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 인정범위 및 기준 [고용노동부 연구논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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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 인정범위 및 기준

[고용노동부 연구논문 발췌]

1. 현행 산재보험법에서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않고, 다만, 그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

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보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정신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사람이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그 밖에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여야 한다.

2. 한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별표 3] 4호 바목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의해 발생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업무상 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에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작업중 발생

한 폭력·폭언에 의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상기 기준에 따라 인정 가능하다.

3. 자살에 대한 보상 문제는 윤리적 차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보상은 사회보험의 운영 원리와 관련해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고 외국

의 입법례를 감안할 때 전례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현행 법률을 개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시행령의 경우는 외국의 사례와 산재인정현황 등을 감안할 때 현행 시행령 [별표 3] 업무상질병의 구체적 인정기준을 감정 노동을 특정하여 개정하는 것에 대한 객관적 필요성이나 의학적 인과성은 유해요인의 측면이나 질병의 측면에서 시기상조이다. 다만, 국내에서의 급격한 서비스산업의 증가와 사회적 관심을 감안하여 의학적 근거가 비교적 명확한 작업장 폭력과 관련한 일부 개정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4. 작업장 폭력의 경우 사건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이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질병 발생의 원인이므로 현재 [별표 3]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한다. 단, 현재 [별표 3]에 제시된 질병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한정되어 있으므로

작업장 폭력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의학적 연관성이 비교적 명확한 ‘적응장애’와 ‘우울병 에피소드’를 포함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5. 이는 정신질병 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우울병 삽화와 적응장애를 포함하여 업무상 질병의 범위를 확대할 뿐만이 아니라 작업장 폭력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포함하여 인정의 요건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다.

6. 이와 더불어 근로복지공단 관련 매뉴얼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정신질

병 재해조사 매뉴얼은 ‘자해행위, 자살 /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급성스트레스 장애 / 주요우울장애, 적응장애, 불안장애’의 세 가지로 조사 서식을 구분하고, 그 특성과 위험요인별로 조사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최근 DSM-5에 따른 진단 분류의 변화와 인정기준 목록의 개정 방향을 감안할 때

구성의 변경이 필요하다. 또한, 업무상 스트레스 조사에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감정적 요구도’를 포함하여 조사하고 있으며,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의 비중, 방식과 내용, 감정의 불일치 상황을 조사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조사 형태는 현재 중요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요인을 다른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과 함께 평가하는 것이 되어 그 중요성과 심각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7. 이러한 방향에서 감정노동 근로자에서 스트레스의 수준과 정신적 충격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별도의 서식을 마련하고, 적응장애와 우울병 에피소드를

인정기준에 추가하고 DSM-5 분류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급성스트레스장

애, 적응장애가 같은 범주로 분류됨에 따라 기존의 재해조사 서식을 두 가지

로 통합하고 조사 항목의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다.

8. 감정노동 근로자에서의 조사원칙과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핵심 조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한편, 적응장애와 우울병 에피소드의 추가를 감안하여 재해조사서 서식을 정신질병과 자해행위·자살의 두 가지로 구분하고, 정신질병에 대한 인정기준 적용시 고려사항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9. 이러한 제도개선 사항 이외에 조기사회복귀와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업무적합성 평가와 근무중치료, 추가적인 사회재활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요양관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대기업에서는 2∼3차례에 걸쳐 정신과 전문의,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등이 참여하는 요양관리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관리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 원인이 되는 사건 또는 상황이 해결되면 증상이 좋아져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적절한 판단이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감정노동 또는 정신질병으로 어려움에 처한 근로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 필요한 일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