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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13회 이기순 스크랩 울고 넘는 박달재(9)
13 이기순 추천 0 조회 132 09.07.11 07:29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울고 넘는 박달재  

 

 

 

      

                                고갯마루 노래공원에 위치한 박달재 비

  

  내 나라 내 땅을 두루 돌며 발길따라 흐르는 산골나그네는 노래의 고향을 찾아 충주를 지나 동(東)으로 제천 길을 휘적휘적 내닫는다. 지금이야 고개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산밑으로 4차로의 널찍한 새 길이 나고 터널까지 시원하게 뚫려 십 몇 분이면 지나갈 수 있는 것을, 인적도 한산한 산굽잇길을 애써 오르는 것은 콧소리로 박달재 가락을 흥얼대며 넘어보고 싶은 유랑의 객심 때문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고갯길이 포장도 되기 전, 굽이굽이 다듬어지지 않은 자갈밭 흙길을 혼자서의 행장으로 터덜터덜 걸어넘었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 새삼스러이 다시 밟는 길은 소년시절의 친구가 그 곳 잿마루에서 휴게소를 하고 있어 그를 만나기 위함이기도 하려니와, 오래 잊고 살았던 고향을 더듬어 가는 회심의 귀향길이라고 해야 할까 보다.

 

          

                                  굽이굽이 넘어가는 박달재 고갯마루 전경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집을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산골 나를두고 가는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가소

                   도토리 묵을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박달재 하늘고개 울고넘는 눈물고개/ 돌뿌리 걷어차며 돌아서는 이별길아

                   도라지 꽃이피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금봉아 불러보나 산울림만 외롭구나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랫말

     

 

  <울고 넘는 박달재>는 1948년 박재홍이 불러 공전의 대히트를 한 서정성 높은 대중가요다. 작사가 반야월이 짚시처럼 떠돌아 다니던 유랑극단 시절 제천 공연을 마치고 충주로 옮겼는데 궂은비로 며칠을 여관에 발이 묶여 있어야 했다. 그 때, 박달재를 넘어오면서 보았던 어느 촌부 내외의 이별 장면을 떠올리며 박달재의 전설과 결부시켜 즉흥적으로 노랫말을 짓고, 여기다 김교성이 곡을 붙였다는 후일담이 전한다.

KBS-1TV의 장수 프로 ‘가요무대’에서 20년을 넘는 동안 가장 많이 불려진 노래가 바로 <울고 넘는 박달재>라 하니, 일반 대중의 지극한 사랑을 독차지하는 영원한 애창곡이요 불멸의 국민가요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게다.

  대중가요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라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의 형식이 있기 마련이다. 시조 역시 ‘시절가조’의 준말이니 조선 후기 일반 대중들이 즐겨부른 가락이란 뜻이다. 오늘날의 대중가요 출발이 1900년대에 들어와 새로운 형태로 나타난 것이기는 하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대중들이 즐겨부른다는 면에서 굳이 외래적 요소 운운하며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어느 문화이고 온전한 자기네 고유의 것은 드물다. 대부분이 남의 문화와 교류하며 알게 모르게 자생적으로 태어나 대중의 호흡에 맞게 변화하고 자리를 굳히게 되는 법이다. 우리의 대중가요 음률이 엔카를 닮았다 하여 지나치게 왜색으로 몰아치는 것도 못마당한 자기 부정일뿐더러 트로트곡이니 뽕짝이니 폄하하여 부르는 것도 지양해야 할 일이다. 자의든 타의든 우리의 대중가요는 한 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에 완전하게 우리 고유의 노래로 굳어졌다. 이제는 어엿한 우리네 전통가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박달재 노래비                                     노래의 주인공 박달도령과 금봉이 상

 

노랫말처럼 '천등산 박달재'는 하나가 아니라 별개의 것이다. 산척에서 올라가는 첫고개 다릿재가 있는 산이 천등산(807m)이요, 다릿재를 내려가 백운에서 다시 넘어가는 두 번째 고개가 해발 453m의 박달재다. 박달재는 치악산의 지맥이 흘러내려 백운산을 이루고, 그 줄기가 다시 남으로 뻗으면서 구학산, 시랑산을 만들면서 두 봉우리 사이를 넘어 봉양으로 가는 질마형의 안부에 해당하는 고개다. 그래서 박달재의 옛 이름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이등령’이라 불렀다. 고개의 동편은 봉양읍이요, 서편은 백운면이니 모두가 제천 땅이다.

