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함급 대형수송함 2번함인 ‘마라도함’(LPH-6112)의 모습. 마라도함은 길이 199m, 폭 31m로, 최대속력은 23노트다.
1000여명의 병력과 장갑차, 차량 등을 수송할 수 있고, 헬기와 공기부양정 2대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마라도함은 시운전 과정을 거쳐 2020년 말쯤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정부는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개발사업비 271억원을 확정했습니다.
전투기 이착륙 시 하중을 견디도록 갑판을 강화하는 기술 개발에 255억원, 항모설계에 16억원을 투입합니다.
가칭 ‘백령도함’인 대형수송함Ⅱ는 만재 배수량(최대 적재량을 실은 선체가 밀어내는 물의 부피) 3만t급으로 일본이 개발
중인 이즈모함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은 7만t 이상을 ‘대형항모’, 4만t 이상 7만t 미만을 ‘중형항모’, 4만t 미만을 ‘경항모’로 분류합니다.
참고로 우리는 현재 만재 배수량 1만 90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도함은 축구장 2개 크기의 갑판과 병력 1000명 (승조원 300명)이 탑승할 공간, 250인분 밥을 1시간 안에 지을 수 있는
조리시설, 24시간 운영하며 드럼세탁기 20여개를 갖춘 빨래방, 응급환자 수술실, 치과, 약국, 구금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여기에 백령도함은 갑판을 특수재질로 만들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마라도함 개조에서 항모 건조로 선회
그럼 백령도함 도입 계획은 왜 나왔을까. 사실 군은 마라도함을 개조해 F35B 운용이 가능한지 평가해 볼 계획이었다.
마라도함 갑판은 F35B의 엔진 열기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하부 구조물이 전투기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지 검증이 안돼
전투기 운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마라도함을 개조하는 방식은 비용 부담이 크고, 내년 전력화 예정인 마라도함의
운용계획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와 군은 ‘대형수송함 3번함’ 건조계획으로 사업 방향을 급선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경항모 건조사업의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운용효율’과 ‘비용’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좁은 한반도 해역에서 경항모를 운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입니다.
항공모함을 운용하려면 실제로 막대한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핵으로 기동하는 미국의 대형항모 연간 유지비는 3000억~
4000억원에 이릅니다. 단순히 항모만 기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 운용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항모 운용비도 최소 1500억~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형항모 건조비용은 5조~6조원, 경항모는 3조~4조원에 이릅니다.
좁은 바다에서 굳이 이런 거액을 쏟아부어 가며 항모를 건조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겁니다.
2017년 7월 취역한 배수량 10만 1600t급 슈퍼핵항모 ‘제럴드 포드’
(CVN-78). F35C ‘라이트닝 2’ 스텔스기와 FA18E ‘슈퍼호넷’ 등 함재기 80대를 탑재할 수 있다. ●언제까지 美전략자산에 기대야 하나군 전문가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라고 반박한다. 우선 전략자산인 항모를 운용하면 해외
지원을 받지 않는 독자적인 해·공군 작전이 가능해집니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늘 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운용비용을 우리가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는데, 항모를 우리가 직접 운용하면 이런 압박에서 좀더 자유로워진다는 겁니다.
‘전략폭격기 운용비용’ 자료에 따르면 B1B, B2A, B52H 등 3개 전략자산을 각각 13시간 동안 왕복 비행하면 1회에만 38억
7289만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항모의 이점은 수도권 인근 ‘공군기지 건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앞으로 수도권에 공군기지를 추가로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민들은 소음이 많은 공군기지 건설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전투기를 아무리 많이 도입해도 수도권 기지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심지어 시민단체 등에서는 수원 공군기지를 폐쇄하거나 오산 미군기지 등으로 통합해야 한다.
만약 어렵게 건설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항모 건조비용보다 훨씬 큰 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감당해야 합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15% 규모인 826만m²(약 250만평) 면적의 공군기지를 건설하는 데 무려 25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우리나라가 항모를 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갖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방비는 431억 달러로 2023년 경항모를 보유할 예정인
일본(466억 달러), 중형항모 2척을 운용하는 영국(500억 달러)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일본의 헬기 탑재형 호위함 가가.
일본 정부는 가가와 이즈모함 등의 대형 호위함을 2023년까지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