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남·북한 간 전면전에 따른 한반도 파멸 임박론을 용감하게 주장하는 인간은 전 세계를 통틀어 필자를 비롯해 몇 명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새해 들어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동지들이 속속 등장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그것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라, 양키 제국에서 말이지.(요즘 들어 갑자기 양키들이 좋아지려 해서 큰일이다.)...... 뭐, 내 직업이 점쟁이도 아니고, 곧 죽게 생겼다는데 딱히 반가워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나라의 내로라하는 정치 평론가나 북한 문제 전문가 놈들보다는 내가 훨씬 더 유능한 인물이라는 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런 필자가 살길을 알려줘도 이 나라 개돼지들은 들어 처먹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족성이 원래부터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르는 족속임을 잘 알기에 그다지 화가 나진 않는다. 그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지.
하고 싶은 말은 너무너무 많지만, 짝사랑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8년 가까이 끈질기게 구애해도 매몰차게 거절하는 여자를 내가 언제까지 계속 쫓아다녀야 한단 말인가. 앞으로는 되도록 말을 아끼고, 함께 읽을 만한 기사들이나 소개하도록 하겠다.(같은 내용의 기사라도 언론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날 경우, 전부 다 소개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겸손한 사람이라면 기꺼이 모든 기사를 정독하리라.)
상황이 이런 가운데, 용산 총독 윤완용의 헛소리는 오늘도 불을 뿜었다. 입으로 정은이를 욕하고 협박하는 건 유치원생 꼬맹이들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와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국제 사회가 아무리 정은이를 욕하고 비난해도 정은이는 눈 하나 깜짝이지 않을 거라는 게 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정은이에게 몇 배 몇십 배로 응징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은이가 삼도천을 건널 때 우리도 따라 건너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윤완용과 북폭론자들의 헛소리에는 가장 중요한 그 부분이 늘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