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옥천이 낳은 시성 정지용의 향수 시의 일부다.
어제(2월 26일)는 통영문인회와 통영문화원 초청, 정지용 시비(정확히는 문인비)제막식에 옥천향토사 연구회 일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나는 원래 잘하는 게 별로 없지만, 특히 문학 쪽엔 더욱 문외한이다. 고향 옥천향토사 연구모임 한 멤버로 참여, 무료함을 달래려고, 또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일기예보 상에는 남해안에 오전 중엔 비, 오후엔 갠다고 했지만 대진고속도로를 달리는 관광버스가 통영에 닿을 때까지 계속 비가 내렸고,
그 곳엔 여름비 같은 봄비가 주룩 주룩 종일 내려, 애초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되었던 본 행사를 갑작스레 3시 30분으로 연기, 남은 시간을 일행과 함께 한산도 제승당으로 옮겨 관람과 참배를 했다,
몇 번을 방문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충무공 이순신의 왜구를 물리친 지략과 그 애국 충정에 우리 일행은 새삼 숙연해졌다.
안내를 맡은 그곳 문화원 사람 왈,
통영은 작은 도시지만 임란이후 수백년간 종2품 벼슬인 3도 수군통제사가 지역을 통치한 유일한 곳이고, 가장 많은 예술인들을 배출한 곳으로, 한국에선 말할 것도 없고 세계에 유례가 없는 예향이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도…(확인은 안됐지만)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 작은 도시에 수준 있는 미술관도 2곳이나 있고... 축제도 통영국제음악축제를 비롯, 한산대첩축제, 연극예술축제, 통영예술제, 굴축제, 미륵도 벚꽃축제, 사랑도 옥녀봉등반축제, 갯벌체험축제, 욕지도 섬문화축제 등 1년 내내 축제중이란다.
그렇게 듣고 보니 유명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를 비롯 시인 청마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시인 김춘수, 문인 김용익, 문인 김상옥, 그리고 음악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등등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정지용 문인비가 세워진 이곳 미륵봉 행사장까지는 케이블카가 이미 건립되어져 있어 마치 스위스 티투러스 정상을 올라갔다 내려올때처럼 리프트를 탄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통영시는 운무로 덮인 산, 바다, 섬, 그리고 시가지의 아름다운 경관이 정말 한 폭의 그림같이 장관이었고 통영이 예향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천혜의 자연, 지리, 역사적 배경이라 할 수 있겠다.
1950년 봄 지용이 글벗 유치환과 함께 이곳 미륵봉에 몇 차례 올라 통영시를 내려다 보며 "이 아름다움을 내 힘으론 도저히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며 쓴 글이 문인비에 그대로 새겨 실려졌다.
지용은 유치환과 친구로, 글벗으로 함께 이곳에서 노닐며 보고 또 느낀것을 적어 여섯 편의 글을 남겼다고 하는 데 그 중의 한 편이란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우리 일행은 돌아가며 각자 소감을 발표 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우리 카페에 월산이 올린 글, 정지용 시인에 대한 해설을 소개하고, 하나하나 우리들의 댓글까지 설명하며 모든 이들이 이렇게 정지용 시인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훌륭한 그의 시에 대한 감복을 하고 있으며, 특히 지용은 우리 고장 옥천이 나은 걸출한 훌륭한 시인임을 말하고.
오늘 우리가 방문한 이 통영은 빼어난 자연환경과, 1592년 임진왜란 이래 천연항구도시로 일찍이 개화 발전, 근대 학문을 받아들여 교육에 힘써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였고. 그로 인하여 많은 훌륭한 인물, 문인, 예술인을 배출하게 됐으며, 그들의 후예들은 또 따라 배우고......
이렇게 해서 통영은 훌륭한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가들을 배출한 세계적 예향이 될 수 있었으며. 이는 하루 이틀에 된 것이 아니란 것을 나름대로 소감을 말했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이날 행사에서 시장이 축사를 대신 몇 편의 시를 즉석 암송하고 문인협회 여회장의 개회사는 그렇게 문학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오늘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이곳이 낳은 문인 중 한 분으로 안내책자에 소개된 김용익은 1962년 당시 고려대학교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치셨던 존경하는 은사님이시었다.
사범학교를 다닌 나에겐 너무 재미있고 통쾌하고 확실하게 잘 가르쳐주셔서 나는 그분을 따르고 존경했고 전공은 달랐지만 또 사랑도 받았었다.
그분의 소식을 새삼 듣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하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유학, 내가 보기엔 우리말보다는 영어를 더 잘하시던 분이셨다 이미 1956년 그가 미국에서 쓴 "꽃신(The Wedding Shoes)이란 단편이 미국의 베스트 셀러가 된바 있고, 미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하였다. 전 외무장관과 주미대사를 역임한 유명인 김용식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형의 그늘에 가려 빛을 발휘 못 한다’고 당시 농담처럼 말씀하시곤 했었는데.......
