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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Happy Senior Awards "당신은 영원한 청년입니다" |
Happy Senior Awards 참석기 |
“Love your life”현수막이 나부끼는 대한생명 63빌딩 앞에 섰다. 오늘 별관 코스모스 홀에서 큰 잔치가 벌어진다. ‘Happy Senior 2주년 기념행사’. 넓은 홀 안을 가득 채운 손님들 가운데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행복설계아카데미(이하 행설아)'수료생들이 얼굴에 가득 웃음을 띠고 잔치를 기대하고 있었다.
오후 네 시. 드디어 시작이다. 사회를 맡은 손범규 아나운서가 '해피시니어 어워즈' 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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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시니어 어워즈의 사회자인 손범규 SBS 아나운서 |
|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오늘 잔치의 참석자는 ‘행.설.아’ 수료생 백여 명, 해피리포터 30여 명, 대한생명 관계자 20여명, 그 외 학계,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다수이다. 해피시니어의 오늘이 있게 한 '아이디어 뱅크'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가 사람 좋은 웃음을 가득 띠고 단상에 오른다. “학교 동창들이 일요일마다 구기동 입구에서 모이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전문직 퇴직자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가’ 고민했다. 50대 초반의 나이에 벌써 은퇴하는 현실에서 ‘훌륭한 경험을 한 세대들이 사회를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드디어 실현되었다. 2년 동안 ‘행설아’를 수료한 분들이 187 명에 이른다. ‘행설아’는 퇴직자들이 비영리기관에 재취업해, 그동안 쌓아온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정교하게 프로그램을 가다듬어 이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하도록 하겠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해 준 해피시니어 사업이다. 꿈이 이루어지도록 지속적으로 든든한 역할을 해 준 지원군, 대한생명 신은철 부회장의 인사말이 뒤를 이었다. “해피시니어 사업은 전문직 퇴직자들의 보람된 인생후반전을 돕는 대안사업이다. 현재 ‘행설아’ 수료생 가운데 49%가 NPO에서 일하고 있다. 그 땀과 열정은 행복한 노후생활의 표본이 될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여러분 모두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앞으로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주기 바란다.”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지원할 것임을 약속하였다. 국회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인 최영희, 심재철, 정하균의원도 행사에 참석하였다. 최영희 의원은 “모든 사람들이 사회를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사회가 발전한다”며 “아름답게 늙어가는 게 숙제다. 이효재 교수는 재직 중에는 여성의 권익신장을 위해, 퇴직 후에는 정신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시간을 바쳤는데 나이 팔십에 이르자 고향으로 내려가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여전히 아름답게 살고 계시다. 의원직이 끝나면 나도 해피시니어팀의 일원으로 사회공헌에 몸 담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인생후반전을 사회공헌활동으로 엮어낸 세 분의 활동상을 읽으며 감탄했다는 심재철 의원. “앞으로 6070 세대들이 '은퇴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 '그분들을 유용한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어떻게 배치시킬 것인가’가 함께 풀어갈 숙제이다. 열심히 일하며 행복한 인생후반기를 보내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휠체어에 몸을 실은 정하균 의원은 “사람들에게 풍부한 지식과 경험, 희망을 나누며 사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생애가 어디 있겠느냐. 뜻은 함께 하지만 여기에 함께 하시지 못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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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커팅을 하고 있는 최상용 고문, 심재철 의원, 신은철 대한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박원순 상임이사, 최영희 의원, 홍선미 단장, 정하균 의원, 류형모 원우회장 |
| 해피시니어가 걸어온 길따끈한 2주년 기념떡 나눔의 시간이다. 훈훈한 마음에 열기를 더해준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저 떡은 열배의 높이로 올라갈 터이고, 그렇다면 기념행사장을 아마 지구별로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단아한 모습의 해피시니어 사업단장 홍선미 교수는 “현재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생들이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바꾸는 새로운 힘이다” 라고 평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오늘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보는 ‘해피시니어가 2년간의 발자취’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아름다운 세상, 행복을 꿈꾸는 당신은 영원한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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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시니어어워즈 수상자 - 왼쪽부터 서병수, 송래형, 서재경님 |
