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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나라 인도(印度)
인도 전도(全圖) / 인도 국기(國旗)
◆ 인도 국기
♠주황색: 용기와 헌신 ♠하얀색: 진리와 평화 ♠초록색: 믿음과 번영 ♠가운데 파란색 원
- 24개의 축(軸)을 가진 법륜(法輪)
◆ 인도 개관(槪觀)
인도는 국토면적이 약 328만㎢(남한 면적의 33배)로 세계 7위이며 인구는 약 14억(우리나라의 28배)으로 세계 1위이다. 종교는 힌두교 80.5%, 이슬람교 13.4%, 그리스도교 2.4% 정도이고, 불교는 0.7%, 자이나교는 0.5%에 불과하다. 인도는 28개 주(State)와 7개의 연합주(Union Territory)로 나누며 1인당 GDP는 1.270달러 정도로 빈곤국가로 분류된다고 하겠다.
◆ 인도의 지형(地形)
인도의 지형은 크게 북부의 히말라야(Himalaya) 산맥, 서쪽의 아라비아 해(Arabian Sea), 동쪽의 벵골 해(Bengal Sea), 남쪽의 인도양(Indian Ocean)으로 둘러싸여 있다. 또 파키스탄(북서), 중국, 네팔, 부탄(북), 방글라데시 및 미얀마(북동)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남동 쪽 바다에는 스리랑카(Sri Lanka), 남서 쪽 바다에는 몰디브(Maldives) 제도(諸島)가 있다.
인도대륙은 히말라야 고원에서 서쪽으로 흘러 펀자브(Punjab), 힌두스탄 대평원(Hindustan Plain)을 적시고 아라비아 해로 흘러드는 인더스 강과 동남쪽의 벵골 만으로 흘러드는 갠지스 강이 펼쳐져 있다.
북부 힌두스탄(Hindustan) 평원의 남쪽은 동서로 누워있는 빈디아 산맥(Vindiya Range)과 사트푸라 산맥(Satpura Range)을 경계로 드넓은 데칸(Deccan)고원이 펼쳐진다. 이 데칸고원의 서쪽은 서고츠 산맥(Western. Ghats), 동쪽은 동고츠 산맥(Eastern. Ghats)이 바다와 경계를 이루며 에워싸고 고원지대가 끝나는 남부지방은 다시 타밀평원(Tamil Plain)으로 나누어진다.
◆ 다양한 종교(宗敎)의 발상지
예전, 우리에게 천축(天竺)으로도 알려졌던 인도는 세계 4대 문명발상지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일명 모헨조다로 문명(BC 2.500:현재는 파키스탄)의 발상지며 불교(佛敎:Buddhism)와 더불어 힌두교(Hinduism), 자이나교(Jainism)의 발상지로 인도의 역사는 실로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힌두교(Hinduism)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바라문교(婆羅門敎:Brahmanism)에 복잡한 민간신앙이 결합되어 생긴 종교이고, 자이나교(Jainism)도 불교와 거의 같은 시기에 인도에서 발생하였는데 힌두교의 동물 희생제에 반대하여 모든 생명체를 살상해서는 안된다는 교리를 신봉한다.
인도 중부의 고대도시 아우랑가바드(Auralgabad) 인근에 있는 엘로라 석굴(Ellora Cave Temple) 군(群)에는 총 34개의 석굴이 있는데 그 중 5개가 8~10세기에 건축된 자이나교 석굴인데 당시에는 자이나교도 상당한 교세를 떨쳤던 것을 알 수 있다. 인도는 불교의 발상지로, 한때 크게 번성하였으나 지금은 그 유적조차 대부분 파괴되었고 교세도 거의 미미한(0.7%) 수준이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玄奘法師)에 언급된 불교의 성지였다는 인도 남부 칸치푸람(Canchipuram)에는 불교유적은 찾아볼 수도 없고 8세기 이후 들어선 수많은 힌두교사원들로 힌두교의 성지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 카스트(Caste) 제도
인도 발전의 아킬레스건은 세습 신분제도인 카스트(Caste) 제도인데 승려계급인 브라만(Brahman), 왕족과 무사계급인 크샤트리아(Ksatrya), 상업(商業)에 종사하는 바이샤(Vaisya), 농업과 수공업 계급인 수드라(Sudra) 계급이 있고, 그 아래 불가촉천민(Untouchable) 계급은 최하층계급으로 가축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인도 정부에서는 이 카스트제도를 국가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소로 보고 법적으로 전면 폐지하였으나 사람들 인식 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 다양한 인종(人種)
인도 서북부 펀자브(Punjab) 지역과 라자스탄 지역의 모헨조다로 유적에서 발굴된 인도 인종(人種)의 기원을 보면 아리안계인 지중해 인종과 알프스 인종, 아시아계인 몽골 인종, 토착민인 드라비다 인종과 문다 인종 등 매우 다양한 인종분포를 보인다. 현재 인도는 크게 나누어 아리안(Arian)계 인종 72%, 드라비다(Dravidia)계 인종 25%, 몽고계 및 기타 인종이 3% 정도라고 하니 그 문화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짐작케 한다. 유럽인종은 기원전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BC 336)이 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 인도의 언어(言語)
인도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1951년에 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방언까지 포함하여 700여 종이나 되었다고 한다.
