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조철수 문학 전장르 작가 및 명예 문학박사 신인상 수여

사량도의 밀어/초록 이을숙
눈가 귓불에 속삭임으로
눈을 뜨게 하는 그곳
"사량도"
처얼썩
바다먹은 밀어
창 넓은 커피숍까지 흘러와
"말과 사랑이 있어요"
찻잔에 믿음과 소망을 따듯하게 타 주는
우리
거친 바다 위에 함께 탄 삶의 배에서
몸과 마음 하나로 울고 웃으며
행복의 섬 찾아가는
그대와 나...
햇살이 분홍색을 알 수 있고
하늘이 파란색을 볼 수 있습니다
(통영의 섬 사량도)

사랑/단하나
그대를 잊기에는 너무 멀리와 있네요
잊으려 애쓰는 만큼 그리움은
더 쌓여가고
다른 사람을 만나보고
다른 사랑을 찾아 봐도
당신이 더 보고 싶네요
그대를 잊기엔 너무 멀리와 있네요
오늘도 내 발길은 그대의 추억이
묻어나는 곳을 찾아
그대의 향기를 느끼고 있네요
그대를 잊기에는 너무 멀리와 있네요

잊지 못할 사랑/최예나
사랑이 떠나갔네
떠날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준지라도 했을걸.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않았을 텐데
사랑의 굳은 맹세도
모두가 부질없는 것
사랑이 떠나갔네
아프고 쓰린 마음
뉘 알아 줄리. 없는데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잊지 못할 내 사랑이여 ㅡ

유치부 꼬마/동시/윤창석
주일이 되면
유치부 꼬마 둘이
3층 찬양대 연습실에 들어와
대장 장로님께 곱게 절합니다
장로님은 호주머니에
준비한 사탕을 주시면
"기도했지 성경은 읽었지"
"네"
문에 서서 바이 바이
오늘은 깜박 안 했어도
내일부터 기도할 겁니다
더 예쁜 유치부 꼬마였어요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는 각시붕어다/시/주영숙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는 각시붕어다
개운산 계곡 맑은 물 시냇가
동구 밖 졸졸 거린 시냇물엔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가 놀고 있다
동강치마 아기 소녀 어머니는 방물장수다
몇 밤이고 손꼽아 기다린 어머니 오시질 않는다
어머니가 보고 싶던 아기 소녀는
동구 밖 졸졸졸 거린
시냇물 각시붕어 친구가 보고 싶어
작은 발 동동동 거리며
앞개울 시냇가 작은 바위 돌에
동강치마 펼치며 각시붕어 부른다
아기 친구 각시붕어 쏜살같이 친구들
떼지어 몰고 와 아기 소녀와 인사를 한다
각시붕어 친구들 묘기를 부린다
튀어 오르기도
아기 소녀를 빤히 바라보며
무엇인가 인사를 한다
각시붕어 튀어 오른 물방울에
무지개가 예쁜 수를 놓으며
개울산 시냇가에 동강치마
아기 소녀는 보고 싶던
어머니를 각시붕어
묘기에 홀딱 잠시, 잊어버린다
어릴 적
5살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는
개울산 맑은 물 시냇가 예쁜 각시붕어다
지금쯤,
각시붕어 친구들
그곳에서 놀고 있을까
동강치마 아기 소녀 각시붕어 친구가 보고 싶었다.
나를 울린 그 남자/가수/박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