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인상
인디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 보고 싶어 하는 나라인데 영적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 동안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인디아에 대해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또 제 자신이 인디아를 십여 차례 다니면서 나름대로 경험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인디아 인구의 대부분이 힌두교를 믿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5%가 불교신자, 일부는 이슬람교도들이 살고 있는데 이슬람과 힌두교도들은 심각한 종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몇 십 년 동안 주기적으로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제가 인디아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인디아의 심한 가난입니다.
2000년도 처음 인디아에 갔을 때 제 자신 커다란 정신적 공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난이라고 한다면 배고픔이나 누더기를 걸치고 다닌다든지 하는 외형적인 것으로 일차 판단을 할 수가 있겠지요.
인디아 뭄바이에는 기네스북에 올라있는 세계최대 슬럼가가 있습니다.
제 거래처 사장이 한번 구경 해 볼꺼냐고 해서 아주 잠깐 동안 슬럼가 안으로 들어 가 보았습니다. 우선 그 규모가 엄청 크기 때문에 불과 몇 백 분의 일 정도 구경을 했겠지요.
우리말에 눈 뜨고는 못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은 텐트 촌이 아니었습니다. 누더기 중에서도 빨아지지도 않고, 다 헤어지고 온갖 때에 찌들은, 걸레쪽 보다 못한 천 들을 걸쳐놓고 그 어둠침침한 곳에서 가느다랗고 시꺼먼, 힘 없이 보이는 사람들이 아무데나 걸쳐 앉아 눈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할 말을 잃게 했습니다.
또 길거리에도 어느 구석이든 대충 걸쳐놓은 우중충하고 때가 탄 천을 걸쳐놓은 한 평도 안 될 것 같은 곳에서 어김없이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이 길에는 우 마차로부터 릭샤 라고 불리는 우리의 경운기 엔진에 작은 포장마차를 연결 해 놓은 것 같은 작은 차, 30년이 넘은 아주 구식 모델의 택시, 일반 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교통량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데 여기에 사용되는 연료들이 워낙 공해가 많이 배출되는 저급 연료라서 냄새는 물론 끄으름, 그리고 포장이 거의 망가진 길 위의 먼지 구석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불쌍하다는 생각 이전에 사람이 이런 환경에서 살게끔 하는 인디아 정부 당국자들에게 무척 화가 났고 한없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이 곳 친구의 말을 빌리면 이곳은 워낙 불결한 환경이기 때문에 여름 우기 때에는 각종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고 하며 특히 아이들이 말라리아로 많이 희생된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또 끊임없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하면서 사는 게 세상 아니냐고 인디아 특유의 철학적인 얘기를 합니다.
시내에 걸어 다닐 기회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아주 어렵고 깊은 곳은 구경 할 수도 없겠지마는 차가 잠깐 신호 대기로 정차하면 어김없이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차를 향해 손을 벌리는데 손발이 잘려나가 없는 사람, 날아갈 것같이 가벼운 애기를 안고 애걸하는 비쩍 마른 여자 거지, 아무데서나 손을 벌리는 애들, 뭔가를 들고서 팔아달라고 하는 사람들, 보기가 민망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어찌 할 바를 모릅니다.
그러면 옆에 있는 친구가 얘기합니다, “This is India, This is India” 인디아에서는 이러는 게 일상이니까 개의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 친구 집에 가면 요리사 2명, 허드렛일을 도와 주는 일가족 3명, 아주 커다란 개, 그리고 테라스에는 전용 바가 있어서 세계의 내 노라 하는 명주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호텔 밖 모래 해변에 운동을 나갑니다.
뭄바이 해변은 길이가 몇 킬로 정도로 길기 때문에 많은 인디아 사람들이 매일 아침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해변을 쭉 걸어 나가다 보면 조금 허름한 동네 앞 저쯤 모래사장에 많이 앉아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아침 용변을 시원한 바닷가에서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동그란 빵들이 여기저기 수도 없이 구워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물론 손에 휴지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잘 안 보입니다.
그런데 일을 보고 있는 사람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그냥 크게 불편함이 없어 보입니다.
또 우리가 아는 대로 인디아 사람들은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다. 물론 손을 깨끗이 닦고 먹기 때문에 그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일류 식당에 가면 그곳에서는 손을 닦을 수 있게 조그만 그릇에 물을 담아 레몬 조각을 넣고 깨끗한 수건을 줍니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손으로 음식을 먹는 다는 것이 그 사람들과 같이 식사하다 보면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 뜨거운 음식도 얼마나 손으로 잘 먹는 지 역시 오랫동안 습관이라서 다르더군요.
그래도 뭔가 찝찝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하고 다른 방법의 식사 방법이겠지요.
우리 거래처 사장은 인디아에서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서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의 부친은 의사로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고 있습지요. 아주 인자하게 생긴 인텔리입니다.
제가 이 친구에게 처음으로 인디아에 설비를 판매하였습니다.