전 인구의 45%가 사용하는 힌디(Hindi)어, 그 밖에 비교적 많이 사용하는 언어만도 비하르(Bihari)어, 벵골(Bengali)어, 타밀(Tamil)어 등 200여 가지이고 고유문자도 수십 가지가 있다고 한다. 현재 인도 정부에서는 14개의 언어를 공용어(公用語)로 하고 영어를 상용어(常用語)로 한다는 신기한 규정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인도이다.
◆ 인도의 독립(獨立)
인도는 정치적으로 1857년 인도 최후의 제국인 무굴(Mughal) 제국의 멸망과 함께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되는데 간디(Mahatma Gandhi) 등 독립투사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1947년 8월 15일 영국연방의 자치령으로 독립한다. 그 후, 1950년 자치령의 굴레를 벗어나 완전독립을 쟁취하지만 종교문제로 동-서 파키스탄(Pakistan)이 떨어져 나가 독립하는데 벵골 만의 동파키스탄은 다시 방글라데시(Bangladesh)라는 이름으로 독립한다.
1. 인도 남부 타밀나두(Tamil Nadu) 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1시간 10분 만에 첸나이의 안나(Anna)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원래의 계획은 인도대륙 남쪽 맨 끝인 카냐쿠마리(Kanyakumari:코모린 곶)에서 인도여행을 시작할 계획이었는데 선박을 이용한 입국이 허용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첸나이에서 여행을 시작할 수밖에 없어 계획하였던 스케줄이 엉키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첸나이(Chennai)에서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여행 스케줄로 수정하게 된 셈이다.
인도화폐가 없어 공항에서 환전할 수밖에 없었는데 환율이 39.85루피(1달러)여서 우선 20달러만 환전했다. 나중 시내 은행에서 환전해 보니 환율이 1달러에 43.50루피였다. 절대로 공항에서 환전할 일은 아니다.
인도 남동부 벵골 만에 위치한 타밀나두주(Tamil Nadu State)는 면적이 13만 ㎢, 인구도 2008년 기준 6천 5백여 만으로 우리나라 남한보다 면적도 넓고 인구도 많다.
<1> 주도(州都) 첸나이(Chennai)
주도(州都)인 첸나이(Chennai:옛날이름 마드라스:Madras)는 1640년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이곳에 세인트 조지 요새를 쌓고 무역을 시작하며 도시의 형태가 갖추어 졌다고 한다. 초기 영국 식민통치의 거점이 되었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인구는 800만 명 정도로 인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다.
첸나이는 거리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낡은 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매연을 내 뿜으며 경적 음을 울려대는 등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과연 스리랑카와는 다른, 이것이 인도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스케줄이 바뀐 탓으로 관광할 자신이 없어 우선 시내를 둘러볼 요량으로 중심가에 있는 중앙역(Central Station)으로 갔는데 역사(驛舍) 건물이 마치 궁전처럼 멋있고, 근처의 다른 건물들도 유럽풍으로 굉장히 웅장하다.
첸나이 중앙역 / 첸나이 법원건물
◆ 첸나이 인근 일일투어
다운타운을 기웃거리며 걷다보니 마침 길옆에 여행사(Travel Agency)가 있다. 곧장 들어가 일일투어를 일일이 체크해 봤는데 내가 꼭 보고 싶었던 칸치푸람(Kanchipuram)과 마하발리푸람(Mamallapuram)을 포함하여 12시간 투어요금이 8.8달러(380루피-9.000원 정도)밖에 안 된다. 그것도 입장료, 가이드 비용을 포함한 가격이라니 이런 횡재가 있나싶다. 칸치푸람(Kanchipuram)과 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은 첸나이에서 다른 방향으로 각각 60km가 넘는 거리에 떨어져있다.
