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가 넘실대는 금정산 둘레길 동면초교~법천사 탐방후기
회장 최홍구
1. 일 시 : 2014. 11. 8(토) 08:20~13:20
2. 탐방지 : 금정산 둘레길 동면초교(치즈벨리)-법천사 구간
3. 산행코스 : 양산 동면초교(치즈벨리)-다방천 산책로-계석마을-뒷등대-소탄바위-돌티미-석산이정표-질메쉼터-정자-황토정자-법천사-금산리 버스정류장
4. 참석자 : 권정순, 김병호, 이우득, 이정수, 최홍구 등 이상 5명
5. 탐방후기
이번 탐방은 정부여당에서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주최가 되어 서울 여의도문화공원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교육청 소속 공무원노조 편경천 위원장으로부터 많은 공무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탐방행사를 둘째 주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이 와 첫째 주가 아닌 둘째 주에 탐방을 실시하게 됐다.
그런데, 궐기대회를 피해 둘째 주로 연기를 했음에도 신청자가 별로 없다. 줄곧 참석하던 주윤선 사단 4명이 윤선 씨가 시모 상을 치른다고 전원 참석을 포기하는 바람에 나를 포함해 6명만 신청했다.
신청한 6명 중에서도 곽순옥은 일찌감치, 김동주 회원은 하루 전에 개인 사정으로 참여가 어렵단다. 일이 있다는데 어쩌랴? 결국 4명이다.
탐방 날 아침 8시 반에 명륜동 전철역 버스정류소에서 만나기로 하였기에 7시 50분에 집을 나서 명륜동에 도착하니 8시 15분이다.
권정순 교장 샘이 기다리고 있었고, 이우득 고문이 바로 도착했다. 때마침 동래 쪽에서 양산으로 가는 12번 버스가 오고 있고, 전철을 타고 올 때 출발시간이 8시로 알고 조금 늦겠다고 연락이 왔던 김병호 회원이 도착이 안 되어 연락을 하니 역사 화장실 안이란다. 차가 오고 있다고 얼른 오라고하니 급하게 뛰어와서 다행이 다 같이 버스에 오를 수 있었고, 출발시간 보다 10분 이른 시간에 양산으로 출발할 수가 있었다.
버스는 중앙대로를 달려 온천장을 지나 범어사역을 지나갈 즈음 권 교장 샘이 전화를 바꿔주신다.(08:35) 이정수 교장 샘이다. 탐방신청을 하지 않고 8시 20분이 조금 넘어 출발장소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어 혹시 탐방이 취소되었는지 권 교장 샘에게 물어본다고 전화를 했단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동면초교에서 내려 기다리겠다고 빨리 오라고 했다. 이 교장 샘은 미안해하면서 자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기다리게 할 수 없다며 우리들만 탐방하란다. 나는 그럴 수 없다며 무조건 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버스는 팔송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노포사송로를 10분 정도 달려 우측 편 도로로 빠져나와 동면초교 정류소에서 하차하여(08:45) 이 교장 샘이 도착(09:13)할 때까지 가다렸다 교장 샘이 합류하고서야 본격적으로 탐방이 시작됐다.(09:15)
정류장에서 노포사송로 밑 굴다리를 가로지르면 정면에 학교건물이 있다.
이 학교가 바로 옛날 동면초등학교로 현재는 치즈체험학습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양산치즈벨리로 변해있었고, 이곳도 세월호 여파로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하기엔 안전기준에 부적합하다고해서 학교에서는 거의 찾지 않고, 유치원이나 학원 등에서나 찾고 있단다.
학교를 중심으로 좌우로 길이 나있다. 우리가 탐방하는 법천사로 가려면 학교에서 우측편인 은동굴과 금륜사 방면으로 들머리해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이곳에서 350m정도 걸어가다 경부고속도로 밑 굴다리가 있고, 이곳에서 약사사를 지나 450m 정도 걸어가면 좌측으로 은동굴과 금륜사로 가는 길과 직진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은동굴과 금륜사 방향이 아닌 직진 방향으로 옛날 목축을 위해 조성된 목장길로 가야 한다.
우리가 걷는 목장길 좌측에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금정산 자락이 위치해 있고, 우측에는 경부고속도로와 양산대로, 다방천이 있다.