우리회사에 찾아와서 아주 시원 시원하게 금액도 결정하고, 계약 하고, 그리고 인디아에 돌아가서 바로 계약금을 보낸 다음 신용장을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서는 계약금을 우리 구좌로 송금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확인을 하면 돈이 들어 오지 않아 다시 연락을 하면 아마 자기들 은행에서 영국의 메인 은행을 통해 입금이 될 거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합니다. 이러기를 수 십 차례, 결국 보내지 않은 돈을 보냈다고 계속 거짓말을 한 것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믿고 계속 은행에 확인을 해 왔고.,.
그런데 거짓말로 돈을 보냈다고 해야 될 하등의 필요가 없었는데 그런 것입니다.
이후 계약금을 받고 일을 시작했는데 마무리 돈까지 받는데 많은 시간과 힘이 들었습니다.
중간 과정에서 많은 관 사람들, 은행 관련 당국자들, 그들의 직원들 하나같이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가 하면 대다수의 인디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앞에 말씀 드린 대로 이 친구는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서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한 가책 이랄지 아니면 하지 않아야 될 당위성 등으로 인한 조금은 불편함 이랄지 이런 것이 있을 텐데 몸에 배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친구는 우리 말로 “떡 얻어먹고도 미운 놈이 있고 떡 주고도 이뿐 놈이 있다”고 하는 짓이 얄밉지가 않은 친구예요.
다른 말로 하면 늘 거짓말들을 해 오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해서 그런지 말속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주저함이나 감추려고 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인디아 친구들하고 무슨 일을 할 때면 그들의 습성을 잘 알아야 되겠더라 는 것입니다.
최근에 “신도 버린 사람들”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현재 인디아는 물론 세계적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나렌드라 자다브 가 쓴 책으로 자기 가족사를 통해 인디아의 신분 계급제도에 대해 줄거리를 엮어 나갔으며 신분제도를 이해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돈으로라도 신분 상승을 하려고 하겠지만 이 사람들은 그렇지를 않습니다.
이 책에는 암베드카르 박사가 모든 인디아인의 사회적 평등을 목표로 불가촉 천민들의 신분 상승과 억압 받는 천민들을 위한 보호를 기치로 많은 사회 운동(혁명)을 전개하면서 그들의 힘을 세력화 하여 법적인 신분 계급 타파를 위해 거의 일생을 바쳐 그 뜻을 이뤄 냈음에도 아직까지 인디아에는 실질적인 계급제도가 남아 있습니다.
인디아에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과 이름에서 그들의 출신을 알 수 있다고 하며 카스트 제도에 의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이들을 억압하고 있으며 이들 자신들은 내세의 삶을 위하여 현재의 자기들의 신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그러니 특별히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없었고 노력을 한다고 해서 그 만큼의 대가도 없었을 터이며 그럴만한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으리라 생각되긴 합니다.
그러나 제가 모르는 변화는 많이 일어 나고 있겠지요.
우리 후배들에게 읽지 않았으면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인디아 사람들은 무슨 일에나 핑계를 댑니다. 또 나쁘게 표현한다면 끝까지 말대꾸를 합니다.
이 사람들 억양이 상당히 하이 톤입니다.
굉장히 귀에 거슬리는 말 소리이지요. 자기들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정말 적은 돈이라도 절대 포기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듣다 보면 정말 짜증 납니다. 이제는 저도 약간 경험이 생겨서 이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호통을 칩니다. 그러면 대부분 수그러 집니다.
아마 그것은 이들이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어떤 불리한 체벌에 대한 자기 방어 본능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분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제가 인디아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은 너무 부정적인지 모릅니다.
이 인디아 사람들이 그러면서도 아시아계 사람들에게는 콧대를 높이 세운다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이 사람들이 서양인들에게는 정말 꼼짝 하지 못하면서 인디아 동쪽 사람들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자만심을 갖고 있습니다.
자기들은 대국이라는 것이지요.
우리의 대기업들이 인디아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우리의 다른 거래처임원이 호텔로 저를 데리러 오면서 현대 자동차 산토스(아주 소형차)를 타고 왔는데 운전 기사가 별도로 있었습니다.
지금은 엑센트를 탑니다. 물론 직업 운전 기사가 따로 있지요.
또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인디아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 더 배우고 알아 간다면 장래에 우리에게 커다란 소득을 줄 수 있겠지요.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인디아의 가난이 하루 빨리 없어 지기를 바래 봅니다.
김 고신 적음
밑에 첫번째 사진은 이 글에서 언급한 우리 거래처 사장과 공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두번째는 작년에 테러리스트들에게 점거 당했던 타지마할 호텔로 고급스러운 쇼핑 숍과 지하에는 인디아 전통 춤과 음악을 들려 주는 곳등 뭄바이에서 가장 잘 알려져던 호텔입니다.
세번째는 인디아게이트라고 불리는 곳이며 아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지금 보다 몇살 더 젊었을때 찍은 사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