| 희망씨앗, 새삶개척, 행복나눔상수상에 앞서 수상자들의 활동모습을 먼저 영상으로 만났다. 서재경 씨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남은 인생 동안 무슨 일을 해야 의미가 있을까’ 고민했다.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지방대학에서 비즈니스계열에 소외받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혜택을 주자.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일깨우고 그들의 취직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을 못하랴.’하는 마음으로 ‘영리더스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제자들이 내가 뿌린 씨앗을 가지고 간다면 내 인생은 오십 배, 백배 나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을 종자돈으로 독거노인 돕기에 나선 '기부전도사’ 송래형씨는 “작고하신 어머니를 모시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어머님 연배의 불우노인들을 돕는 게 못다한 효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작은 금액이라 망설였지만, 한강물을 바라보며 ‘고사 직전의 나무에게 강물 한 동이를 부어 살린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은빛겨자씨기금’을 출연하게 되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아름다운 재단 관계자는 “송래형 선생님의 뜻에 동참하는 1% 매칭 기부자가 많이 늘어나서 처음 천만 원으로 시작한 겨자씨가 몇 억 원대의 거대한 나무로 성장하였다”고 덧붙였다. 금융인에서 복지 전문가로 변신한 서병수씨는 “50대 초반에 달동네를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다. 복지현장에는 할 일이 굉장히 많다. 복지는 행복이다. 혼자서는 행복해 질 수 가 없다. 나 자신과 남이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두에게 “행복해지십시오”하고 수상소감을 전한다. 영상이 끝나고 식장에 흐르는 감동의 물결을 타고 드러나는 얼굴들. 서재경 씨가 희망씨앗상을 수상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자들이 꽃다발을 무더기로 안긴다. 쑥쓰러워하면서도 행복해하는 서재경씨가 수상소감을 전한다. "직장에 다닐 때 수많은 조사(弔謝)를 썼다. 어떤 분의 조사는 일필휘지로 써지지지만 며칠을 고민해도 쓰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무언가 세상에 봉사하고 기여한 사람은 조사 쓰기가 아주 쉽다. 죽은 뒤에 세상에 뭔가를 남기고 가는 사람은 제사상이 아니라 생일상을 받는다는 것을 수많은 조사를 쓰며 깨달았다.” 새삶개척상을 받은 서병수 씨는 마천동 달동네에서 나눔을 실천하시다 돌아가신 할머니 한 분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50대에 외동딸을 비롯해 모든 가족을 잃고 기초수급자가 된 후 ‘왜 하필 나인가' 하고 불행을 비통해 하시다가 60대부터는 동네 독거노인 열두 분을 10년 이상 돌보다 돌아가셨다. 그 분이 이 상을 받으셔야 하지 않을까” 부끄러워하며 “여러분과 함께 남을 돕는 기쁨을 나누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송래형 씨가 행복나눔상을 받으며 “지난 6년 동안 작은 뜻에 동참해 주었던 수많은 기부자님께 감사드린다. 은빛겨자씨는 홀로 계신 노인들에게 계속 힘이 될 것이다. 더불어 서재경 씨에게 멋진 조사를 부탁한다”고 말해 잔칫날의 열기를 한껏 띄웠다. 이어 벌어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국악팀 ‘불세출’의 대금, 가야금, 피리, 건반 4중주 연주를 들으며 뜻 깊은 자리의 의미를 다시 짚어볼 수 있었다. 행사가 끝난 후, 지난 번 인터뷰를 해 주신 송래형 선생님을 찾아가 축하드렸다. ‘고맙다’며 손을 잡는 사모님의 손에서 투박한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결코 넉넉히는 사시지 못하셨을 듯한 손이다. 선뜻 나눔의 삶을 실천하신 어려운 결단이 손안의 온기로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 바깥에는 이미 어둠이 내렸다. 내년에는 어떤 따뜻한 삶이 우리를 감동시킬까 벌써부터 기대하며 아쉬움과 뿌듯함을 간직한 채 식장을 빠져 나왔다. [글_정인숙, 영상_김해인/해피리포터]
해피리포터 정인숙(isuk11) 중고교 영어교사로 50세까지 지냈다. 글읽고 음악듣고 영화보기를 즐긴다. 나무를 살펴보며 걷는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있다. 해피리포터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 가열차게 글을 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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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연구원: 장나영_해피시니어 인턴 / rainbow09071@naver.com |
2008.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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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08 Happy Senior Awards - 행복나눔상 송래형 |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입니다 |
편집자 주/ 해피시니어는 사업 2주년을 맞아 'Happy Senior Awards - 인생후반전을 사회공헌 활동으로 엮어낸 사람들'을 제정, 올해 첫 수상자로 송래형(행복나눔상), 서병수(새삶개척상), 서재경(희망씨앗상) 씨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익을 위해 헌신해 온 영원한 청년, 해피시니어들의 이야기를 앞으로 3회에 걸쳐 나눠 싣습니다.
