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까짓 커피 한 잔이 역사를 움직였다고?
우리 생활 속에서 흔해빠진 커피라는 상품이 ‘어떤 방식으로 역사에 관여했는지’를 살피면서 자연스럽게 400여 년에 걸친 커피의 역사를 더듬어 나간다. 저자는 이슬람의 종교적 관념이 빚어낸 커피와 커피문화가 역사의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서아시아 지방의 ‘커피의 집’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그 후 런던으로 건너간 커피는 ‘커피하우스’로 변신하여 근대시민사회의 제도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으며, 파리에서는 프랑스혁명의 거점이 된 카페의 모습으로 자유, 평등, 박애의 깃발을 높이 올렸다. 커피는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착취와 인종차별에도 깊이 개입했으며, 급기야 독일에서 시민사회의 돌연변이라고 할 파시즘을 낳고 만다. 커피에 매료된 저자는 이렇게, 커피라는 상품의 역사를 현대문명이 걸어온 길 위에 겹쳐 놓으며, 세계사의 흐름을 그려 보이고 있다.
목차
제1장 수피즘과 커피
아라비아 펠릭스?행복한 아라비아/ 커피의 탄생/ 메카 사건/ 커피의 집
제2장 커피 문명의 발생적 성격
아라비아 모카/ 카이로의 거상/ 레반토 상인/ 네덜란드 상인
제3장 커피하우스와 시민사회
커피하우스와 공공성/ 자유에 깨인 국민/ 시민의 영어회화교실/ 갓 볶은 숯검정의 패퇴
제4장 검은 혁명
루이 14세와 국제정세/ 커피외교/ 카페오레/ 커피의 출현/ 행복한 마르티니크/ ‘니그로의 땀’
/ 배우의 첫 연기/ 한겨울의 파리/ 아지테이션 카페의 성쇠기/ 검은 신주
제5장 나폴레옹과 대륙봉쇄
나폴레옹/ 프리드리히 대왕과 대용커피/ 커피와 설탕의 세계사적 의의/ 베를린의 콘디토라이 카페
/ 브라질 산지의 목소리
제6장 독일 동아프리카 식민지
식민지를 찾아서/ 독일산 커피 플랜테이션/ 동아프리카의 임금노동자/ 마지마지 봉기/ 발터 라테나우
/ 킬리만자로와 모카/ 커피재배의 성과
제7장 현대국가와 커피
근대 전쟁과 커피/ 독일판 검은 혁명/ 광기, 암살, 폭동/ 초열지옥
마지막 장 검은 홍수
제2차 세계대전/ 검은 격류/ 커피, 다시 돌다
출판사 리뷰
“그까짓 커피 한 잔이 역사를 움직였다고?”
오늘도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울림으로 불리는 ‘커피’는 원유에 이어 세계 제2위의 무역상품이다. 모터리제이션이 일반화된 현대산업사회에서 석유는 없어서는 안 될 원료이지만, 기호식품에 불과한 커피가 2위라니 선뜻 믿기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 생활 속에서 흔해빠진 커피라는 상품이 ‘어떤 방식으로 역사에 관여했는지’를 살피면서 자연스럽게 400여 년에 걸친 커피의 역사를 더듬어 나간다.
널리 알려진 커피의 기원전설 중 하나는 아라비아의 산양치기 칼디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칼디가 산양 무리를 새 목초지로 데리고 갔는데, 산양들이 흥분을 해서 밤늦게까지 잠들지 않았다. 당황한 칼디는 근처 수도원을 찾아갔다. 수도원장 스키아들리가 조사해보니, 산양들이 어느 작은 나무의 열매를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열매를 이런저런 방법으로 먹어보다가 한 번은 끓여서 마셔보았다. 그러자 그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때 문득 그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수도원에서는 밤에 예배를 볼 때마다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수도사들이 있었다. 수도원장은 그 열매 끓인 음료를 그들에게 마시게 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그 후로 수도원에서는 저녁예배 때마다 그 검은 음료를 마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