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모노세키 이야기, 대한문학세게 기자 소운/박목철
시모노세키는 일본의 혼슈와 규슈 사이, 시모노세키 해협에 자리한 인구 30만 정도의 도시이다.
어린 시절 지리 시간이면 세키 라는 발음이 우리의 새끼와 비슷해 우리는 시모노새끼 하며 떠들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는 시모노세키, 이 자그마한 도시는 우리와 상당히 인연이 깊은 도시이기도 하다.
우리 땅에서 벌인 청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과 청국 사이에 맺은 시모노세키 조약(1895년)에 따라
일본은 막대한 배상금(3억 엔)과 대만을 얻었고, 우리를 청국의 보호에서 떼어 놓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
조선은 용 발톱 4개의 제후국의 신세에서 일약 발톱 5개의 황제국이 되었지만,
조선을 삼키기 위한 절차에 불과 하다는 것이 이후 일본의 조선 병합과정을 통해서 야욕이 명백히 드러난다.
안중근 의사의 총탄에 횡사한 이등박문이 중국의 이홍장을 상대해 끌어낸 조약이 시모노세키 조약
이며, 이 조약이 후일 조선을 망하게 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니 시모노세키는 우리와 좋은 인연은 아닌듯하다.
1905년 일본은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부관 연락선을 개설하여 이곳이 조선을 드나드는 관문이었다.
왜정 때의 지식인들은 부관 페리호를 타고 일본 유학길에 오르기도 하는 등 얘깃거리가 많은 곳이
시모노세키이고 사이 바닷길이 우리가 흔히 일컫는 현해탄 이기도 하다.
1942년 일본은 혼슈와 규슈 사이의 해저에 터널을 뚫어 철도를 연결했고 지금은 신칸센이 해저 터널을
이용해 달리기도 한다. 일본의 패망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한국까지 해저 터널을 뚫어 조선 경영과
중국 침략에 이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모노세키에는 아카마 신궁(赤間神宮)이라는 꽤 유명한 신궁이 있다.
일본을 찾는 사람은 일본에 신사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신궁은 모신 신이 황실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이고, 보통 신을 모신 곳을 신사라 하여 어디를 가나 신사가 우리의 교회만큼이나 많은 곳이 일본이다.
아카마 신궁은 4월이면, 인근 바다에서 사망한 안토쿠 덴노(安德王)를 위로하는 축제를 연다고 한다.
일본의 꽤 유명한 실력자이던 다이라(平氏) 씨가 세력 싸움에 밀리자 어린 일본 왕을 모시고 이곳까지
밀려서 벌인 전투가 겐페이(12세기) 전쟁이고, 단노루라 해전에서 패해 다이라 가문과 많은 사무라이가 전사한다.
* 안토구 덴노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아카마 신궁이다. 용궁을 상징하는 붉은 색이 많고, 4월에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때 일본 왕의 외할머니 니이노야마(二位尼)가 어린 일본 왕(8세)을 품에 안고, "용궁으로 가자" 라며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이때 황실의 3대 보물도 같이 바다에 수장 됐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상징적이긴 하지만, 일본의 왕은 절대적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아픈 전설을 지닌 곳이 시모노세키이고
수많은 사무라이와 평씨 일족이 사망한 옛이야기는 오늘날 헤이지 게( 게 껍데기가 사람 얼굴 형상
으로 전사한 사무라이들의 혼이 형상화되었다는 얘기)로 세상에 선보이기도 한다.
* 사무라이의 원혼이 형상화 되었다는 헤이지 게, 정말 사나운 사무라이가 연상된다.

시모노세키가 전략적 요충이라고 얘기했듯, 시모노세키는 일본 현대사에 중요한 자리매김한 도시이다.
서양 문명의 파도를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쓴 사무라이들의 저항이 있던 고장이기 때문이다.
외세에 저항한 대표적인 번이 일대의 조슈 번이다.
증기선을 연안에 배치하고, 포루에 포대를 설치하는 등, 1863년과 1864년에 걸쳐 대규모 전투를
벌여, 연합국(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에 유린 되긴 하지만, 저항 정신은 부럽기도 하다.
해안가에는 지금도 대포가 바다를 향해 진열되어 있지만, 당시 대포는 전리품으로 가져가고 지금
전시된 대포는 모조품이라고 한다.
* 외세에 맞선 일본 사무라이들의 해안포이다. 일부러 비 맞으며 찍은 사진이 나중에 보니 한 장도 나오지 않아 황당했다.

