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문학 제16호 작품
정동진 부채길
박 영
바람타고 밀리고 쓸려와
비오비오 소리치며
바스러지는 동해바다
파도의 부채길
한 자리에 잠시도
못 앉아있는 마음 다잡아
돌아가노라니
몽돌이 가득한 파도소리
밀려들고 빨려들고
뻥 뚫리는
나의 그대
가을 젖가슴
박 영
섶섬 늪산 하늘땅 별땅
천지에 가릴 것 없이
가을 젖가슴에 돋는
청량한 풀어음
풀벌레 소리
가슴 한 복판에 처처히 숨는
그리움 몇 자락 늰들 없으리
비틀어진 낙엽의 혼불
옴팡지게 불 댕겨 간질이고
속살거려 뱃놀이 미소에
한 번 빠져볼까
프로필
경남 울산에서 출생하여 중앙대/단대행정법무대학원 졸업
군인으로 정년퇴임/한국문협‧국제펜클럽회원/산이 하늘을
빗질하고‧부활‧치술령 등 자작시집 14권
카페 게시글
제 16호 노원문학 원고
정동진 부채길(박 영) 외 1
박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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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
24.09.01 10:5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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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그 부채길. 큰 파도는 길을 덮치고, 나를 덮치고.
돌아갈 수도 없는, 무조건 가야만 했던 공포의 잔도 부채길.
누구는 지옥 길로 기억 되었건만, 박영님은 한편의 시로 탄생했군요.
날씨만 좋았다면 멋진 추억이 될 수 있었을 정동진 그 부채길.
가을 젖가슴은 어떤 가슴일까?
시 두편에 한참 머물다 갑니다.
`가슴 한복판에 처처히 숨는
그리움 몇자락 뉜들 없으리요'
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