 

          

 

 

  역사적으로는 거란의 대군이 침공했을 때 박달재 전투에서 고려의 김취려 장군이 크게 승리한 곳이요, 이 고장 출신의 삼별초 군사들이 몽고군을 막아낸 곳이기도 하다.

‘박달’의 의미는 ‘밝’+‘달’의 합성어다. ‘밝’은 ‘밝음, 광명. 희망’의 뜻으로 한자음을 차용하여 朴. 白. 大 등으로 표기한 것이요, ‘달’은 ‘양달, 응달’에서 보듯 ‘땅, 언덕’의 고어로 한자음 達로 차음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박달’은 아침해가 찬란히 떠오르는 광명과 희망의 땅이요 민족의 시작과 근원이 되는 곳으로 신령스런 하늘에 제를 올리던 성스러운 장소가 된다. ‘박달나무’나 괴산의 ‘박달산’. 포천의 ‘박달산’도 모두 어원이 같은 말이다. 박달재에서 충주호로 닫는 산줄기의 봉우리를 차례대로 천등산, 지등산, 인등산으로 이름한 것도 이색적이고 또한 이채롭다.

 

  아름들이 소나무로 울창한 고갯길은 초여름 뻐꾸기 소리만이 한적한 고요를 더할 뿐, 스치는 차량도 뜸하고 적적한 채로 바야흐로 다시금 옛길로 묻혀가고 있다. 하긴 이 산골나그네 낭산(浪山)처럼 하릴없이 일부러 찾지 않고서야, 굳이 직선화된 신작로를 두고 휘어돌아가는 산길을 무어 찾을 까닭이 있겠는가. 제 철보다 늦게 피어난 아까시아 향기를 코 끝으로 내음하며 훠어이훠어이 올라선 잿마루엔 박달재 노래비가 길손을 맞아 서있다.

 

       

                                      고갯마루 동쪽 기슭에 위치한 서낭당

 

 

   노래비 뒤편으로는 넓은 광장엔 전설의 주인공인 영남 선비 박달도령과 고개 아랫마을 금봉이의 애절한 이별 장면을 형상화한 부조상이 먼 하늘로 한양길을 바라보며 못다한 사랑을 포옹으로 나누고 있고나. 서원 휴게소 뜨락엔 삼십여 개가 넘을 장승과 목각들이 즐비하고 건너편 산자락엔 과거길 낭군님의 알상급제를 소원하던 서낭당이 새롭게 단장되어 일대를 유서깊은 노래 공원으로 마감질 해 놓았다.

휴게소에서 흘러나와 진종일 산울림으로 들리는 음악은 여러 가수들이 제 각각 불러대는 박달재 노래의 끊임없는 접속곡으로 울고 넘는 박달재의 정취와 감회를 한껏 뒤흔들어 놓는다. 오늘 하루, 이 노래를 불렀던 가수 박재홍이 되고, 전설 속의 박달도령이 되어 예서 발길 멈추고 저녁을 묵어가자. 열나흘 휘영청 밝은 달빛이 밤새 객창에 스며들고 소쩍새 울음은 짧은 초여름 밤을 마저 뒤척이게 하는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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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첫댓글 울 조상님네 울고 넘던 박달재! 울 후손님네들은 웃고 넘을 수 있도록 오늘의 우리들이 .............................

  • 09.07.11 10:20

    좋은역사공부같은이시간..혼자말로.노래가락에흥얼거려봅니다.......

  • 09.07.11 22:00

    몆번이고 가보고 산도 올라보고 몆일전 풍기을 다여오는 길에 구도로로 오며 예날에 이길을 오가는 풍경을 그려 보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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