12명을 태운 벵갈 여행사(Bengal Travel)의 비좁은 미니 승합차는 인도 여러 곳에서 온 사람들인 듯 가이드가 안내를 하는데 두 종류의 인도 말과 나를 위해서 영어로 설명을 한다.
◐ 골든비치 리조트(Golden Beach Resort)
골든비치(Golden Beach) / 리조트 입구 코끼리 동상
제일 먼저 들른 곳은 휴양시설인 골든 비치 리조트(Golden Beach Resort)였는데 시원한 벵골 해를 낀 멋진 곳으로 잘 가꾸어진 정원과 놀이시설 및 편의시설, 흰 백사장의 해수욕장, 고대 사원을 본뜬 건축물인 듯 기묘한 조각으로 가득 채워진 거대한 기둥들(列柱)의 건물(나중에 보니 칸치푸람 바이쿤타 사원의 만다파 모방)등 볼만한 것이 많다.
◐ 간디 기념관(Gandhi Memorial Palace)
다음 들은 곳은 악어농장이었는데 수많은 파충류도 함께 사육하는 굉장히 큰 농장이었고 다음에 들른 간디 기념관(Gandhi Memorial Palace)은 가단한 간디의 소장품 몇점을 늘어놓은 조그만 기념관이 있고 그 바로 옆에는 인도 전통 여성의류인 사리(Saree)를 직접 짜는 실크공장 같이 있었는데 훨씬 더 크다. 여성들이 어깨에 걸치는 사리는 의외로 상당히 가격이 비싼데 점원은 나보고 사리를 사라고 졸랐는데 내가 어디에다 쓰겠냐고 했더니 웃는다.
점심을 먹으라고 식당에 데리고 갔는데 인도 음식은 이름도 모르겠고 사진을 봐도 도저히 먹을 자신이 없어 계속 음료수만 먹어댔다. 예상과는 다르게 인도 음식은 너무 향이 강해서 도저히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평소 한국에서 카레를 좋아해서 즐겨 먹었는데 카레의 본고장인 이곳 인도의 카레는 우리나라에서 먹던 카레와는 냄새부터 전혀 다를 뿐더러 입맛에 맞지 않는다. 음식은 입에 대지도 못하고 또 길거리에서 딸기주스 50루피, 사탕수수 즙 20루피, 귤 즙 20루피, 콜라 1병 30루피.... 물 만 먹고 어떻게 사나 앞일이 걱정이다.
◆ 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
마하발리푸람은 첸나이에서 두 시간 정도 거리의 남쪽 해안에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이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AD 7세기 초에 조성된 힌두사원 유적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천연 바위산을 파내어 조성한 다섯 개의 라타(Rathas-신이 타는 수레)와 바위산 외부를 다듬어 가로세로 27m×9m 크기의 바위벽에 빈틈없이 빼곡히 들어찬 조각암벽은 힌두의 이상세계를 엿보는 것 같은 상상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특히 거대한 두 마리의 코끼리 조각은 그 사실적이고 세밀한 조각에 감탄을 금할 수 없으며, 다섯 개의 라타는 석굴인데 바위산을 파내어 석굴을 만들고 내부를 수레모양으로 꾸민 것이다.
마하발리푸람의 부조(아르주나의 고행/강가의 하강)
아르주나(Arjuna)의 고행 혹은 강가(Ganga)의 하강으로 불리는 이 거대한 암벽조각은 힌두 신화를 모티브로 조각한 것이다. 아르주나는 비슈누(Vishnu)의 화신인 크리슈나(Krishna)의 사촌동생이자 매부이고, 강가는 성스러운 물의 여신이라고 한다. 라타와 바위벽 조각을 둘러본 후 뒤편 언덕을 오르면 바위산 위에는 곳곳에 사원의 유적들이 흩어져 있는데 거대한 석문(石門)과 초석(礎石) 등을 보면 당시 사원의 위용을 짐작케 한다.