목장길이라지만 오솔길 같고 좌우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며 잎 대신 주황빛으로 잘 익은 감만 달고 있는 감나무, 빨갛고 검붉은 낙엽을 단 단풍나무들이 서로 특유의 울긋불긋한 색상의 맵시가 나는 옷을 입고 뽐내고 자랑하는 듯한 천상의 낙엽화원인 오솔길이다.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가득한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나에게는 더없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주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에다 길 위에 수북이 쌓인 단풍잎과 은행잎에 발걸음을 마냥 묻어두고만 싶어진다. 검붉고 노란 단풍잎들은 발아래 떨어져 가을을 노래하고, 나무에 매달린 감과 과실들은 하늘에서 저물어 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는 차량이 내뿜는 소음은 가을을 더 빨리 팽개치는 것 같아 아쉬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목장길을 따라 500여m를 가다보면 좌측에 축사와 우측에 가옥이 보이고, 이곳에서는 우측 길로 따라가면 된다.
이 목장길 대부분은 직선 길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더라도 5~60m를 가다보면 다시 직선으로 이어지곤 한다. 길을 잘못 들더라도 고속도로와 평행선을 그리며 걷는다고 생각하면서 걸으면 된다.
축사에는 가축은 물론 인적도 없다. 마치 축사가 텅 비어있는 것 같다. 대신 축사를 지키는 몇 마리의 개들이 초대받지 않은 방문객인가 싶어 쉬지 않고 사납게 짖어댄다. 우리가 축사 울타리 옆 목장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도 계속해서 짖어대었다.
첫 번째 축사에서 500여m를 가면 또 다른 축사가 나온다. 이곳 역시 개들이 먼저 인사를 한다. 이곳은 소나 돼지 대신 식용으로 사용한 개들을 사육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개 짖는 소리만 요란하다.
이 축사 정원 내에는 빨갛게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탐스러운 감나무가 있고, 그 앞에는 주인 허락없이 함부로 감을 따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듯한‘CCTV 촬영 중’이라는 문구가 첫눈에 들어오고 메마르고 삭막하고 섬뜩한 요즘 인심이 가슴에 와 닿는다.
두 번째 축사에서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갔다 반원을 그리듯 좌측으로 300m를 돌면 다시 직선길이 펼쳐진다.
이 길가에는 탐스런 감들이 많이 열린 감나무가 길바닥에 흩어진 낙엽과 잘 어울려 가을이야기 나누는 등 한층 가을의 정취를 뽐내고 있다.
길가에 있는 감나무라 감을 몇 개를 따고 싶지만 높은 가지에 매달려있어 다들 딸 엄두를 못 낸다.
축사에서 다방면 산책로로 향하는 경부고속도로 밑 굴다리까지는 1.1km 정도 된다.
굴다리가 250m 전방에 가옥이 두서너 채가 있었고 이곳에서 겨우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부산의 근교고 양산시역이지만 이 코스는 정말 사람 만나기가 어려웠다.
여기서 3시 방향 내려가는 쪽으로 가야 다방천으로 가는 굴다리로 갈 수 있다.
이 굴다리는 여느 굴다리와 다르게 길이도 길지만 굴다리 안 높이가 낮고 경사가 심하며, 어둡기 때문에 이용할 때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차량이 통행할 시 위험하니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굴다리를 지나(10:19)서는 다방천 산책로를 이용하지 않고, 고속도로 우측 아래 제방 둑으로 조성된 도로를 따라 다방천을 굽어보며 다방교로 이동했다.(10:25)
다방교까지는 탐방길 대부분 평탄한 길로 아직까지 한 번도 쉬지를 않았으나, 다방리부터는 서서히 시작되는 오르막 경사길을 올라가야하는 힘든 길이 시작된다.
우리는 금정산을 종주할 때와 마찬가지로 다방교 앞 사거리버스정류소에서 계석마을 경로당 옆을 지나 대정 1, 2차아파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정 1차 아파트 위쪽 첫 번째 갈림길 산행안내지도가 있는 지점에서 탐방코스를 점검하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이곳에서 100m를 더 올라가면 좁고 가파른 산 능성이로 올라가야하는 금정산 종주코스와 비교적 넓고 완만한 오르막길인 우측으로 탐방코스의 두 번째 갈림길(10:33)이 나오는데, 우리가 가야할 코스는 우측 길이다.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 이곳 코스에는 여러 가지 사연들이 많은 지명들이 차례차례로 이어지고 있고, 계석마을회에서는 친절하게도 명칭의 유래를 적은 안내표지판을 세워 놓았다.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제일 먼저 ‘마을 뒤편 언덕배기’란 뜻의 뒷등대가 있고, ‘소를 타는 바위로 소의 등에 타기 위해 이용하는 바위’란 뜻의 소탄바위(10:43), ‘돌 틈 사이’란 뜻의 돌티미(돌틈이→돌트미→돌티미로 변천, 10:53), ‘바위 틈에 흘러나오는 약수’란 뜻의 석류정(10:55), ‘말의 무덤’이란 뜻의 말미(말묘→말미로 변천, 11:00)로, 계정마을에서 말미까지는 오르막 경사가 급하고 힘이 많이 들고, 말미에서 질메쉼터까지는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단풍도 질메쉼터까지 우뚝 솟은 소나무 사이 크고 작은 온갖 나무들이 단풍으로 치장해 낙엽 뒹구는 산길과 아기자기하게 잘 어우러져 있고 아름답다.
