다 한인 극단 '하누리'의 기적과 같은 활동들, 이미지 출처: '미라클' 프로그램]
*재외동포재단 스터디코리안 2022.10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