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 회원, 한국산림문학회 이사, 산림문학상, 시마을 올해의 좋은 시 수상, 쉐보레 사보 [쉐보라이프]에 매월 詩발표, 시집 [그날이 어제처럼 지나간 즈음] [풍경을 위로하다] 외 3인 시집과 동인시집 [바람의 모서리를 돌아서면] 등 다수가 있다, [詩쓰는 사람들] 동인, 하성 민통선에 거주
[시향詩香]
시편에서 모세는 인생의 년 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 했다. 그렇듯 한 생을 사는 동안 같은 추억이나 같은 기억은 한 몸처럼 그립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그 한 몸이 더 이상 추억을 담을 빈 칸이 없다. 흘러 흘러서 바다와 맞닿은 막다른 길에 서있는 그들은 누구일까? 어쩌면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아이는 태어나는 것을 미루고 아이 된 노인은 빈 유모차를 민다. 혹자는 삶의 무상함을 말하지만 마지막 희망을 꿈꾼다. 그 마지막 희망은 천국이나 극락이 아닐까? 또한 유언이나 유훈도 마찬가지다. 죽어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니 무상함이 아니라 영원함이리! 하여도 ‘민통선 38번지’의 풍경이 아니더라도 유형의 것은 사라지고 마는 것, 삼라의 만상이 거스를 수 없을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노구를 기댄 지팡이나 유모차로 한 몸이 되어 자기를 태우고 자기를 의지하는 엘레지의 '그 측은함과 그 쓸쓸함’, 한 생의 여정에 드리워진 우리네 그림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