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넬의 죽음 후 가세가 기울어가던 사울왕가에 더 이상 소망이 없다고 판단한 사울의 신복중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섬기던 왕을 죽여 다윗에게 머리를 바침으로 새롭게 시작될 왕국에 개국공신의 위치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정치권력의 특성상 권력이동에 따라 부유하는 무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들은 전형적인 권력지향적 인물의 행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윗도 그런 인물일 것이라 생각한 듯 합니다.
그러나 섬기던 왕을 배신하고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진입하려는 이들의 속내는 다윗의 눈에 곱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의 추한 면과 다윗의 선한 마음이 대조를 이룹니다.
다윗은 평생을 하나님앞에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사울을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하물며 무죄한 자를 침상에서 죽인 반역자에 대한 처벌은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 다윗의 눈길은 사울왕가의 죽음에 대한 측은히 여기는 마음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사울과 요나단때에도 그랬고 아브넬의 죽음과 이스보셋의 죽음 앞에서도 다윗은 무죄한 자의 희생을 애통해 합니다. 비록 그들의 죽음이 다윗을 통일왕국의 왕좌로 올리는 지름길을 내고 있음을 알고 있다해도 말입니다.
다윗의 눈길을 통해 나의 삶의 관심이 어디에 향해 있는지를 점검해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적대관계의 왕이라해도 그의 죽음에 대한 지극히 인간적인 슬픔을 보이는 다윗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백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요할 때는 이용하지만 쓸모없어지면 언제라도 쉽게 저버리는 유능하지만 잔인한 군주의 그늘아래서 지내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 같습니다.
지장과 맹장과 용장이 있어도 그들은 다 덕장아래로 모인다고 합니다. 지혜를 자랑하고 힘과 재능을 자랑하고 용맹과 두려움없는 추진력을 자랑하지만, 진정한 용납과 위로와 격려를 주시는 분은 아버지 한 분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은 그 분의 넓은 품안으로 달려가 쉬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