오늘 그분의 고향 통영에서는 그의 형, 김용식이 오히려 자기는 ‘동생 그늘에 가려 자기 존재가 희박해졌다’라고 했었다니... 역시 두분 형제는 역시 훌륭했다.
내가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미국에서 돌아와 1997년 통영에서 돌아가셨고, 생가와 묘소가 그곳 통영에 있단다.
다음에 통영에 올 때는 그 은사님 묘소에 참배라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행한 회장 왈, ‘느낌과 생각은 다른 것이다...’라 했는데
난 오늘 실로 새로운 많은 것을 보고 또 느꼈다. 생각으로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내 의견을 정리해서 우리 옥천에 어떻게 접목하고 벤치마킹하며 옥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인가를 정리해 봐야 하겠다는 말을 추가했다.
통영은 언제 가보아도 참으로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좋은 고장이다.
점심시간 식당에서의 신선한 굴, 해삼, 멍게 전복 등 생선 맛도 일품이었고. 마침 그 시간 우리의 호프 김연아 선수의 기분좋은 승전보를 시시각각으로 전해들으며 점심 맛을 한층 높였고, 일행들의 반주도 훨씬 더 많이, 흥겹게 기울였다.
한산도 일대의 동백, 홍송도, 참으로 빼어나다.
온종일 빗속에서의 테마여행,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게 하는 뜻 깊은 하루였다.
첫댓글 정지용 시비 제막식에 참석하여 통영의 이모저모를 그리 자세히 알려주는 그대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이런글을 오려주게 부탁하오 그런데 한가지 통영이 뽐내는 美港이라고 하지만 그리 잔치가 그리 많은지 좀 축소하던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로 하나씩 해서 우리만 가지고 있는 잔치 외국관광객이 몰려 올수 있게 했으면 하는데 지자제 돈 낭비 아닐까 좁은 땅덩어리에서 도토리 키 재기 그런 조잡한 잔치 그만했으면 하오 국격을 높이기위해 덕수궁 앞에서 하는 옛 의장대 () 교대식 너무 초라하고 의상부터 그래서 좀 깊게 생각들을 해야겠어유 참 고맙수 白鷗 池古瓮
나도 靑川같이 너무 많은 축제와 경비 문제를 걱정. 그곳 문화원 관계자에 물었더니, 관에서 도움은 거의 없이 하는데, 각 문화단체들이 경비를 조달한다더군. 방법도 제시하던데 다 설명할순 없고. 관광 수입도 꽤 많고 그 중의 일부가 할애됀다고도.... 감사
미륵봉의 빗줄기속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統營 앞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이 수채화처럼 펼쳐집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統營이 대진고속도로의 개통으로 2시간대로 가까워졌네요. 統營하면 지금도 생각나는 안타까운것은 그토록 고향에 오고싶어 했던 세계적인 음악가 尹伊桑(1917.9.17~1995.11.3)씨가 말년에 統營남쪽 먼 바다 공해상에서 고향땅을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되돌아 갔다는 옛날 기사가 생각나 눈시울이 또 적셔지네요. 統營螺鈿漆器의 영롱한 빛깔도 잘 계승되어야 할터인데.... 감사
대전과는 완전 일일 생활권. 처음 대진고속도 뚫렸을 때 퇴근후 몇 명씩 진주가서 장어 요리 먹고 온다는 얘기도 있었지요. 尹伊桑의 얘긴 나도 생각 나는 데, 참으로 우리민족이 겪어야하는 안타까운 비극이기도.... 통일한국의 희망 은 요원한 것인가? 감사
남과 북으로 번쩍 번쩍 하시는군~~통영을 몇번 들렸어도 이사람은 헛구경 하였구먼..상황 설명이 섬세하여 공부가 마니 됩니다 그려. 활발히 활동하며 곱게 여생을 즐기는 그대가 존경스러워요~~감사합네다.
글 재주가 짧아서... 얫날 '김황원과 부벽루'란 글 생각 나시나? 부벽루에서 본 대동강 아름다운 경치를, 저마다 정자 벽에 느낌을 시로 써 방을 붙였는데, 김황원이 그 글 하나도 맘에 안들어 전부 찢어버리고 막상 자기가 소감을 쓰려니 꽉 막혀 ..... 내가 항상 그런 상황일세 그려.. 감사
통영,본인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섬과 섬 사이를 다녀볼 수있는 곳,지난해는 일정을 조정키 어려워 못 갔었지만 다음 번 꼭 가 봐야할 그런 지역입니다.서호시장 근처에서 이른 아침 바다낚시 떠나기 전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복어국으로 조반을 마치는 꾼들의 모습이 보기에 좋아 본인도 한 그릇 해치웠었는데 그 맛이 지금도 혀끝에 남아있는듯,왜란 때 물귀신 된 수 많은 그들의 영을 위로키 위해 파 놓은 해저 터널(기억이 옳은지 의심 납니다 만.)을 지나면 케이불카 방향으로 가깝게 갈 수있다했는데 가던 날은 운행 정지 날이라서 버스 타고 일주했던 미수도,친절한 숙소 아줌마 왈 생선회는 횟집 골목 말고 중앙어시장 적격,감사.
