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타임 스퀘어 거리 전광판
8월 16일(일) 맑음, 먼 데는 황사 낀 듯 흐릿함
내게 시차가 있을까보냐 버티려고 했는데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을 주체하기 어렵더니
우리나라 새벽시간으로 기상하고, 몽롱하여 허드슨 강으로 산책 나간다. 강이 대해처럼 넓다.
항구에 퇴역 항공모함(INTREPID)을 끌어다가 관광거리로 모셨다. 볼만하다. 여전히 날렵한
선수(船首). 그러나 세월을 어쩌랴. 안쓰럽다.
오늘 아침 뉴욕시 하프 마라톤 시합이 있다. 교통 통제하여 대로를 활보하기 아주 알맞다.
더워서인지 아침 7시에 시작한다. 월등한 선두 주자는 케냐 선수. 한참 뒤미처 와와 몰려들
고, 그 뒤로 떼 지은 일반 선수는 수 천 수만 명을 헤아릴 듯.
리버티 섬으로 ‘자유의 여신상’ 보러간다. 뉴욕 명소 구경하려면 ‘시티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 70불. 비용도 절감할 수 있지만 그 장사진으로 줄 서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아울러 맨해
튼에서 싸게 돌아다니려면 1주일 ‘메트로 카드’를 구입한 것이 좋다. 27불. 1주일간 지하철과
버스를 무시로 타고 다닐 수 있다.
지상에서고 지하에서고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민망하다. 아무리 덥다지만 어여쁜 아가씨일
수록 웃통을 숫제 벗고 다닌다.
‘자유의 여신상’(공식이름은 오지랖 넓게도 ‘세계를 밝히는 자유’라고 한다)을 알현하러가는
사람들로 배터리 파크는 북새통이다. 배에 타자마자 노천갑판으로 간다. 땡볕 가득한데 구경
겸하여 일광욕 즐기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리버티 섬. 한 바퀴 돌고 나온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냐보다는 갔다 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자유의 여신상 내부로 올라 여신의 옷자락이라고 잡으려면 줄을 서야하는데 그
줄이 수 백 미터는 늘어져있다.
센트럴 파크로 간다. 지하철 타는 것에도 정교한 독도와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급행을
타버려 괜히 엉뚱한 역을 왔다 갔다 한다. 시행착오 끝 센트럴 파크에 들어선다. 콘크리트
바닥과 빌딩 숲만 보다가 흙과 나무숲을 보니 살 것 같다. 우리나라 잠실 석촌 호수보다
약간 크다. 호수 주위로 달리기 운동하는 사람들은 주로 노장층이다.
괴로운 시간이 돌아왔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관람한다. 오디오 빌리는 데도 장사진이다.
줄서기 싫다는 핑계로 그냥 돌아다닌다. (물론 알아들을 수도 없겠지만). 우선 지하식당으로
내려가 허기부터 면한다. 접시에 음식을 담아오면 저울에 달아 가격을 계산한다. 푸성귀 몇
장과 주스 한 잔이 12.22불이다. 그래도 먹고 나니 눈에 초점이 잡힌다.
아프리카 관과 로마 관만 건성으로 둘러보는데도 팔다리가 막 쑤시고 결린다. 안내 글
들여다보고 주어 동사 찾아 해석하여 이해하느라니 새삼 이 나이에 영어 공부하는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시간나면 다음에 또 오기로 하고 장소 이동.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간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4블록 떨어져있다. 걸어간다.
희한하게 생긴 건물이다. 빙글빙글 돌아 오르내려 어지럽다. 2, 3층에는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나머지는 사람구경이다. 이제 눈도 아프다.
7. 뉴욕의 아침
8. 뉴욕의 아침, 허드슨 강
9. 허드슨 강에 있는 항공모함
11. 하프 마라톤
14. 배터리 파크 주변
15. 리버티 섬으로 가는 중
17. 센트럴 파크 주변
18. 센트럴 파크 주변
19.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20.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21.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22.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23.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24.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첫댓글 돈 안들고 미국 구경 한번 자~아~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