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해주신 여러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맙습니다.
근흥리 도로변에서 출발하기전 단체사진을 찍어본다.
정맥꾼들이 많이 찾는다는 굴짬뽕집에서 아침을 먹기로하고
아침식사를하고 10시반이 넘어서 오늘의 산행길에 나선다.안흥진까지는 다섯시간이 소요된다하는데...모두가 걱정없이 즐거운 모습이다.
대나무숲도 지나고...갈수록 산은 땅바닥을 기어버리고
황골고개도 지나고
그래도 함께 모여 산행을 하는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오늘은 소풍온 기분으로 가져온 막걸리로 목도추기고
땅바닥을 기어가고있는 산줄기는 겨우 이렇게 명맥을 유지하면서....
603번 지방도인 죽림고개를 지난다. 이곳으로부터는 구지 정맥길을 찾아나선다는것도 별 의미가 없을듯해서, 국방과학연구소까지 아스팔트길을 걸어가기로한다.
한시가 지나면서 허기가져, 도중에 무덤옆에 자리를 마련하고 점심을 준비한다.
몇곳에서 찌게가 맛있게 끓어오르로 두시가 넘게 느긋한 점심을 먹는다.
거의 한시간여를 아스팔트길로 국방과학연구소앞까지 걸어간다.
정문에서 왼편으로 꺽이면서 철조망이 쳐져있고, 그리고 조금 더 걸으면 철조망에 갇혀버린 지령산(220m)이 우리를 산꾼들을 우울하게한다.
더이상 진행할수없는 철조망에서 너덜지대를 밑으로 내려간다.
다시 군철조망이쳐진 울타리를 한참 지난다.
갈음이고개를 지나면서
143m인 노적봉에 오른다.
다시 낮은 산길을 걷고
갈음이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정맥꾼들이 항시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곳. 이천에서 함께 와주신두분이다.
조용하게 파도소리가 들리고 소나무가 운치를 더해준다.
오랫만에 함께해준 양순금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이제 삼십여분이면 안흥진에 도착할것이다. 이곳은 금북정맥의 마지막 기지개를 펴면서 솟아오른 영주봉(127m)이다. 이곳을 지나면 금북정맥은 물속으로 갈아앉을것이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바닷가
그리고 바라보이는 신진대교
왼편에 태안cc골프장이 있고 우리가 타고갈버스는 이곳까지 와주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픈몸에도 어려운 정맥길을 꾸준히 이어주신 정경태님께는 더더욱 고마움을 전합니다.
사연많았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버스가 없었으면 정맥꾼들은 저기 방파제를 지나서 가야할것이다.
여기에 파란문님의 정맥마지막산행기에서 뽑아온 시를 적어본다. 가슴에 와닿는 그 그낌이 너무 처연함을 갖게한다.
황동규님의
소유언시(小遺言詩)
1, 삶이 점점 더 덤덤해지면,
부음(訃音)이 겹으로 몰려 올 때
잠들때쯤 죽은 자들의 삶이 떠오르고
그들이 좀 무례하게 앞서갔구나 싶어지면,
관광객들도 나대지 않은 서산 가로림만 쯤에 가서
썰물 때 곰섬에 건너가
살가운 비린내
평상 위에 생선들이 누워 쉬고 있는 집들을 지나
섬 끝에 신발 벗어 놓고
갯벌에 들어
무릎까지 뻘이 차와도
아무도 눈주지 않는 섬 한구석에
잊힌 듯 꽂혀 있다가
물 때 놓치고 세상에 못나오듯이.
2, 그냥가기 뭣하면
중간에 안국사지쯤에 들러
크고 못생긴 보물 고려 불상과 탑을 건성보고
화사하게 핀 나무 백일홍들
그 뒤에 편안히 누워있는 자연석 남근을 만나
생전 알고 싶던 얘기나 하나 묻고
대답은 못 듣고,
3, 길 잃고 휘둘러가는 길 즐기기.
때로 새길 들어가 길 잃고헤매기.
어쩌다 500년 넘은 느티고 만나고
개심사의 키 너무 커 허리 구부린 기둥들도 만나리.
처음 만나 서로 어색한 새들도 있으리.
혹시 못만나면 어떤가.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이제 그들 없이 헤맬곳을 찾아서.
4, 아 언덕이 하나 없어졋다
십년전 이곳을 헤매고 다닐 때
길 양편에 서서 다정히 얘기 주고 받던언덕
서로 반쯤 깨진 바위 얼굴을 돌리기도 했지,
없어진 쪽이 상대에게 고개를 약간 더 기울였던가,
그 자리에 크레인 한 대가 고개를 휘젖고 있다
문명은 어딘가 뻔뻔스러운데가 있다.
남은 언덕이 자기끼리의 대화를 기억하고 있을까
지난날의 갖은 얘기 이젠 단색(單色)모놀로그
5, 한 뼘 채 못 되는 시간이 남아 있다면
대호 방조제까지만이라도 갔다 오자.
언젠가 직선으로 변한 바다에
배들이 어리둥절하여
공연히 옆을 보며 몸짓 사리는 것을 보고 오자.
아니 늘며 삶이 점점 직선으로 바뀐다.
지난 일들이 빤히 건너다 보이고.
6, 곰섬 건너기 직전
물이 차차 무거워지며 다른 칸들로 쫒겨 다니다
드디어 소금이 되는 염전이 있다
산다는 것은 스스로든 억지로든
칸 옳겨 다님
누군가 되돌아 가지 못하게 제때마다 물건을 막는다.
자세히 보면
시간에도 칸들이 쳐 있다.
마지막 칸이 허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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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아직 끝이 아니라고 자신에게 약속하면서
열심히 정맥 이어나갈것입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뜻대로 할수없는 것들에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다.
라는문구가 생각납니다.
수고하신만큼 행복해하시는 얼굴이 그려지네요. 명년에도 화이팅하세요.
남들이 지나간 그 길을 뒤따라 가보려고 노력하는것인데, 녹녹한것만은 아니지만,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다짐해봅니다.
가끔 시간이 허락하면 함께 정맥길도 걷는다면, 더욱 행복할거예요.
AI 가 너무 심하지않으면 봄쯤에는 금남정맥을 시작해볼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정맥 종주 마지막까지 모두 완주하세요. 화이팅~~~.
그래도 누군가 앞서가면 많은회원님들이 뒤를 따라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