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컬럼]
방송: 2002. 1. 12.
주 5일 근무제와 우리의 근로생활
박성수 (전남대 경영대학 교수 )
우리 사람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냅니다.
그러기 때문에 직장에서 근로 생활이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을 하는 과정에서 특히 관심이 되고 있는 사항이 근로시간의 문제로서 세계적으로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우리 나라에도 근로시간 단축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다름 아닌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올해는 꼭 도입하겠다고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음을 볼 때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생활패턴은 상당부분 변화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직장인들은 앞으로 이틀이나 되는 휴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근로생활의 보람도 많이 달라 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여가선용을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간에 현저한 차이가 생겨나겠지요. 이를테면 건전한 레저생활을 통해 활기찬 한 주를 맞이할 수 있는가 하면 무의미하게 무위도식하며 보낸 주말이 오히려 다음 한 주 근무를 더욱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인 노동자의 대다수가 휴일을 텔레비전 앞에 앉아 보낸다는 통계도 보고된 적이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주말에는 아예 상가들 문을 일찌감치 닫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예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이틀이나 되는 휴일은 단순히 먹고 마시고 노는 시간이 아니라 가족과의 휴식, 자아실현을 위해 생산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여가활동을 지원해주는 인프라의 구축이 앞서야 할 것입니다. 자기개발을 위한 사회교육시설, 시민공원, 체력단련을 위한 스포츠시설 등이 대대적으로 확충되어야 하겠고 민박, 자연휴양림, 생태공원, 가족체험관광 등 저 비용 여가시설을 자꾸 늘려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주 5일제 근무의 도입은 시기가 문제이지 도입이 불가피한 당면과제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바람직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얼마나 쉴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현명한 근로 생활을 영위해 갈 것인가를 두고 지혜를 모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