바위 언덕 위쪽은 굴곡은 있지만 상당히 넓은데 곳곳마다 바위를 파내어 만든 돌계단과 건물 흔적이 있고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작은 나무그늘도 있다. 바위언덕을 내려오면 사람들이 꽃을 바치고 참배를 하는 작지만 오래된 고푸람(아래 작은 감실이 딸린 힌두 스타일의 탑:樓門)이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넓게 잔디밭을 조성하여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크리슈나의 버터 볼(Butterball)
크리슈나의 버터 볼(흔들바위) / 신이 타는 수레 라타
그 한쪽에는 흡사 설악산의 흔들바위를 닮은 둥근 공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크리슈나(Krishna)의 버터 볼(Butterball)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갖고 있다. 크리슈나는 힌두 최고 신(神)인 쉬바(Siva/Shiva)신의 일곱 번 째 분신(Avatar)이라나.... 바위 언덕을 깎아 수레처럼 만든 것은 신이 타는 수레 라타(Rathas)라고 하는데 바로 근처에 다섯 개가 조성되어 있다.
<2> 고대 불교성지 칸치푸람
칸치푸람은 마하발리푸람에서 북서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고대도시이다. 인구 16여만 명의 작은 도시인 칸치푸람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데 당나라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紀)에도 언급되어 있는 고대 불교의 성지이다. 그런데 지금은 불교사원은 남아있지 않고 수많은 고대 힌두교 사원들만 있는, 힌두교 7대 성지(聖地) 중의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이곳에는 8세기 중엽에 건축된 카라사나타(Kalasanatha) 사원과 바이쿤타(Vaikuntha Perumal) 사원, 그 밖에도 무크테슈바라, 마탄게슈바라, 바라다라자와 쿠마라 코탐 등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고대 힌두사원들이 있어 힌두교 성지로 불린다고 한다. 특히 엑캄바레스와라(Ekambareswara) 사원은 거대하고 높은 성벽이 완벽히 보존되어 있고 거대한 고푸람과 정교한 조각의 만다파(Mandapa:列柱의 방)가 유명한데 만다파는 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홀에 기묘한 조각의 기둥들로 채워진 것을 일컫는다. 한 때는 이 기둥의 수가 경쟁이 되어 백 개 열주의 만다파, 천 개 열주의 만다파 등이 생겼다던가...
◐ 코끼리의 축복
엑캄바레스와라 사원 / 코끼리의 축복을 받는 사람들
사원 앞에는 예쁘게 치장한 거대한 코끼리가 순례객들에게 축복을 내려주고 있다. 코끼리 앞에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이면 코끼리가 코로 머리를 톡톡 건드리고 쓰다듬어주고 코를 뒤집어 내민다. 그러면 축복받은 사람은 약간의 돈을 코 위에 놓아주면 코끼리는 받아서 등 위의 주인에게 건네고 주인은 받아서 돈주머니에 집어넣고.... ㅎ
마하발리푸람에서 우리 여행팀 중 아들, 딸과 부인을 동반한 56세의 교사출신 중년남성과 친하여 두 나라의 교육제도 등 여러 가지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인도인들은 의외로 친절하다. 마하발리푸람과 칸치푸람을 둘러보고 첸나이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가까웠다.
칸치푸람에서 돌아오는 길은 시원한 고속도로가 뚫려 있었는데 왕복 고속도로 사이의 좁은 완충지대에는 소와 개들이 어슬렁거리고, 고속도로인데도 차와 오토바이, 아도택시(세발 툭툭이)도 함께 달릴뿐더러 느닷없이 사람이 뛰어 건너기도 해서 깜짝 놀랐다. 제일 걱정은 왕복도로 중간에 설치한 완충지대의 소와 개는 이 많은 차들을 뚫고 어떻게 들어왔을까, 어찌 나갈까....
<3> 퐁디세리(Pondicherry)와 카푸리스와라(Kapleeswara) 사원
카푸리스와라 사원 / 거대한 고푸람(Gopuram) / 고푸람 외부 정교한 조각
◐ 아름다운 도시 퐁디세리
첸나이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162km 내려오면 여행 안내책자에 퐁디세리(Pondicherry)로 나와 있고 이곳의 대부분 사람들은 푸두체리(Puducherry)로 부르는 도시에 이르는데 프랑스와 네덜란드, 영국이 식민지 쟁탈을 벌인 곳이라고 한다.
