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 참!
자연을 벗 삼아 살다니!
글 김동석
그림
010-7334-4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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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아 살다니!
인생은 살다가 가는 것이다.
다 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살다가 가는 것이다.
죽고 사는 일이 내맘대로 안 되듯
인생이란
자연을 따라 왔다가 자연을 따라 갈 뿐이다.
자연을 벗 삼고
스승으로 여긴다면 마음의 소요가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자연의 이치를 따라 살아가니 다칠 마음이 존재할 수 없다.
"그 녀석 참!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스스로 삶의 경계를 무너뜨릴 줄 알다니!
죽을 나이가 되어도
깨닫지 못하는 이가 대부분이거늘!
어린 나이에
자연을 벗 삼고 스승으로 생각하다니
기특한 녀석이군!"
누군가를 스승으로 생각하고
변함없이 따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이 변하면
자신을 의심하고 또 사회의 유행을 따르는 게 인간이고 인생이다.
그런데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가며
자신의 삶의 모두를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고자 했다면
그 얼마나 보편적인 생각인가!
생성과 소멸이
말없이 진행되어 가듯
인생은
자연의 이치 속에서 어느 한 부분을 왔다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장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세끼 먹을 것으로 족하고
다섯 자 몸을 가리는 것으로 족하다 했다.
자연은
낮이 가면 밤이 오는 법이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법이다.
누구의 아버지는
살아남기 위해선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바보처럼 살라고
그 누구인
자식 온달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살려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는 말이 있다.
온달은
지극히 쓸모없는 인간으로
자연을 벗 삼고 스승 삼아가며 바보처럼 살았다.
자기 삶을
자기로 살아가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특히
자기 존재 가치를 알면서도 그것을 숨기고 살아간다는 게 쉬운 일인가!
자연을 따르게 되면
마음이 편해지며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쓸모없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자연의 이치 속에 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모든 생명이
그렇게 살다 그렇게 가는 것이다.
이름 없이 살다가
이름 없이 가는 것이다.
자연을 가까지 하면
삶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도
자연은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하고 함께 함을 잊지말자!
동화작가 김동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