아카마 신궁은 보통의 신사나 신궁과는 다르게 붉은색 안료를 많이 사용해 보통 신사와는 느낌이 다르다.
이는 아카마 신궁이 비운의 덴노쿠(安德王)가 든, 용궁을 상징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조선 통신사가 처음 기착 하는 곳이 시모노세키이고 아카마 신궁은 통신사 일행이
최초로 머무는 객사였다고 전해진다. 이래저래 시모노세키는 우리와 인연이 있는 고장인 것은 확실하다.
지금도 많은 한국인이 이곳을 찾는다.
이곳도 일본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이미지, 맛깔스런 음식, 옛 풍을 간직한 건축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자리한 가라토(唐戶) 시장은 한국까지 알려져 있는 유명한 수산 시장이다.
주말에 만 열리는 회나 생선 초밥을 맛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가라토시장 만을 위한 당일치기 관광 상품도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이곳에 있는 카이쿄칸 수족관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좋은 볼거리 이고, 우선 시모노세키 해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아주 좋다.
* 해안에는 목재로 바닥을 잘 깔아 놓았다. 이 편의점에는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사 해변 벤치에서 먹는 맛이 좋았다.

* 회 정식, 일본은 예상외로 회가 싸지 않다.

시모노세키 해안가는 목재 덱크가 잘 깔려 있다.
저녁이면 바다를 바라보며 간이의자에 앉아 편의점에서 사 온 맥주와 오뎅을 먹던 기억이 아주 좋았다.
왜 여행기에 딱딱한 역사적 사실을 줄줄이 늘어놓았는가를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먹고 살 만 해지니 우리도 해외 여행객이 어디를 가나 차고 넘친다.
시모노세키를 조회 하면 가라토 시장의 초밥얘기가 거의 다라고 해도 될 만큼 먹자 판 얘기가 많다.
시모노세키는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중국의 속국에서 면해지고, 대신 일본이 조선을 꿰 찬
역사가 만들어진 현장이다.
* 한국 까지 알려진 가라토 수산 시장이다. 주말에 만 열리는 초밥 시장이 유명하다.

* 시모노세키는 복어 요리가 꽤 유명하다 했다. 이런 광고를 해안가에서 많이 보았다.

지금이라고 달라진 게 없다.
우리의 운명을 가지고 이웃 나라들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아무도 모른다.
초밥 타령이나 하기에는 그렇지 않은가? 시모노세키는 복어회로도 유명하다고 들었다.
맛 있겠다! 맛있겠어! 혀 만 발달한 속물, 나도 그 중 한명이니,
* 시모노세키 시내에서 본 부산 문, 관부 연락선의 기항지 두 도시의 관계를 상징 하는 듯.

* 일본을 다니다 보면 이런 작은 카페를 흔히 만나게 된다. 분위기가 깔끔해서 커피를 마시게 된다.

첫댓글 조슈는 인근 사쓰마번, 도사번과 합세해 막부를 타도하고 왕정을 복구시킴으로써
일본을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로 치닫게 한 주도세력들의 본거지이기도 하지요.
소운님 말씀대로 시모노세끼는 일본 현대사는 물론이고
한반도와 중국, 아시아의 현대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역사를 잘 아시네요,
일본 근대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는 생각입니다. 가라토 시장에 초밥이나
먹겠다고 몰려 다녀서야 하는 마음이지요,
댓글 감사 합니다.
사무라이의 원혼이 형상화 되었다는 헤이지 게가
의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욕처럼 들리는
마치
시모노세키 이곳도 일본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이미지, 맛깔스런 음식, 옛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군요.
본 도시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유익하고
좋은 설명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일본을 다녀보면 자그마한 얘기 거리도 놓치지 않고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는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런 쪽에서 보면, 우리나라도 무궁무진한 관광 자원이 있는셈입니다.
늘 찾아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니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몇번 가 봤는데,,5월 말되니
숨이 막힐 정도로,,더웠음,,
일본이 더울때는 습도가 높아서 힘들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주 더울 때는피해서 다녔습니다.
부산에서 오후 배를 타면 아침에 내리죠,백화점에 가서 물건도 사고 라면집에 가서 생라면도 먹고,,의외로 노숙자도 이따금 보이더군요,
저도 공원 벤치에 누워 있는 노숙자를 여럿 봤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예상외로 일류대학 나온 엘리트들이 많다고요
묵호에서 후쿠오카 가는 배를 여러번 탓는데, 밤새 지겹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날되시기 바랍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도 공부해야할 것이 많네요.
이곳 저곳 많이 다녀 보았는데 일본은 아직 못 가봤어요.
가까운데 언제든지 갈 수 있지 하다가 그렇게 되었어요.
글을 보니 꽤 매력적인 도시 같아요.
주중 텅텅 빌 때 한번 가서 회를 즐기고 와야겠어요.
유익한 글 고맙게 잘 보았습니다.
건강하세요^^^
일본은 여행 하기에 아주 좋은 나라입니다.
깨끗하고 친절하고, 완전 정찰제가 실시되고, 팁이 없는 나라,
무엇보다 옛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점이 돋보이는 나라입니다.
좋은 점은 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자주 찾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시모노세키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 잘 읽었씁니다.
아카마 신궁의 사진이나 작은 카페의 모습도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역사공부 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