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
목 차
서문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의 글 나는 가난하지 않다 - 가까이서 본 무히카 대통령
화보 사진으로 보는 무히카의 삶
1. 퇴임: 나는 떠나는 게 아니라 돌아가는 것이다
2. 테러 속에서 태어나다
3. 일과 공부
4. 사회주의에 이끌리다
5. 엔리케 에로와의 만남
6. 이것으로는 이룰 수 없다
7. 투파마로스의 출현
8. 도시의 혁명가들
9. 탈옥
10. 혁명가의 삶
11.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12. 존경하는 센딕
13. 짧은 사랑, 긴 이별
14. 모든 것이 배움의 대가다
15. 늙은 투파마도스 의원의 정치
16. 우리가 싸워야하는 이유
17. 삶에 대한 약속
18. 여전히 다른 쪽을 향해
19. 무히카 대통령 5년을 말하다
부록
무히카 어록
연설문(리우+20, UN총회)
연보
■ 원 제 : MUJICA
■ 저 자 :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Miguel Ángel Campodónico)
■ 역 자 : 송병선, 김용호
■ 출판사 : 21세기북스
■ 출판일 : 2015. 4.
■ 쪽 수 : 397
서평자_ 진 희 권
경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법학부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 박사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 무히카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성인들은 삶으로서 올바른 방향을 보여주었고, 그 뒤를 이어 수많은 철학자들이 글과 입을 통하여 바람직한 삶을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성공을 지향하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그러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옛날의 추억을 더듬는 것과 같이 피로를 잠시 덜어줄 청량제 이상의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호세 무히카를 통하여 바람직한 삶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도시 게릴라 조직 출신으로 우루과이 대통령이 된 무히카의 평전이다. 무히카는 1960년대 우루과이 군사독재에 맞서 도시 게릴라 조직인 투파마로스의 리더로 활동하다가 13년간 구금되었고, 국제사면위원회의 도움으로 50세가 넘어서 석방이 되었다. 그 후 농부로 돌아와서 합법적인 사회운동을 통하여 좌파정당을 결성하고 정치제도권에 진입하여 최초로 좌파 하원의원이 되었다. 그의 평전이 집필되는 도중에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으며 농축산부장관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 이후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노벨평화상 최종후보까지 올랐다. 또한 한국어판을 출간할 때에 이르러서는 대통령임기를 마치고 다시 상원의원으로 돌아가 농부로서의 생활과 의회활동을 수행하며 서민들과 같이하는 삶을 살고 있다.
사실 이 책이 아무리 객관적으로 서술됐다고 할지라도 살아있는 권력자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히카가 보여준 삶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매우 큰 감동을 준다. 그의 직업은 농부, 즉 화초 재배인이다. 8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살면서 화초를 재배하며 판매를 하였고, 도시 게릴라 시절에도 그는 농사를 지었다. 13년의 구금 후 결혼생활도 농사와 같이 하였으며, 대통령의 임기 중에도 농사를 지었고, 임기를 마치고 상원의원 직을 수행하면서도 역시 화초 재배인으로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스스로 “나는 농부다. 인생과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그렇다. 땅에서 일하는 것을 멈춘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풀잎은 자신의 모습을 통해서 내게 말합니다. 수많은 언어와 신호가 있는데 나는 그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식물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호와 메시지가 담긴 그 거대한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지요.” 그가 보는 자연에 대한 이해가 그리 단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숲 속의 다양한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철저한 생존전략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 전략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생명체와 공존하며 살아간다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장소지만, 또한 가장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곳이 식물의 세계이다. 먹이사슬의 가장 낮은데 있지만 모든 생명체를 기르는 가장 중요한 세계인 것이다. 그의 삶의 태도는 바로 이러한 세계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러한 자연에 대한 이해를 인간관계로 승화시켜 나갔다. 그는 학창시절 문학과 역사서적을 탐구하면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누비며 여느 젊은이와 같은 삶을 살았다. 청년기의 무정부주의자로서의 활동과 도시 게릴라 대원으로서 과격행동, 그리고 장기간의 수감 생활 등 그는 철저히 행동하는 삶을 살았다. “내가 해온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물론 의미 없는 일도 많았지만 지나온 인생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기쁨을 느낍니다. 인생의 부침이 심한 것은 배움의 대가이지요.” 그는 행동하는 삶을 통하여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체득하였고, 타인에게 신뢰를 얻기 위하여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그가 도시 게릴라로서의 행동을 그만두고 동료들을 설득하여 합법적인 사회운동으로 전환한 것은 그러한 이해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사회구조 속에 매몰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의식이 주가 되는,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와 문명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였다. 그러한 결과는 빈곤감소와 노동기회의 확대 및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입법 활동 등으로 나타난다.
그는 상원의원의 신분으로 다시 의회로 돌아갔다. 충분하지 않겠지만 그의 말 속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국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행정기관이 국가를 생각하는데 적임자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회는 국가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곳에서 진지한 토론을 나누고, 심도 있게 생각을 견주어야 하며, 국가의 사상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역할을 못한다면 국가철학이 없는 민주주의가 될 것입니다.”
국회도서관 (TEL. 02-788-4124)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