Really you think so? I agree with you. I think Tongyeong is one of the most beautiful and cozy small sea-side city..... Anyway, a few days ago, we 5 guys except you flocked together at just that restaurant and also the singing-room where we had been together before... We all are missing and waiting for you to come together with us.... thanks a lot.
통영을 충무로 바꿨다가 통영 원이름을 되찾았지.당신이 먹은 회와 해물 맛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네 .근본이 튼튼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소도시 통영을 소개해 줘서 잠시 옛날 기억을 더듬어 보았네. 감사.
그댄 그 곳과도 각별하고 남다른 인연이 있었나보지? UncleJo님 한국 나오면 一夏 월산 등과 함 갑세나. 추억여행으로... 감사.
그곳 출신 예술가들의 면면을 새롭게 공부했습니다 종횡무진,
keumjuk의 넓고 깊은 통찰력이 글속에 번뜩이는군요 . 미국인보다 영어를 더 잘하신 김용익선생님도 그곳이 고향이라니... 또 지용시비도 그곳에 세워지다니... 참 감사할 일이 많아집니다.
월산이 함께 했더라면 훨씬 의미 있었을 텐데... 통영 참 좋은 곳이데. 김용익 선생님 그 후 그 곳에서 그렇게 유명인사였는지도 몰랐었고... 날 잡아 함 갑시다. 그대가 좋아하는 많은 문인들 발자취도 더듬어 볼 겸. 겸사 겸사.... 감사.
아름다운 통영을 다녀 오신 글 정감이 넘쳐 납니다. 의미 있는 여행 옥천 사랑으로 승화되길 기원합니다.감사
고향 옥천을 위해 한 일이라곤 별로. 하긴 내 고향이 옥천서 20km 가까이 떨어진 보은 쪽 가까운 곳이고, 일찍 나와 쭈 욱 외도했고... 나중 철들어 그곳 고등학교 교사생활 10년. 사실 그때 정이 좀 들었지.... 수구지심이라 했던가 요즘 점차 애착이 생기데. 감사
몇년전에 저도 가본적이 있습니다. 빼어난 풍광에 기세도 좋아 많은 인물 낳고, 달아 공원에서 내려다 본 환상적인 경치는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 불러 손색 없을테고. 특히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잘 정비하여 가꾸어 놓은 한산도 저도 마음에 들더군요. ` 한산섬 닭밝은 밤에` 시가 있는 수루로 올라 가기전 600년 넘은 우람하고도 장엄한 느티나무엔 이순신 장군의 혼이 배어 있는 듯 신성해 보였고-- 가장 최근의 모습을 의미 있는 모임으로 의미있게 다녀 오신 것 축하드리고 자상한 설명을 마음 속에 그려 보며 공부 많이 했습니다. 학창시절 존경하던 교수님 소식도 접하셨다니 감회가 특별 하셨겠군요. 감사.
그렇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대통령 박정희 이런 분이야말로 정말 존경받아야 할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지도자라 생각됩니다. 한산도 수루에 충무공 이순신의 시귀가 걸려 있더군요. 감사.
In the bright of moon light at Hansan-do Isle
I sit alone upon a lookout pavilion
Wearing a long sword at my side
Full of cares about the fatherland
I feel my heart torn to pieces
As I hear a thrill grass-flute from down below
宋박사님, . 宋박사 , .
<옥천 발전에 크게이바지 해주시길... ...>
옥천의 농사꾼 덕좀 봅시다.
정지용시인, 남해의 아릅다운 통영의 자세한 소개해주심에
감사, 감사, 드리며 고맙수이다.
유 교장님! 감사..... 나야 멀리 귀퉁이에 있는 고향 집 가끔 들르는 것 말고, 한 달에 한두 번 모임 있을 때나 가고 하지만, 유 교장은 옥천에 큰 농장주로 그곳에서 생산 활동을 직접 하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대단한 기여 아닝가베 요즘 이촌향도로 자꾸 인구 줄고 농지도 폐허가 되는 데..... 옥천에서 대상 받을 일이지요......지난해 수확 목표는 도달 했는감? 감사.
통영을 가본지 정멀 오래인데, 남다른 감회와 아름다운 동행들과 함께한 지용의 詩碑에 다녀오신 친구, 그 여유와 애향심 그리고 순수까지 귀감이 됩니다. 감사
윤회장, 부끄럽습니다. 글재주 없이 감히 용감하게... 선무당 사람잡는 격. 항상 여러 부류 친구들 다 아우르고, 고향, 모교, 선후배들 챙겨주는...그 귀감됨을 많이 많이 배우고 있지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