| 국민연금을 종자돈으로 독거노인 돕기에 나선 기부전도사 - 행복나눔상 수상자 송래형 강물 한 동이를 붓는 마음으로 은행잎이 도로를 가득 뒤덮은 늦가을 오후 송래형(66세)씨와의 인터뷰를 위해 아름다운재단을 찾았다. 웃음을 가득 띤 맑은 얼굴에서 곧은 품성이 느껴진다. 송래형씨는 아름다운재단 ‘은빛겨자씨기금’의 최초출연자이다. 그는 국민연금이 고갈될 위험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좋은 제도와 재원이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만 60세가 되던 2003년 정년퇴직과 함께 국민연금을 받게 되자 기금출연을 결심했다. “연금 수령액의 절반정도는 회사에서 보조해 주는 돈입니다. 때문에 이것은 제 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지요. 평소 아름다운재단이 건전하고 투명하게 기금을 관리, 운영한다는 평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미약한 힘이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까 싶어 망설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도도히 흐르는 한강물을 보고 있자니 ‘어리석고 부질없어도 강물 한 동이를 부어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는 것이 의미 있지 않겠는가’ 라는 깨우침이 생기더군요.“ 그는 단순히 은빛겨자씨기금의 종자돈을 내놓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 본인의 국민연금을 전액 기부하기 시작했고, 주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1% 나눔운동’을 벌여 기금을 더욱 확장시켜 나갔다. 송씨의 꾸준한 노력과 열정 덕에 6년간 1만 명이 넘는 기부자들이 은빛겨자씨기금에 새로 동참했고, 어느새 기금총액은 6억 원을 넘어섰다. 많은 이들의 정성이 담긴 기금은 전액 홀로 사는 노인을 돕는 데 쓰이고 있다. 어머님을 생각하며 시작한 일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도를 못한 것이 너무 가슴에 맺혔어요. 그래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찍 아버님을 여의고 어머님 혼자 저희 형제를 키우느라 고생이 정말 많으셨어요. 하지만 장성한 이후에 사업이 계속 어려워서 어머님을 큰누님 댁에 모셨어요. 그리고는 끝내 저희 집에 모셔보지 못하고 임종을 맞고 말았지요. 그래서 그게 늘 가슴에 남아요. 그 날 이후 언제나 제 어머님을 돕는 심정으로 불우한 처지에 계신 노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기금의 명칭 가운데 ‘은빛’은 실버를, ‘겨자씨’는 기독교 윤리로 세상의 작은 씨앗이 부풀어 큰 열매를 맺는 나무로 커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교도셨던 어머니와 달리 저는 기독교도입니다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닌 듯해요. 실제로 기금에 동참하고 있는 기부자 면면을 보면, 스님, 수녀, 목사, 유림, 전라도 사람, 경상도 사람, 가난한 사람, 부유한 사람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모두들 그저 낮은 곳을 지향하고 서로 소통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일 뿐이에요. 이제는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언젠가는 내 일에 동참할 수 있는 선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믿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신뢰가 저절로 가네요.” 내내 차분했던 그가 ‘나눔’이야기를 시작하자 금세 상기되어 행복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작년 10월에 제가 시신을 기증했다는 기사를 보고 어느 수감자가 편지를 보냈어요. 본인도 장기를 기증하고 포장마차 장사하면서 불우노인을 돕겠다고 하더군요. 참 고마웠지요. 앞으로 효의 개념을 바꾸어야 해요. 내 핏줄에만 연연하지 말고 내 친부모가 아니더라도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돌보는 것이 바로 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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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Happy Senior Awards 에서 행복나눔상을 수상한 송래형씨. |
| 아름드리 희망나무로 자라난 은빛겨자씨 그는 요즘 매년 꾸준히 배분하는데도 기금이 다시 채워지는 기적을 확인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특히나 많은 초등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기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 우리사회가 이러한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 덕에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그는 경로우대대상(65세 이상)이 되어 대중교통 무료 탑승이 가능해진 뒤부터는 절약된 교통비를 모아 ‘티끌모아 태산기금’을 창안하여 불우한 노인들을 돕기 시작했다. 또 1999년에는 새 천년을 맞아 장기기증협회에 안구를 기증하기로 서약을 했다. 좁은 땅에 봉분 만드는 것에 반대하여 추념식수심기운동(1999.8)에 동참하였고, 아파트 층간 소음 줄이기 운동(2006.8)을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에 제안했다. 2006년에는 교통 분담금을 복지 기금으로 사용하자고 청원했다. 실로 놀라운 실천력이다. 언제나 나와 남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하고 있음을 온 몸으로 실천하며 보여 준 송래형 씨. 이미 많은 행복을 누린 그이지만, 남은 인생의 후반기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저는 보약 한 재 먹지 않아도 참 건강합니다. 해로운 음식을 먹지 않고 좋은 공기 마시며 늘 자연과 가까이 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일관되게 실천하도록 늘 염두에 두고 살지요. 그렇게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며 살다가 때가 되면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 성공한 삶이 아닐까요?” [글_ 정인숙 / 해피리포터, 사진_ 강홍수 / 행복설계아카데미6기] [관련기사]☞ 2008 Happy Senior Awards "당신은 영원한 청년입니다" ☞ 해피시니어 2주년 행사, 그 뜨거운 열기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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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연구원: 이재흥 / weirdo@makehope.org |
2008.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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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 | 2008/12/24 00:00