우리는 석산마을로 이어지는 석산이정표(11:03)를 거쳐, 질메쉼터(질메 : 소, 말의 등에 짐을 싣거나 사람을 태우기 위해 목재기구)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11:10~20)
질메쉼터는 정자로 잘 꾸며져 있다. 정자 맞은편에는 오르막으로 장군봉으로 가는 등산로다. 목제계단 위에는 목제테크 조성되어 있고, 그 옆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체육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목제테크 위 전망대에선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양산천과 양산 신시가지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고, 마침 안개에 가려 전망이 흐려보였지만 또 다른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를 본 권정순 교장 샘은 ‘안 올라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며 즐거워했고, 모두 다 즐거워했다. 이왕 즐거움에 추가해서 단체 기념사진도 한 컷.
질메쉼터와 목제계단 사이에는 장군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가로지르는 임도에는 2010년 8월 16일 ~ 12월 5일까지 2.2km에 이르는 동면테마 산책로가 질메쉼터에서 법천사 삼거리까지 조성되어 있다.
동면초교에서 금륜사 쪽으로 바로 올라오면 바로 금산리의 법천사로 이어지는 것 같다. 테마산책로 중간 중간 비탈면이나 곡각지점에는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는 임도다. 맨땅보다 콘크리트 바닥은 걷기가 좀 힘들었다.
우리는 동면테마 산책로를 따라 20분을 걷다 정자에 도착해서는 시장기에 굴복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먹기로 했다.(11:40~12:15)
점심을 먹은 뒤 법천사를 찾았다.(12:33~50)
법천사는 북서쪽인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사찰로 아담하면서도 웅장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조그만 했던 사찰이 현재 한창 확장하고 단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널리 알려진 사찰도 아닌데, 대웅전을 중심으로 넓은 대지 구석구석에 모셔진 아기자기한 보살상과 부처상들이 돌과 나무와 단풍과 하나 되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있는 느낌이다. 새로하고 있건만 사찰입구의 연못이며 불상들 어느 하나 인위적인 냄새가 풍기지 않는다. 종교를 떠나 편안한 느낌을 주어 좋았다. 가끔 힐링할 장소로 틈틈이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오후에 다른 일정도 있는 회원도 있고 해서 우리는 법천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금산리 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법천사에서 1.6km를 걸어 금산리 동산초등학교 사거리에서 도착했다.(13:20)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편 금산훼미리아파트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금곡역에 가서 전철로 갈아타기로 했다.
양산은 부산과 달리 버스배차 간격이 컸다. 버스안내시스템에는 가장 빨리 도착하는 버스가 34분으로 표시되어 있다. 우리들은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기보다는 택시를 타고가자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김병호 사장이 택시를 잡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발버둥을 쳐봤지만 오지 않는 택시로 노력이 허사였다. 그런 사이 안내시스템에도 나타나지 않은 버스(시외버스?)가 도착해 우리는 그 버스를 이용해 금곡역으로 향했다.
금곡역에 도착해 모두 하차하였다.
나는 모두가 전철을 바로 타고 갈 것으로 생각하고 개찰을 하러 개찰구로 들어가는데, 이우득 고문과 김병호 사장이 대합실 통로로 걸어가면서 화장실에 간다고 한다.
플랫홈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기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그런데 플랫홈으로 올라가자마자 전철이 도착했고, 두 교장 샘은 망설임없이 전철로 오른다. 내가 탈까 말까 망설이자 권 교장 샘이 그제야 화장실에 간 두 사람이 우리보고 먼저 가라고 했다면서 어서 타란다. 그 말을 듣고서야 전철에 올라탈 수 있었고, 세 사람 모두 덕천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해 집으로 향했다. 그렇지만, 헤어지면서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한 것을 카톡인사로 대신하면서 오늘 탐방을 마무리 했다. 다~들 수고 했슴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