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11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해안도로를 달린다.
공항에서 중문까지 넘어오느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고기를 든든히 먹었고 모두 해안도로 일주를
성공하겠다는 각오가 단단했다.
야심한 시각이라 해안도로엔 차량도 사람도 없고, 바람도 없고, 기온도 적당하다.
한 시간 쯤 달리다가 바닷가에서 잠시 휴식하며 덧옷을 벗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직까지는 모두 사기가 충천해 있고 힘이 펄펄 난다.
천지연폭포를 지나고 서귀포 시가지를 빠져나와 동쪽을 향해 달린다.
1132번 해안일주 4차선 도로는 자전거가 점령 했다.
중간에 마트에서 잠시 휴식 후 부지런히 달려 성산 일출봉에 도착한다.
일출봉 입구까지 잠시 올라갔다가.
이때가 토요일 03시 30분경,
어제밤 11시 출발해서 4시간을 넘게 달려왔으니 출출하여 성산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하나씩
먹었다. 야심한 시각이라 편의점 외에는 아무것도 안보인다.
길 바닥에 앉아서... ㅎ~
휴식 후 출발하여 김녕항을 지나면서 이제 방향이 바뀌어 제주시를 향해 서쪽으로 달린다.
제주시를 향하던 중 날이 밝아오고 바람이 조금씩 일기 시작한다.
제주시에 들어서자 날이 밝아서 아침 산책을 나오신 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제주를 지나면서 해장국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했는데 어제밤 숙소에서 펑크 수리한 앞바
퀴가 바람이 빠져 있는데 실펑크 같아 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급히 바람을 넣는다.
(이 후로도 숙소까지 가면서 서너번 바람을 더 넣어야 했다.)
해안일주 150km 지점,
중문으로 넘어온 거리까지 합치면 210km가 넘었으니 이제 많이들 지쳤고 맞바람에 속도가 나질
않는다.
많이들 지쳐 있으니 당연히 라이딩 거리는 짧아지고 휴식이 많아진다.
한림 가기 전 또 다시 휴식
교장선생님과 상구 선수는 경치고 뭐고 정자에 누워 버린다.
기철 선수는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같다.
상구선수! 이제 그만 자고 가자..........
다시 부지런히 출발하여 달려보지만 바람은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아무리 밟아도
15~20km/h를 넘기지 못한다.
한림을 지나며 얼마 못가 협재 해수욕장에서 또다시 휴식
비취빛 바다가 유명한 해수욕장인데 썰물이었다.
기철 선수는 모래밭을 달려보겠다고 내려갔는데...
앞바퀴가 모래에 푹 처박히면서 벌러덩 ~.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백만스물하나, 백만스물둘.............. 하여간 괴물
이제 60킬로가량 밖에 남지 않았으니 힘을 냅시다.
어제밤 숙소를 출발한지 12시간이 경과하고
맞바람은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허기가 진다.
특별히 식사를 할 곳도 없고 산방산에서 파전을 먹을 목표로 달린다.
이제 해안도로 표지가 나와도 지쳐 있으니 그냥 무시하고 일주도로로만 달린다.
속도가 나지 않고 어찌나 힘든지 산방산을 10km 앞두고 한 번의 휴식을 더 가졌다.
산방산은 저 앞에 보이는데 왜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산방산..........
차귀도와 송악산 쪽 해안도로는 생략하고, 드디어 12시가 조금 넘어 산방산에 도착했다.
용머리 해안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
산방산을 배경으로 한방 더...
그리곤 파전에 막걸리를 한잔씩 하며 허기를 달랬다.
기철 선수는 이모가 여기저기 많았다.
이분도 이모...?
배도 부르고 힘이 나니 모두 나와서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상구선수의 멋진 포즈
교장선생님과 함께
셀카도 찍고
이제 막 출발하려는데 기철 선수가 안보인다.
상구 선수는 "어? 기철이형 저 위에 있어요."
계단턱을 오르려다 고꾸라지고 ㅋ~
기철 선수는 어느샌가 저 위에 올라가서 혼자 놀고 있었다.
역시 에너자이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숙소를 향하여 산방산을 내리쏜다.
중문을 지나 드디어 해안일주를 성공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14시 40분경
지난밤 23시에 출발했으니 총 15시간 40분이 소요됐다.
숙소에서 정리를 하고 씻고
회를 먹을까 하다가 회는 영양보충이 안되니
어제 저녁 먹었던 고기집이 맛있던지라 다시 그 집으로 갔다.
어젯밤 잠을 자지 않고 출발했기에 성공적인 일주가 가능했다는 이야기에 모두 공감했다.
아마도 오늘 아침에 출발했으면 절대 일주하지 못했을거라는......
그리고 일찍 도착했으니 휴식도 충분히 취할 수 있었다.
모두 무사완주를 축하하며 건배를 하고 고기를 배불리 먹었다.
교장선생님은 해안도로를 생전 처름 돌아본다며 무사완주에 흐뭇해 하신다.
무사완주 축하드리고, 65세의 연세에 대단하시고 고생하셨습니다.
아직 7시도 안된 시각이라 모두 숙소로 돌아가 샤워 후 잘 사람은 자고 떠들 사람은 떠들고
자다깨다 치킨 시켜서 맥주도 한잔 하고 그렇게 밤이 지나갔다.
근데 기철 선수는 모두 잠든 야심한 시각에 혼자 택시타고 나가서 고기를 구워먹고 왔댄다.
고기만 먹고 왔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제 오후에 공항에 도착하여 중산간도로를 넘고 해안도로일주를 했으니
무박으로 300km 가까이 달렸다.
이 밤이 지나면 1100도로를 넘어 09시 까지는 공항에 도착하여 잔차를 조립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 3일차에 남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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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차 GPS 자료
해안도로일주는 약 220km인데 우린 210km를 돌았다.
마지막 50여킬로를 앞두고 모두 지친 탓에 서남쪽 해안도로를 빼먹은 탓에 거리가 10km 가량
줄었다.
아래 고도표에서 보듯이 해안도로 일주는 중문쪽에 작은 고개가 하나 있고 거의 평탄하던지
살짝살짝 언덕길이 있을 뿐이지만 당일치기 일주는 쉽지 않다.
글씨가 깨져보이는 카페에서는 그림을 클릭하면 선명히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