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위염’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기능성 소화불량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에게 흔한 질병이다.
한국인의 25%, 소화기 내과 환자 중 60%가 앓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고통받고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 느낌이 들거나 먹은 것도 없는데 헛배가 부르기도 한다.
속이 비었을 때 쓰리거나 가슴 아래 명치 부위에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의심해볼 수 있으며, 특히 이런 증상이 수면 중에는 나타나지 않을 때 유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통스러운 증상은 계속되는데도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위내시경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의 검진을 받아도 콕 집어 말할 수 있는 소화기 질환이 아니라는 것. 의사는 이런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의학적 증거가 없을 때, 그리고 증상이 12주 이상 진행되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보통 ‘신경성 위염이 있어’라고 말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인 경우가 많다.
특별히 소화 기관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데 당사자는 소화불량과 함께 통증과 불쾌감 등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원인이 특별히 발견되지 않아 뾰족한 치료 방법도 없는 병, 기능성 소화불량은 과연 불치병일까?
기능성 소화불량은 불치병이다!
증거 1_
기능성 소화불량은 궤양처럼 뚜렷한 원인이 있어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므로 특정 소화기관을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 아니다. 치료 또한 증상을 없애는 데 중점을 둔다.
증거 2_
기능성 소화불량의 가장 큰 특징은 쉽게 낫지 않는다는 것. 기본적으로 3개월 이상, 수십 년 동안 같은 증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도 있으며, 한때 낫는 듯하다가도 곧 재발한다는 특징이 있다.
증거 3_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의 종사자에게 일어나는 증상이다.
스트레스가 불치병인 만큼 이로 인해 일어나는 기능성 소화불량 또한 불치병이다.
⇒ 양방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이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정신적인 이유에서 생겼다고 진단되면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실제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은 불안, 우울, 신경증, 만성 긴장, 건강 염려를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정신적·심리적 요인들이 위장 증상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심하게 할 수 있다.
위 운동 조절제나 위산 분비 억제제 등의 일반적인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인지 행동 치료나 최면 치료, 이완요법의 정신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위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독소가 쌓여 단단해진 것을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하고 담음병이라고 부른다. 위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문제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내시경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
일단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위장 기능을 북돋워줄 약과 침을 쓴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불치병이 아니다!
증거 1_
사람마다 증상 완화 방법이 다르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에 먹었다가 소화가 잘 안 됐던 음식은 체크해 피하는 것으로 증상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
보통 밀가루나 매운 음식, 짠 음식 등을 조심해야 한다.
증거 2_
생활 습관을 바꾸면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위에 무리를 주는 과식도 피한다.
증거 3_
마인드컨트롤이 증상을 완화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우울할 때 증상이 심해지므로 스트레스의 원인을 없애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 기능성 소화불량은 뚜렷한 치료약과 치료법은 없지만 몇 가지 실천으로 증상을 다스릴 수는 있다.
일단 단단한 음식보다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 위에 부담을 덜어주고, 조금씩 자주 식사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꼭꼭 씹어 먹되 식사 중에 음료를 많이 먹으면 위산을 희석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식사 시간도 20~30분에 걸쳐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식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가벼운 산책으로 소화를 돕는다.
전에 먹었다가 소화가 잘 안 됐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보통 밀가루나 튀김, 우유처럼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나 커피, 후추, 탄산음료 등을 끊어보는 것이 좋다.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음식도 위벽에 자극을 준다.
또 아스피린이나 소염 진통제처럼 위를 자극하는 약도 피하는 것이 좋다.
위 점막을 파괴하는 생활 습관만 고쳐도 도움이 되는데, 과식으로 위에부담을 주거나 과음, 흡연 등도 고쳐야 하는 생활 습관이다.
무엇보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을 다스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면 위액이 많이 분비돼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 부위를 알면 병명이 보인다
배 주변에는 위, 간, 췌장, 소장, 대장, 자궁 등 다양한 장기가 있기 때문에 부위별로 복통의 원인이 다르다.
그중 가운데 윗배가 아픈 경우가 가장 흔한 증상으로 이곳에 통증이 생기면 기능성 소화불량, 급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기능성 소화불량. 오른쪽 윗배가 아프면 급성 담낭염이나 급성 간염일 가능성이 있고, 신장결석이나 급성 췌장염이 있을 때는 좌우측 윗배가 함께 아프다.
배꼽 중심이 아프다면 내장기관, 즉 위나 소장, 자궁과 나팔관 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염된 음식을 먹어서 급성 위장관염에 걸리면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배꼽 중심으로 찾아온다.
아랫배가 아프다면 과민성 대장염이나 부인과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고, 특히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면 급성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충수돌기염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