1674년 프랑스가 이 지역 통치자로부터 땅을 구입하여 프랑스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다가 17세기 말에는 네덜란드와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게 되고 다시 1761년에는 결국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16세기에 건축된 힌두사원 카푸리스와라 사원(Kapleeswara Temple)이 있는데 특히 화려한 색채와 조각으로 뒤덮인 웅장한 고푸람이 유명하다. 인도의 지명은 모두 두세 가지로 불리어져서 혼동을 주곤 하는데 퐁디세리(Pondicherry)는 프랑스식 표기와 발음이고 푸두체리(Puducherry)는 영국식 표기와 발음이다.(인도에서 산 지도에는 Puducherry)
◐ 여인들의 꽃 장식 머리 스타일
이곳 시장에서는 꽃을 무더기로 수북이 쌓아놓고 팔고 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보니 모두 꽃봉오리들이다. 한쪽에서는 꽃을 목걸이처럼 길게 엮어서 팔기도 하는데 엮어서 파는 것은 좀 비싸고 꽃을 엮지 않고 봉투에 담아 파는 것은 조금 싼 모양인데 저울로 무게를 달아서 판다.
퐁디세리의 꽃 노점상 / 시골 버스정류장
꽃봉오리를 길게 엮은 꽃 타래는 여자들의 머리장식용인데 대부분 땋은 머리(처녀나 부인이나 같음)의 윗부분을 조금 들고 기다랗게 엮은 꽃 줄을 반쯤 넣어 늘어뜨리면 두 줄의 꽃 줄이 등 뒤로 늘어지게 되는데 상당히 예뻐 보인다. 이곳 퐁디세리의 여인들은 젊으나, 늙으나 모두 머리에 꽃을 늘어뜨리고 다니는데 매우 이국적이고 매력적이다.
한 젊은 청년이 길거리 가판대에서 꽃을 사기에 여자 친구 줄 꺼냐고 물었더니 어머니와 여동생 주려고 사는데 꽃을 선물하면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엮은 것을 사면 야자 잎으로 한 번 더 싸서 봉지에 넣어주고 엮지 않은 것은 그냥 봉지에 담아준다. 엮은 것은 더 비싸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부인은 꽃봉투를 열어놓고 실로 꽃봉오리를 엮는데 상당히 재빠르게 엮어 나가는 것이 신기했다. 아카시아도 있고 이름 모를 꽃도 있는데 흰색, 노란색, 황토색 등 색깔도 다양하다.
<4> 탄자부르(Thanjavur)와 브리하디스와라(Brihadiswara) 사원
퐁디세리에서 다시 남서쪽으로 180km(버스로 5시간) 내려오면 탄자부르(Thanjavur:일명 탄조르: Thanjore)가 되는데 이곳 탄자부르의 신시가지인 쿤바코남(Kumbakonam)에서 신성스러운 고대도시 스리랑감(Srirangam)으로 가자면 서쪽으로 다시 50km를 가야한다.
스리랑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1세기 초에 세워진 브리하디스와라(Brihadiswara) 시바사원인데 높이 63m의 화려한 고푸람과 그 위에 올려놓은 아름답게 치장된 무게 80톤의 거대한 화강암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이 거대한 화강암을 올리기 위해 4km에 이르는 경사로를 만들었다고 하니 놀랍다. 이 힌두사원은 넓고 깊은 해자, 장엄한 만다파 등도 유명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수많은 링검(Lingam)때문이 아닐까... 링검(Lingam)은 시바신의 남성의 심벌(男根)을 뜻한다.
◐ 링검(Lingam)과 요니(Yoni)
링검(Lingam)들 / 링검(Lingam)과 요니(Yoni)
시바(Shiva) 신의 남근(男根)인 링검(Lingam)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우주의 본질이며 영원불멸을 상징한다는데 모든 생명체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다시 재탄생하는 씨앗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 링검을 바치고 있는 요니(Yoni)가 있는 곳도 있는데 흡사 우리나라의 맷돌과 비슷하게 생겼다. 요니(Yoni)는 시바의 부인인 마하데비(사크티)의 생식기(性器)를 말하는데 사람들은 링검에 꽃을 걸고, 요니에 기름을 부으며 강복을 비는 모습이 신기하다. 이런 링검이 한 개씩 따로 모셔져 있는 곳도 있고 사원 둘레를 쭉 에워싸고 있는 회랑의 수십 개의 방에 모셔져 있는 것 등을 합치면 모두 수천 개는 되겠다. 새까맣고 짤막하고 뭉툭한 링검, 그 밑을 바치고 있는 여성의 생식기를 연상케 하는 묘한 모양의 요니... 상당히 민망스럽기조차 한 이 조각들이 수많은 인도인들(힌두교인)의 숭배의 대상이라니 한편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사원 밖에는 기름을 담은 작은 병과 꽃을 파는데 사람들은 이 기름과 꽃을 사서 링검과 요니에 꽃을 뿌리기도 하고 줄로 엮은 것을 걸기도 하는데 기름을 붓기도 하며..... 남녀노소, 심지어 아이들까지 합장을 하고 수없이 절을 해댄다.
