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마차 인생
혜원 박영배
떨어진 것과 붙어있는 것이 명확한 세상.
유효기간을 따져 먹는 사람. 안 먹는 사람이 상존하는 세상
백열등이 흔들리는 동동 복개천이나 팔포*쯤에서
천 원 지폐 한 장으로 먹다 둔 소주병을 목구멍에 쏟아 붓는다
목구멍에 닿는 순간 한 잔의 고락(苦樂)이지만
나를 마시고, 오늘을 마시고 등 푸른 웃음으로 입을 씻고 나면
뚝방*너머 등대가 먼빛으로 손을 내민다
가난으로 동여맨 내 뒤통수엔 언제부턴가
기억하기 싫은 눈빛들이 얼음처럼 다가서서 깜빡이지만
떨어져 나뒹구는 내 주머니엔 늘 유효기간 지난 한숨이 들릴 뿐이다
비록 내미는 손을 잡아주진 못하지만 오늘도 나는 꽃마차를 타고
너에게로 달려가고 싶다
*동동 복개천. 팔포 : 삼천포 포장마차 골목
*뚝방 : 둑의 방언
첫댓글 포토뉴스 방 빠집없이 방문하여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디 가내 화평하시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늘 감사합을 느낍니다