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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의 여행일기 스크랩 11-12베트남 12월11일-하노이에서 호치민을 만나다
늘보 추천 0 조회 41 12.03.19 13:2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침 7시 ?과 꽝민이 택시를 타고 우리를 데리러 왔다. 오늘은 두 사람이 하노이 구경을 시켜준다고... 동네를 벗어나기 전에 국수한 그릇씩 먹고, 18번 국도를 달리더니 박닌 근처에서 1번 고속도로로 갈아타는데 제법 훌륭한 고속도로다. 왕복 4차선이 널찍하고 중앙분리대는 우리 것보다 훨씬 넓고 튼실하다. (나중에 보니 구간별로 도로 상태가 다르다.) 하노이 시내를 향한 택시가 홍강을 건너더니 어딘가에 멈춘다.

 

대통령궁과 호치민묘,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길래 우리도 줄을 섰는데 잠시 줄어들던 줄이 멈춘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새치기줄이 생겨있고 10명씩 20명씩 먼저 들여보내고 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정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태연하게 그 짓(?)을 하고 있는데 항의하는 사람도 없다. 다시 입장이 시작되고 줄을 따라 들어가는데 막상 입구에서는 표도 안 팔고 검사도 안 하고 뭐지? 보안검사인가?

 

(왼쪽이 원래 줄이고 오른쪽 도로에 새치기 줄이 생겼다.)

 

호치민을 참 행복한 혁명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혁명가니 당연히 온갖 고생을 했겠지만 아무리 큰 성공을 한 혁명가도 그를 미워하는 적이 너무 많거나 죽어서 폄하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살아서든 죽어서든 시종여일 국민들과 전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는 그리고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만한 능력이 있고 업적이 있고 사심없이 나라와 인민을 위하여 복무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후계자들이 택한 정책도 거기에 일조를 한 듯하다. 예들들어 호치민은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라고 유언했다는데 후계자들은 그를 미라로 만들어서 보존하고 있다. 영원히 썩지 않는 미라로 만들어 그의 신격화를 시도하면서도 동시에 유언을 공개함으로써 그것이 그의 뜻이 아니라고 알리는 것이다. 인간적인 면모가 신격화되는 고차원적인 상황이 후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이런 정책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업적과 서민적인 풍모를 존경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그를 박호라는 애칭으로 많이 부른다. 혁명과는 많은 시차를 두고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도 박호(호 아저씨)에 대한 애정은 녹록지 않다. 공산당에 대한 믿음은 많이 무너진 것이 보이지만 말이다. 그러니 공산당 지도부는 더욱 더 호치민에 매달리고... 도이모이(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된지도 20년이 되어가고 생활 깊숙히 자본주의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공산당 일당 지배가 언제까지 순조롭게 지속될지 어떤 식으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것인지 여행 내내 궁금했지만, 공산주의 국가에서 관광객이 정치 문제를 논할 처지는 아니라서 그냥 궁금해하기만 했다.

 

그 미라를 만나러 가는데, 저 옆에 매표소가 있다. 25,000동이라 써 있는데 보이는데 아무도 표를 사지 않고 지나간다. 우리도 그냥... 노 프라블람, 뭐지?

미라는 가까이서 봤지만 촬영은 불가.

 

대통령궁은 개방이 되지 않은 모양이고

 

 

연못 너머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가 호화로운 대통령궁을 놓아두고 집무를 봤다는 정원사의 숙소가 있는 곳. (미라만큼이나 이것도 원형 보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매일같이 수많은 베트남인과 외국인들이 호치민의 시체와 숙소를 보러 온다),

 

 

 

일주사라는 작은 절을 스쳐보며 호치민 박물관으로. 호치민 박물관은 베트남 주요 도시마다 있는 모양인데 아무래도 이곳이 진짜겠지. 들어가려는데 제복입은 사람이 가로막는다. 입장권을 사라고. 뭐지? 다들 그냥들어가는데? 바로 옆에 입장권 파는 곳이 있고 여기도 25,000동이다. 그런데 외국에게만 입장권을 판다. 신분증 검사라도 하냐고? 그건 아니다. 묘소 앞에서는 검사하는 사람도 없었고  이번에도 그냥 통과될 거였는데 꽝민이 큰 소리로 한국말을 하다가 외국인으로 오해받은 모양이다. 우리는 정말로 외국인이니 표를 두 장 사고 넷이서 들어가는데 그냥 통과된다. 뭔가 어색하다.

 

 

박물관 안에는 사진과 친필 편지, 손때묻은 유물, 신문기사 따위가 많은데 자세한 내용을 다 들여다 보기에는 너무 많다. 대충 훑어보면서 사진 몇장 찍고 나왔다.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더니 멈춘 곳은 식당 앞이었는데 이름이 낯설지 않다. 바잉톰호떠이(떠이호수의 새우튀김)라고 한국에서 이미 많이 들어본 식당이다. 호숫가에 자리집은 커다란 식당인데 손님이 많다. 생새우는 비싸고, 새우튀김과 해물 러우를 시켜서 밥을 먹었다. 새우튀김도 밥도 맛있다. 

 

 

 

 

 

오늘 마지막 코스를 호안끼엠 호수로 해달라고 말한 것을 오해했는지 아니면 원래 계획이 그랬는지, 밥을 먹고 이동한 곳이 호안끼엠 호수였다. 어? 벌써 가려고? 얼떨결에 택시에서 짐을 내리고 친구들과 작별을 했다.

 

근처에 여행자 거리가 있다니 호수부터 둘러보고 여유있게 숙소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배낭도 무겁고 화장실이 급하다는 분도 계시고 해서 호텔부터 잡기로 했다. 대충 들어간 곳이 하필이면 숙소가 별로 없는 항다오 거리. 한참만에 호텔이 하나 보이길래 들어가서 물어보니 75달러 , 이건 아니다. 대충 방향을 바꿔 걷다보니 마춤한 호텔이 나온다. 항박 거리의 실버호텔에서 깨끗한 더블룸을 30달러에 얻었다.

 

 

 근처 구경하려고 나섰으나 골목마다 가득찬 오토바이들의 매연이 얼마나 심했던지(사실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식욕도 없고 재미도 없고 해서 호수 잠시 둘러보고 간식꺼리 몇 개 사 갖고 들어와 버렸다. 오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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