송래형씨는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선행으로 꽤 알려진 사람이다. 30년을 근무한 직장에서 퇴직하면서 받게 된 국민연금 중 절반을 아름다운재단에 매월 기부하기 시작했다. 연금수령액 중 절반은 회사가 보조해준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게 옳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이렇게 기부하는 삶의 보람을 깨닫게 돼서 지금은 국민연금 수령액 전액을 내놓고 있다. 올해 예순 여섯인 그가 내놓은 기부금은 홀로 사는 노인을 돕는 데 전액 쓰인다. 얼마 전 송씨의 주름진 얼굴에 피어오른 미소를 본 적이 있는데, 그의 여유로운 미소를 보면서 랄프 에머슨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란 시를 떠올렸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숨쉬기 편해지게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사전에 나온 기부의 뜻은 ‘공익 또는 자선사업을 도우려고 재물을 내놓는 행위’이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회적 기여
크든 작든 기부를 하는 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숨쉬기 편한 세상으로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일이 될 것이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사회적 기여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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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부'로 올해 해피시니어 어워드를 수상한 송래형씨.(사진 가운데) | 연말이 되면서 ‘기부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르내린다. 어느 여자 배우의 익명 기부가 알려지면서 나도는 논쟁, 대통령의 재산기부 약속을 둘러싼 논란, 미국의 기부문화와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칭송, 우리나라 재력가들의 기부행태 등등. 이런 기부문화 논란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나라가 기부를 사회적 이슈로 거론하는 세상이 됐으니 이것도 선진국으로 가는 진통이 아닌가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 남에게 베풀 것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는 잠재력이 있는 사회가 아닌가. 평범한 사람이든 재력가든 재물을 아끼는 것은 인간적 본능에 가깝다. 재물과 관련해서 르네상스 시대 이태리의 정치 사상가 리콜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 쓴 구절이 강렬히 인상에 남는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잊는 경우가 있지만,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빼앗아간 자는 용서해줄 수가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마키아벨리즘을 대변하는 말 같이 들린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통해 재산문제에 얽힌 송사나 스캔들을 보고 있노라면 군주론의 이 구절은 인간성의 한 측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고로 인간에게 재산이 어떤 존재인지를 웅변하는 말이다. 이런 속성을 가진 재물을 내놓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죽으면 유산이 영구차를 따라올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집착하나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죽는 날까지 재물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부나 자선을 말할 때 흔히 존 록펠러의 일화를 많이 인용한다. 록펠러는 55세에 불치병으로 오래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최후 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 로비에 걸린 액자에 씌어 있는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구절이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그 때 병원 로비에서 여인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중병에 걸린 어린 딸을 입원시켜 달라는 어머니의 호소였다. 록펠러는 자기 비서를 시켜 누가 돈을 냈는지 모르게 병원비를 지불해줬다. 록펠러는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한 모습을 보았을 때의 감회를 자서전에서 술회했다.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다.” 이후 록펠러는 재단을 만들어 공익사업과 자선사업을 펼치며 나눔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 당시 기업윤리 측면에서 보면 석유재벌로서 록펠러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의 스탠다드 오일은 정유소를 지은 게 아니라 무자비한 자본의 논리로 인수합병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부를 축적했다. 기부문화 확산, 불안 녹일 훈풍그러나 그의 인생 후반기는 그렇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그의 회고대로 마음의 행복을 얻을 수 있었고, 미국 부자들의 활발한 기부문화를 키우는 데 초석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록펠러 재단의 기부 전통이 있었기에 ‘창조적 자본주의’를 외치며 기부문화의 국제화를 실천하는 ‘빌&메린다 게이츠 재단’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가 전환기적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은 신뢰와 희망을 주는 훈훈한 바람이다. 기부문화의 확산이야말로 불안을 녹일 훈풍이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내일신문에 함께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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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 기자로 시작해서 주필로 퇴직할 때까지 한국일보 밥을 먹었다.혈기 왕성한 시절의 대부분을 일선 기자로 살면서 세계를 돌아 다녔고 다양한 이슈를 글로 옮겼지만 요즘은 환경과 지방문제, NGO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글 쓰는 것이 너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0.6도 올랐다는 사실이 인류의 미래에 끼칠 영향을 엄중히 경고하기 위해서 사막을 다녀온 후 책을 쓰고, 매주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있고 천상 글쟁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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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누며 사랑을 베푸시는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베풀때의 행복을 몸소 실천하심에 고개숙여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