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한 남북교류는 가능한가
1.서(序)
문학이란 우리 인간의 삶과 영혼을 보다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 주며 정신세계를 확장시켜
주는 언어 예술로서 우리 인간의 영적, 지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문학은 다양한 언어
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예술과 구별된다.
남북은 예로부터 같은 말 같은 글을 써온 한민족이었으며 언젠가는 반드이 통일이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적 운명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통일이 되었을 때 서로 말과 글, 문화와 풍습, 문학풍토 등이 달라서
서로의 소통이 잘 안된다거나 이질감이나 거부감 같은 것들을 느껴서는 안된다.
우리 민족이 통일 되었을 때 한민족으로서 동질성을 회복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며
문화적 문학적 차이를 극복하고 융합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우리 남한과는 달리 인민대중을 사상적으로 교양하는 사회적 의식의
한 형태로서 언어를 기본 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형상적으로 반영하는 예술의 형태를 가르
켜 문학이라 한다.
북한의 문학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비롯하여 인민들의 주도적인 감정을 반영하는 것을
창작의 기본요구로 제시하고 있다
북한문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인민성의 원칙이다. 인민성의 원칙이란 인민의 입장에서 인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인민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인민들이면 누구나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만큼 주제가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1970년대에는 수령과 조국을 칭송하는 문학이 많이 창작되었으며
1980년대부터는 거의 순수하게 남녀 사랑을 주제로 하는 문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1990년대 들면서 북한의 경제가 어려워지고, 고난의 행군을 지나면서 체제위기가 심화되자 북한
문학은 다시 경직되기 시작한다.
정치적 종속이 강화된 북한문학은 선군정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0년을 즈음하여 혁명문학
에서 선군문학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선군문학은 군인을 주인공으로 하거나 군대용어를 문학에 접목하여 사용
하는 것 외에 분명한 창작 방침이나 이론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문학 즉 주체문학의 관점에서 볼 때 정서는 계급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한다.
사상과 감정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그것은 사람의 감정이 현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
으로 해석한다.
우리 민족의 문학적 전통은 주인공의 성품이 아름답고 고상하고, 사건의 전개가 순조롭게
시간의 순서에 따라서 전개되는 순차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논리적이기보다는 감정적
구조를 통하여 극적인 특성을 드러낸다고 하겠다
따라서 북한문학의 특징중 하나가 사상성과 서정성의 결합이기에 문학성을 탐색하기 위한
방법은 어느 정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2. 남북문학의 차이와 극복방안
결국 북한에서는 문학이란 인간의 자유로운 감정이나 정서. 사상. 독창적인 사고를 통해
인간과 사회근원적인 문제들을 살피며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혁명사상으로 무장된 인민을 양성하기 위한 사상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소설이나 시, 수필, 평론 등은 그 형식면에 있어서는 남한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구성과 내용면에 있어서는 남한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더욱이 북한의 소설이나 시, 수필, 평론 등은 작가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나 구성 및 창작
방법의 자유는 없고 상부지시에 따른 획일 된 창작 방법과 제한된 주제 속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인민대중의 혁명의식 고취와 혁명적 세계관 함양, 미제와
남한 및 자본주의에 대한 적개심과 투쟁 등을 목표로 하는바
집단적으로 모여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반면 남한의 소설과 시, 수필, 평론 등은 작가의
자유로운 사고와 독창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북한에서는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소설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소설을 가리켜 「인민들 속에 가장 사랑받는 문학의 형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 나라의 문학 수준은 소설문학의 사상적, 예술적 높이에 따라 평가된다고 하며
소설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에서는 이야기채로 되어 있어 재미도 있고 이해하기 쉬우며 극적인 반전(反轉)
도 있는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야 말로 인민대중을 선동하고 사회주의 선전과 김일성 일가에
대한 우상화 작업 등에 가장 적절한 문학의 형태로 여기고 있다.
사실 소설은 이러한 문학적 특징으로 인해 누구에게나 친근한 문학이다. 또 이런 점에서
소설은 우리 남한의 문학 장르 중에서는 자유분방하고도 난해한 남한의 시나 자유로운
사고에 의해 자유롭게 쓰는 남한의 수필 같은 것들보다는 북한 인민 대중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 문학의 교류에 있어서도 가장 큰 가능성이 보인다.
그러나 남한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함과 개인주의적 색채, 자본주의적
퇴폐적인 내용,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층 및 독재정권. 또는 재벌이나 악덕 기업주 등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 사회적 모순에 대한 맹렬한 질타, 인간의 찰나적 욕망과 본능적
육체적 사랑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내용 등은 북한 당국에서는 용납하기 어렵다.
자칫 인민대중을 자극하고 그들의 마음을 현혹시켜 북한정권에 대한 반발이나 도전을 불러
일으키고 사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그리움, 사랑의 기쁨 같은 것들을 노래한 작품이 많은 남한
시는 그래도 직접적인 표현으로 북한을 자극할만한 내용이 적은 편이다.
재벌이나 악덕 기업주, 미국과 남한을 비롯한 자본주의의 모순과 빈부격차 등을 노래한 이념
시 같은 것들은 오히려 북한의 선동문학에 겉맞출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 당국에서는 남한의 여러 장르문학 중에서 특히 시에 대해 가장 관대할 것으로
보이며 소설 또한 허구성으로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가능하며 수필만이 진실성을 담보하는
고백문학인 만큼 남북한 간의 문학 교류에 있어서는 시와 소설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3. 결어(結語)
이처럼 북한과의 문학 교류에는 상호 극복하고 해결해야할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특히 북한의 문학에는 사회주의적 이념과 정치적 목적이 많이 수반되어 있고 남한의 문학
에는 자유와 개인주의, 자본주의 색채가 많이 담겨 있기 때문에 남북 간의 문학교류에 있어서
갈등과 대립의 소지가 크다.
게다가 수시로 변하는 남북한 간의 정세와 정치적 군사적 기류, 경제문제, 미국과 중국 및
세계 여러 나라들과 연관된 갖가지 문제 등에 의해 남북한 간의 문학교류는 수시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과 갖가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이 5천년을 함께 이어온 한
민족으로서 통일 후에 우리민족이 문화와 풍습, 문학과 언어 등의 차이로 인한 갖가지
갈등과 대립을 막고 새로운 통일 국가를 함께 건설하며 민족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통일
전이라도 꾸준히 문학교류를 해야만 할 것이다.
다만 북한이 아직도 사회주의적 이념과 정치 군사적 수단으로 여기며 남한의 자유주의적인
문학의 유입을 꺼리고 이를 수용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첫댓글 이해하고 공감가는 글입니다
주체사상, 사회주의 우상화 등
언어는 같지만 아직 가야할 길도 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