◐ 미술관과 박물관
다음으로는 근처에 있는 궁전 미술관(Sarasvati Mahal)을 관람했는데 왕의 유물들을 전시한 미술관과 왕궁박물관(Maratta Palace Museum)도 있다. 멋진 왕궁건물을 개조하여 전시장으로 꾸미고 수많은 조각상들을 전시했는데 힌두 조각상들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여신들은 이상하게도 가슴과 힙을 크게 부각시킨 상당히 관능적인 모습이어서 재미있다.
<덜렁이 두 쪽의 수난>
여행을 하면서 특히 신기한 것은 버스 차장들은 모두 나이 지긋한 남자들인데 타면서 행선지를 말하고 차비를 내면 돈을 긴 쪽으로 반을 접어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고 차표를 볼펜으로 적어서 준다. 또 호루라기로 ‘오라이, 스톱’ 신호를 하는 것도 색다르다. 길게 한 번 불면 오라이(출발), 짧게 두 번 불면 스톱(정지)이다. ㅎ
탄자부르로 갈 때 자리가 앉을 좌석이 없어 운전석 뒤에 서서 휘청거리니 기사가 안 돼 보였는지 본닛(Bonnet:운전석 옆 엔진 덮개) 위에 앉으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편안히 앉았기에 나도 한쪽 귀퉁이에 덥석 앉았다가 기절할 뻔 했다. 얼마나 뜨거운지 덜렁이 두 쪽이 익는 줄 알았다. 꽥 소리를 지르고 펄쩍 뛰며 사타구니를 감쌌더니 사람들이 배꼽을 잡는다. 날씨까지 더운데다 엉덩이가 뜨거우니 정말 견디기 어려워 신발을 벗어 깔고 앉았더니 사람들은 웃었지만 조금 낫다.
◐ 마샬라 짜이(Mashzla Chai)
버스를 타고가다 보면 중간의 작은 마을 정류소에 이따금 2~3분씩 멈추는데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매연, 쓰레기, 소떼와 널린 소똥, 개들, 거지들... 거기에다 연속적으로 사방에서 울려대는 경적소음 때문에 골치가 지끈거린다. 그렇지만 차가 정류장에 잠시 정차하는 사이 후다닥 내려 노천가게에서 차와 커피를 시켜 먹는 재미도 있었다. 엽차를 끓인 물에 밀크를 듬뿍 넣고 설탕을 넣어주는 차(마샬라 짜이/Mashala Chai), 또 커피에다 밀크와 설탕을 듬뿍 타서 주는 커피는 너무 달다는 느낌이었지만 먹을 만 했다.
커피나 차를 섞을 때 잘 섞이고 또 빨리 식으라고 그러는지 양 손을 번갈아 높이 올리며 주루룩 주루룩 흘리지도 않고 따르다가 작은 플라스틱 잔에 채워주는데 멋있게 보인다.
향긋한 마샬라 짜이(Mashala Chai) / 길거리 음료수 노점상 삼총사
짜이와 커피는 모두 5루피(125원)인데 빈 잔은 그 앞에 그냥 버리라고 하니 노점상 앞은 그냥 쓰리기통이다.
탄자부르에서 1박에 200루피(5천 원)짜리 허름한 호텔에 들었더니 물이 안 나온다. 항의를 했더니 침대 두 개짜리로 옮겨 주는데 널찍해서 좋기는 했지만 여기도 물이 나오다 말다 한다.
◐ 인도의 거리 화장실
아침에 호텔 창으로 보이는 지극히 인도다운 진풍경 하나.
호텔 바로 길 건너 엄청난 쓰레기 더미가 있는데 그 길옆에서 한 노인이 물통을 들고 나와 변을 본다. 다 본 후 엉덩이를 올려 구부정한 자세로 오른손에 든 물통을 등 뒤로 돌려 물을 흘리며 왼 손을 사타구니로 집어넣어 거시기 부근을 닦는다. ㅎ 그 앞을 자전거를 탄 젊은 여성이 무심히 지나가고, 서너 마리의 개들이 모여들고...
지극히 인도다운 일상의 풍경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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